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니와 혼다의 합작법인 '소니·혼다 모빌리티(SHM)'가 전기차 아필라의 개발 및 출시 중단을 선언하자 일본 주요 언론들은 이를 일본 제조 업계 전반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 사건으로 규정하고 심층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을 양사의 '전략적 동상이몽'으로 꼽았다. 소니는 차량을 콘텐츠 소비를 위한 고부가가치 공간으로 정의하며 고가의 센서와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탑재를 지향했으나, 전기차 수요 정체와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혼다는 제조 효율과 비용 절감을 우선시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혼다가 최근 2.5조 엔 규모의 전기차 관련 손실을 기록하며 북미 시장용 자체 EV 플랫폼(0 시리즈) 계획까지 철회함에 따라, 해당 기술에 의존하던 합작 사업의 동력이 사실상 소멸했다는 분석이다.
요미우리신문과 아사히신문은 일본 기업 특유의 '속도감 결여'를 강하게 비판했다. 일본 연합군이 기술적 완결성을 목표로 컨셉카를 다듬는 사이, 테슬라와 중국의 BYD는 물론 샤오미까지 압도적인 속도로 양산 체제를 구축해 시장을 선점했다. 언론들은 "일본이 장인 정신에 집착하는 동안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은 이미 소프트웨어와 가격 경쟁력 중심으로 재편됐다"며, 일본 자동차 산업의 느린 의사결정 구조가 혁신의 발목을 잡았다고 지적했다.

산케이신문은 대외적인 정책 변화와 지정학적 리스크에 주목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보조금 삭감과 내연기관 규제 완화 움직임이 북미 시장을 주 타깃으로 했던 아필라의 수익 모델을 불투명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혼다로서는 불확실한 순수 전기차 시장에 투자하기보다 수익성이 확실한 하이브리드(HEV) 사업으로 회귀해 내실을 다지는 '생존 전략'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도쿄신문 등 일부 매체는 이번 결렬이 일본 자동차 산업의 '갈라파고스화'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했다. CES 등에서 찬사를 받았던 소니의 기술력이 실제 비즈니스로 연결되지 못하고 좌초되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일본이 차세대 모빌리티 경쟁에서 영원히 고립될 수 있다는 경고다. 전문가들은 "기술력 과시만으로는 시장을 주도할 수 없다"는 현실을 강조하며, 일본 기업들이 하드웨어 중심의 사고방식을 근본적으로 쇄신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일본 언론의 전반적인 반응은 "일본 제조의 자존심이 글로벌 속도전에서 패배했다"는 자성으로 귀결된다. 대다수 매체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일본 자동차 업계가 하이브리드 시장의 단기적 성공에 안주하지 말고, 순수 전기차 및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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