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리 좀 봐. 진짜 길다."
배우 차승원. 그를 직접 본 사람들의 입에서 터져나오는 감탄사다. 그를 처음 만났던 지난 2003년, KBS 2TV 주말극 '보디가드' 현장에서 만난 기자 역시 이 감탄사를 똑같이 연발했었다.
지난 2일 서울 압구정동의 한 카페에서 오는 11일 개봉을 앞둔 영화 '박수칠때 떠나라'(감독 장진ㆍ제작 어나더썬데이)의 인터뷰를 위해 그를 만났다. 익숙한 얼굴에 대한 반색일까. 인터뷰의 주객이 혼돈될 정도로 그는 이야기를 쏟아냈다. 자리에 앉자마자 장진 감독의 이야기부터 시작해,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등 오랜 친구 같은 익숙한 그리고 편안한 1시간을 이어갔다.
#유유상종-솔직한 차승원, 장진 감독과 솔직한 인연
자리에 앉자마자 시작되는 '수다'. 장진 감독에 대한 이야기다.
"오전에 전화가 왔었는데, ('박수칠때 떠나라') 편집을 해야하는 거 아니냐고요. 그래서 '알아서 하세요'라고 이야기했죠. 남들 이야기 다 들으면서 하지 말라고. 하지만 '조금 걷어 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네요'라고 말했어요."
두 사람은 중요한 것부터 시작해 소소한 것까지 상의하는 사이다. 얼마 전 이 영화의 제작보고회 당시 장진 감독은 "차승원씨와는 하루 세번 이상 통화하는 사이에요"라고 말할 정도로 친분을 과시했다. 찰떡 궁합이다.
"이 영화를 통해서 알게 돼, 장 감독님을 알게 된 지는 얼마 안됐지만 오래 볼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감독과 배우 사이를 떠나서, 내가 좋아하는 코드를 지녔어요. 솔직담백한 모습이죠. 무엇이든 빙빙 돌려 이야기하지 않아요. 솔직하게 직접적으로 말하죠. 앞으로 장진 감독의 영화에 출연하지 않더라도, 친분은 오래도록 지속될 것 같구요. 이 사람이 앞으로도 영화를 더 잘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이 들어요."
차승원을 '안다' 하는 사람들은 그가 너무나 솔직한 사람이라는 것을 다 안다. 너무 솔직하고 직설적인 탓에 주변 사람들의 오해를 사는 일도 발생했었다. 유유상종이다. '솔직한 장 감독이 좋다'며 순수한 어린 아이의 눈빛으로 주저리 주저리 이야기를 늘어 놓는 그. 참 솔직하다.
아니나 다를까. 장 감독은 인터뷰하는 차승원을 보기위해 현장을 방문했다.

#자유-배우 차승원, 자유를 찾아서
"무슨 역할이든 실제 '차승원'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사람들이 몰랐던 내 모습, 가공된 이지미 말구요. 그동안 차승원 하면 '코믹'을 떠올렸을텐데, 이제 다른 맛을 보여주고 싶은 거죠. 그런 의미에서 이번 작품이 결과가 좋으면 제 마음이 활짝 열릴 것 같아요. 인간적인 면의 자유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전작인 '혈의 누'도 그런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어요. '혈의 누'에서 수사관 역할을 했고, 그 뒤 '박수칠때 떠나라'에서 그와 비슷한 직업인 검사로 등장하잖아요? 초등학생이 토플시험을 볼 수 없듯이 저도 순차적으로 바꾸어 나가는 작업을 하고 있어요. 이번 영화는 나의 모습, '차승원스러운' 면을 보여 주기위해 노력했어요."
이번 영화가 그에게는 14번째 영화. 배우로서 자유를 찾는 과정에 일어날 수 있는 '외도'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감독 데뷔요? 배우나 잘해야지요. 한가지라도 완벽하게 잘 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장진 감독을 보니까 연출이라는 게 웬만해선 안되겠더라구요. 바쁜 것은 물론이고, 다방면에 대한 이해를 비롯해 아는 게 많아야 하겠더라구요. 어휴, 전 40살이 됐든 50살이 됐든 배우만 할래요."

#매력만땅-인간 차승원, 나도 늙는다
그를 처음 본 4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보이는 게 하나도 없다. 사실 데뷔 이후 외모의 변화가 거의 없는 듯하다. 다만 최근 급성중이염으로 살이 홀쭉하게 빠졌다는 것을 제외하곤, 별차이가 없는 듯. 나이를 먹지 않는 '피터팬'. 그에게 물었다. 비법에 대해서.
"저라고 나이를 안먹나요. 에휴~ (신)하균이와는 5년 전 가수 포지션의 '아이러브유'라는 뮤직비디오를 촬영한 적이 있어요. 이번 영화에서처럼 제가 하균이 어깨에 손을 올리고 찍은 장면인데요, 눈가 주름이 그때와 달라요. 저도 나름대로 피부에 좋다는 영양크림이랑 T존크림도 발라봤어요. 근데 스킨 로션이 제일 좋더라구요. 세월의 흐름앞에 장사가 없어요."
몸매관리 비법은 뭘까. 물론 꾸준한 웨이트 트레이닝이다. 운동을 일처럼 해온 차승원이다. "'운동을 한다'는 것은 '열심히 살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들게 만들어요. 평균 2시간 정도 스트레칭, 유산소 운동 등을 하죠."
짧은 인터뷰를 마치고 곧바로 라디오 출연을 위해 자리를 뜨는 배우 차승원. 기자에게 흔든 커다란 손 인사만큼이나 그에게선 상긋한 프로의 향기가 났다.
<사진=구혜정 기자 photo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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