
르노코리아가 4년 만에 선보인 플래그십 크로스오버 '필랑트'가 출시 첫 달부터 이례적인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2일 국내 완성차 업계 3월 내수 판매량 데이터에 따르면, 필랑트는 지난 3월 한 달간 4,920대가 판매되며 국내 내수 판매 순위 8위에 올랐다. 본격적인 고객 인도가 3월 둘째 주부터 시작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영업일수 대비 판매 효율은 사실상 시장 1위인 기아 쏘렌토의 턱밑까지 차올랐다는 평가다.
역대급 데뷔전… 현대차·기아 '간판 SUV' 초기 성적과 비교해보니
필랑트의 이번 성적은 현대차그룹 SUV 군단의 현행 모델(최신 세대)들이 출시 첫 달에 기록했던 수치와 비교했을 때 더욱 도드라진다.
우선 국내 중형 SUV 시장의 절대강자인 기아 쏘렌토(4세대 MQ4)는 2020년 출시 첫 달 3,875대를 기록했다. 당시 하이브리드 인증 문제로 출고가 지연되었던 특수 상황이 있었으나, 필랑트가 첫 달에 5,000대에 육박하는 실적을 낸 것은 쏘렌토의 초기 기세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준중형 시장의 베스트셀러인 현대차 투싼(4세대 NX4) 역시 2020년 출시 첫 달 3,063대를 기록하며 순항을 시작했으나 필랑트의 초기 화력에는 미치지 못했다. 대형 SUV 시장을 연 현대차 팰리세이드(1세대 LX2) 역시 출시 첫 달 1,908대로 시작하며 공급 부족 사태를 겪은 바 있다.
물론 압도적인 기록도 존재한다. 현행 현대차 싼타페(5세대 MX5)는 2023년 8월 출시 첫 달 5,504대를 기록하며 이름값을 증명했고, 기아 스포티지(5세대 NQ5)는 2021년 출시 첫 달 무려 6,571대를 몰아치며 전설적인 기록을 남겼다. 하지만 필랑트가 르노코리아라는 상대적으로 좁은 네트워크 망에서 단 보름 만에 4,920대를 판매했다는 점은 현대차그룹의 독주 체제에 균열을 내기에 충분한 수치다.
2026년 3월 시장 판도, 쏘렌토 '수성' vs 필랑트 '잠식'

2026년 3월 전체 판매 실적을 분석해 보면, 시장은 여전히 기아 쏘렌토가 1만 870대를 판매하며 독보적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뒤를 이어 기아 스포티지가 5,540대를 기록하며 준중형 시장의 지배력을 유지했다.
주목할 점은 필랑트(4,920대)가 현대차의 주력 SUV인 투싼(3,915대)과 싼타페(3,621대)를 판매량에서 앞질렀다는 사실이다. 특히 직접적인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싼타페의 경우, 필랑트의 전략과 세련된 디자인에 일부 수요를 뺏기며 다소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르노코리아 판매 비중의 90% 이상이 하이브리드(E-Tech) 모델에 집중되어 있다. 이는 고유가 시대에 고연비와 정숙성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정확히 관통한 결과로 풀이된다. 또한 필랑트 시작 가격이 4,331만 원부터 형성되어 경쟁 모델 대비 높은 가격대임에도 불구하고, 풍부한 기본 옵션과 프랑스 특유의 감성을 앞세워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층을 성공적으로 공략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필랑트의 첫 달 흥행은 단순한 신차 효과를 넘어, 국내 소비자들이 현대차·기아 외의 대안을 간절히 기다려왔음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생산 라인이 풀가동되는 4월부터는 물량 공급이 더욱 원활해질 것으로 보여 스포티지나 싼타페와의 순위 다툼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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