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월7일 황규덕 감독의 '철수 영희'로 포문을 연 한국영화계는 올해에도 많은 기록을 남겼다. 정재영 신하균 강혜정 주연의 '웰컴투 동막골'이 전국관객 800만3000명을 기록, 역대 흥행순위 4위에 오른 것이 대표적. 숫자로 올해 한국영화계를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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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감독이 또한번 파격의 묘를 펼쳤다. 제58회 칸국제영화제 초청작인 한여름 서지석 전성환 주연의 '활'을 시사회도 없이 단관개봉한 것. 이 영화는 서울의 경우 지난 5월12일 강남 씨너스G극장에서 개봉했다. 첫날 개봉성적은 252명 동원에 좌석점유율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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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영화는 유난히 '2'와 관련이 많았다. 우선 투톱 영화가 쏟아지다시피 했다. 차승원 신하균의 버라이어티 수사극 '박수칠 때 떠나라'(감독 장진), 장동건 이정재 주연의 해양액션 블록버스터 '태풍'(감독 곽경택) 등. '공공의 적2' 역시 검사 강철중(설경구)과 사학재단 이사장 한상우(정준호)의 라이벌 대결이 볼만했다. '주먹이 운다'의 최민식과 류승범도 빼놓으면 섭섭하다.
속편도 눈에 띄었다. 강우석 감독의 '공공의 적2'가 1월27일 개봉, 전국관객 391만2000명을 동원했다. '가문의 위기: 가문의 영광2'는 9월5일 개봉, 전국관객 566만3000명으로 올해 흥행순위 2위에 올랐다. '두사부일체'의 속편인 '투사부일체'도 내년 1월 개봉을 목표로 현재 제작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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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급성적으로만 보면 올해는 쇼박스의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흥행성적 상위 3편을 모두 쇼박스 배급작품이 차지한 것이다. 8월4일 개봉한 '웰컴투 동막골'이 800만3000명으로 1위, 9월5일 개봉한 '가문의 위기'가 566만3000명으로 2위, 1월27일 개봉한 '말아톤'이 518만명으로 3위. 이에 비해 양강으로 분류되는 CJ엔터테인먼트는 356만4000명의 '친절한 금자씨'(5위)로 만족해야 했다.
6대4
충무로 최대 현안 중 하나였던 '극장부율'(제작 투자 배급사와 극장의 수익배분) 문제가 마침내 수면위로 떠올랐다. 아이엠픽처스, 한맥영화사, 올댓시네마 등 국내 주요 영화제작사, 홍보사, 투자사 등이 지난 6일 '한국영화산업구조 합리화 추진위원회'를 발족시키고, 현행 5대5(배급사-극장)의 부율을 6대4로 조정하자고 4대 멀티플렉스에 공개적으로 제안한 것. 영진위 자료에 따르면 부율이 6대4로 조정될 경우 투자-제작 부문의 평균수익률은 13% 정도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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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재미없다며 일부 관객이 입장료를 환불받았던 사태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8월22일 대구 메가박스 대구점에서 상영된 '오픈 워터'가 그 주인공. 바다에 버려진 남녀가 상어 떼 위협을 받는다는 내용의 이 공포외화에 대해 일부 관객들이 "영화에 실망했다"며 환불을 요구했다. 극장측은 다른 관객 동요를 막기 위해 결국 15명에게 환불했다.
6,340,000
지난 9월 문화관광부가 노웅래 열린우리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영화 스태프의 평균연봉은 634만원. 한달 평균 임금이 최저생계비에도 못미치는 53만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주연연기자의 평균 출연료는 4억7040만원을 기록했다. 현장 스태프에 대한 푸대접과 스타 배우의 높은 몸값이라는 영화계의 구조적 모순이 집약된 수치다.
7,000,000
배용준 손예진 주연의 화제작 '외출'은 저조한 국내 흥행성적과는 상관없이 기록을 하나 남겼다. '욘사마' 배용준의 높은 인기를 반영하듯 한국영화 사상 최고가로 일본에 수출된 것이다. '외출'의 일본수출가는 비밀에 부쳐졌으나 일본 언론들은 7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도했다.
8,003,000
'웰컴투 동막골'은 참으로 따뜻한 영화였다. 한국전쟁 당시 남북한 군인들이 동막골에서 신나게 멧돼지 잡기놀이에 나선다는 그 푸근한 풍경. 여기에 강혜정의 귀에 쏙쏙 들어오는 강원도 사투리와 아름다운 팝콘 눈세례까지 오버랩되면 전국 관객 800만3000명을 동원하는데 성공했다. 물론 올해 개봉한 영화 중 최고의 성적이다.
141,500,000
상반기만 해도 한국영화계에는 위기감이 감돌았다. 영화투자 성적이 안좋게 나온데다 상반기 관객상승세가 전년 같은기간에 비해 -7.4%를 기록한 것이다. 그러나 8월 이후 관객상승이 큰 폭으로 이뤄지면서 결국 9년 연속 증가세를 기록하게 됐다. CJ CGV는 올해 연간 관객수는 1억4150만명으로 예상했다.
15,000,000,000
14일 개봉한 곽경택 감독의 '태풍'은 순제작비만 150억원이 투입된 해양블록버스터. 전국 540개 스크린에서 개봉해 첫날 전국관객 28만명을 동원했다. 곽경택 감독이 전작인 '친구'의 기록(817만명)을 깰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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