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군가에 관한 기사 한 줄은 클릭 몇 번으로 수만 명에게 퍼진다. 한 번 퍼진 기사는 사실이 아닌 경우에 더욱 문제가 된다.
법원은 기사 삭제나 사전 금지를 구하는 사건에서 표현의 자유와 인격권이라는 두 가치를 비교·형량한다. 특히 보도를 사전에 막거나 이미 나간 기사를 지우는 일은 표현의 자유를 정면으로 제약하기에, 그 보도가 진실이 아니고 공공의 이해와도 무관하며 중대하고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우려되는 예외적인 경우에만 허용된다(서울서부지방법원 가처분 결정).

이 균형추는 '누가' 보도의 대상인지에 따라 달라진다. 공직자나 공인에 대한 감시와 비판은 폭넓게 보장되고, 공적 관심사에 관한 언론의 의견 표명 역시 두텁게 보호된다(서울중앙지방법원 하급심 판결). 그러나 그 보호에도 한계가 있다. 공직자라 하더라도 사적인 영역을 파고들거나 오로지 비방을 목적으로 한 보도는 명예훼손의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하급심 판결).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에 게시된 기사들에 대해 '일단 지워 달라'고 하지만, 법원은 신중하다. 기사 중 일부만 허위라면 전체 삭제보다 정정보도문 게재로 명예를 회복하는 편이 낫다고 보기도 한다. 즉 '삭제'는 최후의 수단에 가깝고, 대개는 정정·반론이라는 덜 과격한 방법이 먼저 검토된다.

시간의 문제도 있다. 언론 보도로 인한 손해는 보도 시점에 발생하고, 기사가 계속 남아 있다는 사정만으로 새로운 손해가 생기는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또한, 손해배상청구권은 피해자가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이면 시효로 소멸하므로 필요하다면 법적 조치도 늦지 않게 취해야 한다. 억울함을 참다가 시기를 놓치면, 구제의 문 자체가 닫힐 수 있다는 뜻이다.
결국 언론 분쟁은 '옳고 그름'만의 문제가 아니라 '무엇을, 누구를 상대로, 언제, 어떤 방법으로' 다투느냐의 문제다. 이 정교한 판단은 개별 사안마다 결론이 갈린다. 언론 보도로 고통받고 있다면, 전문가와 함께 본인의 사안이 정정 또는 삭제의 대상이 되는 여부, 어떠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좋은지 등에 관한 전략을 설계하는 것이 회복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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