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한국과 일본 등 국내외에서 '한류 위기론'이 제기됐다. 일각에서 "한류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한류스타의 인기도 예전만 못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일본 내에서는 '반한류'(反韓流)를 넘어 노골적으로 반감을 드러내는 '혐한류'(嫌韓流)까지 등장했다.
그러나 기자가 일본을 방문해 직접 확인한 '한류'와 '욘사마'의 실상은 이 같은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기에 충분했다. 배용준의 위상은 2004년 일본 방문시 전세계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던 때에 비해 조금도 위축되지 않았다.
지난 8월29일 일본을 방문해 이튿날부터 3일간 진행된 배용준의 공식 일정을 밀착취재하면서 직접 느낀 것과 그 기간 동안 만난 일본 취재진과 팬들, 업계 관계자들에게서 들은 증언들은 한결 같았다. 제1호 한류스타인 배용준의 인기는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는 것.
◇ 방문 때마다 연일 화제..'최대' '최초' 수식어 항상 따라붙어
지난해 배용준의 입국 모습을 지켜보기 위해 7000명의 팬들이 공항을 가득 메워 전세계 언론들을 깜짝 놀라게했던 배용준은 올해도 변함없이 연일 화제를 몰고 다녔다.
8월30일 배용준이 참석한 영화 '외출' 시사회가 열린 도쿄국제포럼 주위에는 7000명의 인파가 몰려 도심 마비사태를 빚었으며, 31일 콘서트를 가진 사이타마 슈퍼아레나 돔구장은 무려 3만명이 인파로 가득찼다.
이에 대해 일본의 방송 관계자는 "'사이타마 슈퍼아레나'는 한 개인이 채울 수 있는 규모가 아니다. 일본 톱스타가 콘서트를 해도 3만명을 모으는 것은 힘들다"며 "나는 배용준의 팬이 아니기 때문에 그를 잘 모르지만, 대단한 것만은 틀림없다"고 증언한다.
3만명의 관객, 일본 공연 최초로 사용된 1000인치 스크린, 23억원의 공연 제작비, 하루 10억원의 부가상품 판매고 등 이날 하루에 세운 '최대'와 '최초' 기록만도 적지 않다. 또한 9월1일 기자회견에는 방송 카메라만 90대가 동원되는 등 역대 최대 규모의 취재진이 참석해, 배용준이 변함없는 '최고의 스타'임을 입증했다.
◇ 작품 속에서 슬픈 이미지, 실제 만남에서는 밝고 순수한 모습
배용준의 방문으로 일본 팬들은 배용준의 두 가지 매력을 만끽할 수 있었다. 영화 '외출'을 통해 '겨울연가'에서 준상이 보여줬던 어둡고 슬픈 이미지와 다시 만났고, 콘서트에서는 밝고 순수한 배용준의 모습을 대면했다.
31일 열린 콘서트는 배용준의 팬이 아니더라도 감동을 느낄 수 있을 만큼 잘 짜여졌다. 배용준과의 추억, 만남, 이별의 과정을 한 편의 드라마처럼 엮어 보통의 팬미팅 행사에서는 느끼기 힘든 감동을 팬들에게 선사했다.
배용준의 콘서트는 지난해 사진전과 마찬가지로 팬들에게 의미있는 행사와 콘텐츠를 제공해줬다. 수시로 공연을 갖고 노래를 들려줄 수 있는 가수들과 달리 배우들이 팬들에게 제공하는 콘텐츠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배용준은 사진집 및 사진전, 콘서트 등 매번 다르지만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적절한 시기에 팬들에게 제공한다. 그와 함께 소위 '돈벌이' 상품이 활개치고 가짜 사인이 유통되는 것은 철저히 차단해, 과도하고 부정적인 콘텐츠 소비를 막고 희소성을 지키고 있다.
이는 한창 주목을 받던 시기에 별다른 작품 활동이 없어 '콘텐츠 부족'으로 기회를 놓쳤거나 소비성 상품을 통한 과도한 노출로 스스로 가치를 떨어뜨린 일부 한류 배우들과 달리 배용준은 확실한 차별점을 갖는 점이다.
또한 그의 가족들이(배용준이 팬을 지칭하는 말) 작품을 통해 원하는 이미지와 실제 만남을 통해 얻기 원하는 이미지를 정확히 인식하고 그에 맞게 제공하는 이미지 전략은 꾸준한 자기관리와 노력, 그리고 팬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에서 나온 것이기에 더욱 의미가 깊다.
◇ '겨울연가' 붐 가라앉고 배용준 팬은 '안정화' 단계.. 배용준 덕에 컴퓨터도 잘 팔려
일본을 방문하기 직전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많은 이들이 지난해에 비해 '한류' 열풍이 사그라들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사그라든 것은 한국 드라마에 대한 일본의 전국민적인 열풍이 잠들었을 뿐, '한류' 혹은 '한류스타'의 인기가 줄어든 것은 아니었다.
일본에서 배용준의 주팬층은 40대 이상 여성들이다. '겨울연가'는 구매력과 충성도가 높지만 일본 내 주류 대중문화에서 소외돼왔던 주부들을 대중문화의 소비주체로 끌어올렸다. 이들 여성들은 '겨울연가'를 통해 배용준이라는 스타와 사랑에 빠졌고, 그 사랑은 '겨울연가'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다.
20대부터 노년층 남녀까지 두루 좋아했던 '겨울연가'의 붐이 가라앉은 후, 이들 중년 여성들 대부분은 배용준의 팬으로 남았다. 한 스타를 좋아하는 기간이 비교적 길고 꾸준한 일본 팬들의 특성처럼, 배용준의 팬들 또한 배용준 관련 콘텐츠는 물론 그가 이후에 출연하는 작품들에 대해서도 변함없는 지지를 보낸다.
배용준이 디지털 캠코더 광고 모델로 활동했던 소니의 경우는 덩달아 컴퓨터까지 잘 팔리는 '배용준 특수'를 누리기도 했다. 다른 스타들과 달리 배용준 관련 상품이나 정보는 주로 인터넷을 통해 거래되고, 이 때문에 '컴맹'이었던 주부 팬들이 자녀의 손을 잡고 컴퓨터 매장을 찾게 된 것이다.
일본에서 만난 택시 기사들(주로 노년) 역시 "부인들이 배용준에 푹 빠져있다"며 그 감성을 온전히 이해하기는 어려워도 일본의 중년 여성들에게 있어서 배용준의 존재가 큰 의미를 갖는다는 점에서는 인정한다는 반응이었다.
권상우 비 원빈 등 각자 다양한 한류스타를 좋아하는 일본의 젊은 여성들조차도 비록 배용준의 팬은 아니지만 배용준이 일본 내 최고 한류스타라는 점에는 대체로 동의했다. 또한 이번 일본 방문시 팬들이 보여준 뜨거운 반응에 대해서도 "당연한 일"이라며 "배용준의 인기는 지난해나 지금이나 한결같다"며 입을 모았다.
◇ 배용준, '한류 위기론' 잠재우고 새로운 '열풍' 만들었다
배용준의 일본 방문은 최근 일본 내 민영방송사가 가을 편성에서 한국 드라마를 제외하는 등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한류 위기론'을 잠재우기에 충분했다. 한국 드라마의 유행이 지나가도 '한류 스타'의 인기는 그대로 남아있고, 새로운 콘텐츠로 전이될 뿐임을 보여줬다.
배용준은 드라마와 달리 그동안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던 영화를 통해 일본에서 한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배용준이 주연한 영화는 UIP 재팬 배급사상 최대인 15만장의 예매권 판매기록을 비롯해, 개봉 3일만에 40억여원의 수익을 거두는 등 일본에서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배급사인 UIP재팬이 400억원의 극장 수익을 기대하고 있을 만큼, 이 영화의 인기는 대단하다. 그리고 배용준은 이를 통해 드라마가 아니어도 '한류'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또한 배용준은 일본과 중국에서 껄끄러울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는 역사드라마 '태왕사신기'를 통해 주변 국가에 한류 뿐만 아니라 한국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알리는 역할도 맡게 될 전망이다.
영화 개봉 전에 그랬듯 내년에 또 다시 한류의 위기론이 제기될지 모르지만, 그 때도 배용준은 '한류스타'의 맏형으로서 변함없는 위상을 보여주리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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