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마이클'은 호불호가 강하게 나뉘며 여러가지 이슈로 화제가 되고 있다. 어찌 되었건 이를 계기로 마이클 잭슨의 공연 영상을 다시 찾아보다 한 가지 물음이 떠올랐다.
"마이클 잭슨 목 쉬어 말을 못하거나 공연을 못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나?"

춤과 노래를 동시에 해내는 퍼포머였고, 매 무대마다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냈던 사람인데 이상할 정도로 '목이 갔다'는 이미지는 잘 떠오르지 않는다. 물론 인간인 이상 실제로 컨디션 난조나 피로는 있었겠지만, 적어도 대중에게 그는 늘 안정적인 퍼포머로 기억된다.
마이클 잭슨의 보컬 트레이너로 알려진 세스 릭스(Seth Riggs)는 SLS(Speech Level Singing)라는 발성법으로 유명하다. 말 그대로 '말하듯 노래한다'는 개념이다. 말과 노래.
보컬 레슨을 하다 보면 노래 연습만큼 평소 말목소리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노래 연습은 하루에 길어야 몇 시간 정도지만, 말은 경우에 따라 열 시간 넘게 사용하기도 한다. 결국 성대는 노래보다 말을 통해 더 오래 습관화된다.
현장에서는 "말만 하거나 노래만 하는 것보다 말하다가 노래하기를 반복할 때 목이 더 상한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말하기와 노래하기를 반복하는 상황이 성대에 더 무리가 간다는 것이다. 명확한 근거를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래퍼들이 이비인후과를 자주 찾는다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리는 걸 보면 어떤 상관관계가 있나 보다 하는 관심을 갖게 된다.
처음에는 단순히 사용량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혹은 말과 노래의 메커니즘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라고 여겼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다른 의문이 들었다. 어쩌면 말과 노래의 사용 방식이 지나치게 단절되어 있다는 뜻은 아닐까. 결국 중요한 건 말과 노래의 메커니즘을 어느 정도 연결해주는 작업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평소에는 힘없이 낮고 브레시하게 말하다가, 노래를 시작하는 순간 갑자기 강한 압력과 큰 소리를 사용하게 되면 성대 입장에서는 사용 포인트가 서로 다른 두 시스템을 계속 오가는 셈이 된다. 말과 노래 사이의 간극이 클수록 목은 더 빠르게 지칠 수밖에 없다.
과거 가수 이효리가 한 방송에서 보컬 코칭을 받는 장면이 생각났다. 코치는 그녀의 말목소리가 본래 가진 소리보다 지나치게 낮게 발화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비슷한 맥락으로 한 이비인후과 원장 역시 성대를 건강하게 붙이며 적당한 압력으로 소리를 내는 습관의 중요성을 설명한 적이 있다. 평소 말할 때 힘없이 낮고 흐리게 말하면 오히려 성대 사용 감각 자체가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목 상태가 좋지 않을 때일수록 오히려 더 브레시하게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천천히, 여유로운 속도로 성대를 적당히 붙이며 이야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한다. 어떻게 보면 "나 지금 목 안 좋아"라는 상태를 표현하기 위해 사용하는 말 습관이 오히려 목 상태를 더 악화시키는 셈이다.
실제로 평소 말목소리만 바꿔도 노래 소리가 훨씬 빠르게 정리되는 경우가 많다. 콧소리가 많고 음색이 납작한 학생을 자세히 관찰해보니 평소 말목소리 자체에도 콧소리가 많았다. 본인 나름대로는 작은 성량을 보완하기 위해 선택한 습관이었다. 하지만 성량은 비강 공명만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호흡 압력과 성대 사용의 균형과도 연결된다는 방향으로 튜닝한 이후 소리가 훨씬 안정적으로 변했다.
복부 압력을 유지하는 습관, 지나치게 낮지 않은 자연스러운 음고, 상대와의 적당한 거리감, 너무 급하지 않은 말 속도 같은 요소들은 단순한 화법의 문제가 아니다. 결국 모두 '소리의 습관'과 연결된다.
노래는 연습실에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 우리가 무심코 반복하는 평소의 말 습관 역시 결국 노래소리의 일부가 된다. 좋은 발성은 특별한 기술 이전에, 일상의 소리를 어떻게 사용하느냐를 꾸준히 돌아보는 섬세한 노력에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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