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마이클'이 개봉했다. 영화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지만, 공연 장면만큼은 쉽게 시선을 뗄 수 없었다. 한국 내한 공연을 비롯해 거의 40년에 가까운 Michael Jackson의 활동들이 영화 내내 겹쳐 떠올랐다.
마이클 잭슨을 이야기할 때는 언제나 할 말이 너무 많다. 음악, 퍼포먼스, 리듬감, 무대 장악력, 스타성. 그중에서도 이번에는 그의 '가창'에 눈길이 갔다. 특히 퍼포먼스를 동반한 상태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라이브의 감각은 지금 다시 봐도 놀라울 정도다.
보컬 레슨을 하다 보면 몸의 움직임과 노래는 생각보다 깊게 연결되어 있다는 걸 자주 느낀다. 리듬을 자연스럽게 타는 학생들은 노래가 빠르게 느는 경우가 많고, 반대로 몸이 경직된 학생들은 호흡과 그루브가 쉽게 꼬이기도 한다.

하지만 단순히 리듬을 타며 노래하는 것과 안무를 동반한 퍼포먼스는 완전히 다른 문제다. 코레오의 난이도가 올라갈수록 호흡은 흔들리고 음정 유지도 어려워진다. 실제 공연 현장에서는 라이브를 위해 안무 방향 자체를 조정하는 경우도 많다. 위아래로 크게 뛰는 동작이나 목과 상체가 과하게 꺾이는 움직임은 노래와 동시에 유지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마이클 잭슨의 공연은 다시 봐도 놀랍다. 자세히 보면 노래가 비는 순간에 맞춰 동작을 배치하거나, 호흡과 복압을 크게 흔들지 않는 하체 중심의 움직임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퍼포먼스는 즉흥적으로 폭발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노래를 방해하지 않도록 굉장히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MTV 이후 대중음악은 '듣는 음악'에서 '보는 음악'으로 빠르게 이동했다. 특히 K-POP같은 경우는 퍼포먼스를 기본값으로 전제하는 장르이다. 그래서 지금 다시 마이클 잭슨의 무대를 보며 단순히 "춤을 잘 춘다"는 감상보다는, 라이브 퍼포먼스라는 영역 자체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춤추며 노래하는 것은 단순히 노래 연습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심박수가 올라가고 몸의 중심이 계속 흔들리는 상태에서도 호흡과 리듬을 유지해야 한다. 실제로 많은 퍼포머들이 러닝머신 위에서 노래를 하거나 움직임을 병행하며 연습하는 이유도 그 때문일 것이다.
같은 노래라도 레코딩과 라이브는 전혀 다른 감각을 요구한다. 레코딩이 작은 호흡과 끝음 처리까지 들릴 정도의 섬세함을 필요로 한다면, 라이브는 공간 전체를 채우는 전달력과 에너지가 중요해진다. 밴드 사운드 안에서도 묻히지 않는 고음역대 가창 확보, 움직임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멜로디, 그리고 관객에게까지 전달되는 시선과 에너지까지 함께 필요하다.

마이클 잭슨은 자서전 'Moonwalk'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 "세상에서 가장 큰 교육은 거장들이 일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다. 나는 뼛속까지 공연자다. 난 무대에서 교육받았다."
그 문장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 그의 공연이 지금까지도 강하게 남아 있는 이유는 단순히 춤과 노래를 동시에 해냈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움직임과 호흡, 시선과 리듬이 하나의 방향으로 연결되며 무대 전체를 하나의 메시지처럼 완성하고 있다.
영화를 보고 나오며 그의 생전에 더 사랑해주지 못한 것이 미안해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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