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이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하면서 MBK 수뇌부에 대한 수사가 분기점을 맞았다.
지난 1월 법원이 김 회장 등 경영진 4명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뒤 수사팀을 재편해 진행한 첫 대면 조사다. 검찰이 수사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관측되면서 김 회장과 김광일 MBK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대표의 기소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이 지난 10일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대주주인 MBK파트너스 김병주 회장을 소환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는 이날 오전부터 김 회장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김 회장은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하락을 예상하고도 대규모 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하고 이후 기습적으로 기업회생을 신청해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끼친 혐의를 받는다.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 경영진은 지난해 2월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하락을 예측하고도 ABSTB 등 모두 1164억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한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해 4월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지난 1월 김 회장과 김광일 부회장(홈플러스 공동대표), 김정환 부사장, 이성진 전무 등 경영진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법원은 "구속할 정도의 혐의 소명이 부족하다"며 모두 기각했다.
이후 서울중앙지검은 객관적 시각으로 사건을 다시 한번 판단하겠다며 반부패수사3부가 수사하던 사건을 반부패수사2부로 재배당했다. 이번이 재배당 후 김 회장에 대한 첫 소환 조사였다.
검찰은 경영 상황이 악화한 홈플러스가 단기자금 조달 목적인 전단채를 발행하는 과정에서 일부 기망 행위가 있었던 사실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만간 김 회장 등에 대한 기소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한 차례 구속영장을 기각했기 때문에 재차 신병 확보에 나서기보다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길 수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더불어 홈플러스 대표를 겸한 MBK 김광일 부회장에 대한 처분 여부도 함께 주목된다. 오는 10월 2일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있기에 검찰이 사건 처분에 속도를 낼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MBK에 대한 수사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서 민병덕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검찰은 홈플러스의 신용 위기, 전단채 발행, 회생 신청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김병주 회장과 관련자들에 대해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하고 법과 원칙에 따른 처분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일 서울회생법원은 홈플러스 회생계획안을 인가했다.
그렇지만 그는 "홈플러스를 살리는 일과 MBK의 책임을 묻는 일은 분명히 별개다. MBK는 MBK대로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제서야 김병주 회장을 소환하는 만큼 검찰은 충분히 준비된 상태여야 한다. 피해자들과 국민들이 형식적인 조사에 그치지는 않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2년 전부터 시작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이어 홈플러스 사태까지 이어지면서 MBK에 대한 여론이 악화됐다고 지적한다. MBK는 지난 2024년 9월 13일 영풍과 연합해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를 시작했다. 공개매수 이후 MBK·영풍 측은 주주총회 표 대결, 가처분·소송 등을 이어가고 있는 것에 대한 피로감이 쌓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홈플러스 사태를 둘러싼 MBK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표결에서도 나타났다. 지난 9일 고려아연의 임시 주주총회에서 외국인, 기관, 국내 개인주주로부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고려아연 측이 추천한 백인규 후보가 출석 의결권의 81.8% 찬성으로 감사위원에 선임됐다. .
최윤범 회장 측은 이번 임시주총에서 총 3명(감사위원 1명·독립이사 2명)을 추가 확보했다. 이에 따라 19명으로 확대된 고려아연 이사회는 최 회장 측과 영풍·MBK 측 구도가 12대 7로 최 회장 측의 우위가 이어지게 됐다.
향후 김병주 회장의 기소 여부와 수사 진행 상황 등은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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