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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사영화제 '도올 감독, 박근혜 주연?'

춘사영화제 '도올 감독, 박근혜 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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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정치색·진행미숙 눈살

"시상을 휘몰아 치고 있는 것 같지만 빨리빨리 진행하는 것이 좋다. 꽃다발도 드리지 않는다"


27일 제14회 춘사대상영화제 시상식이 열린 경기도 이천 설봉공원 특설무대. 사회를 맡은 도올 김용옥은 시상식을 진행하며 이같이 말했다.


생방송으로 진행된 이날 시상식은 사회자로 나선 도올 김용옥의 진행미숙과 영화제와는 어울리지 않는 정치권 인사들의 출동으로 쌀쌀한 가을 저녁 특설무대를 가득메운 1200여명의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또한 전당대회에서나 나올법 한 영화인의 발언 등으로 본래 영화제의 의미를 퇴색시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우선 이날은 시상 소감도 그 상을 받는 수상자들의 소감도 없는, 무언가에 쫓기는 듯한 시상만을 위한 시상식이 진행됐다.


춘사대상영화제 시상식 사회를 맡은 김용옥씨가 박근혜 전 대표를 소개하고 있다. 오른쪽은 오정해. ⓒ<임성균 기자 tjdrbs23@>
춘사대상영화제 시상식 사회를 맡은 김용옥씨가 박근혜 전 대표를 소개하고 있다. 오른쪽은 오정해. ⓒ<임성균 기자 tjdrbs23@>

무대에 오른 시상자는 도우미가 들고 나온 도자기 모양의 상패를 중간에서 수상자에게 건네주고는 더 이상 할 일이 없었다. 수상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수상소감을 말하다가도 이내 말을 거둘 뿐이었다.


이는 상의 의의와 수상자 설명 심지어 수상자의 수상소감마저 중간에서 가로챈 도올 김용옥의 진행미숙 때문이었다. 시상식의 하이라이트인 솔직하고 재치있는 수상소감이나 시상소감은 나올 수가 없었다. 마치 도올 김용옥의 강연장을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시상은 도올의 말대로 속전속결이었지만 그의 장황한 부연 설명은 지지부진이었다.


오정해의 "여러분들은 지금 공짜 강의를 듣고 계십니다" "도올이 수상소감을 물어오면 학창시절 선생님이 물으면 대답을 못하는 것처럼 수상자가 대답을 못하는 것 같습니다"라는 말은 이런 상황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었다.


또 이날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유승민 이규택 한나라당 의원들이 이례적으로 영화제의 레드카펫을 밟아 시민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도올 김용옥의 초대로 영화제에 참석한 이들에 대해 영화배우 윤양하는 조연상 시상을 하기위해 무대에 올라 "박근혜 전 대표에게 감사드린다"면서 "한국영화가 오늘처럼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고 박정희 대통령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제(26일)는 박 대통령 서거 27주기였다"면서 "우리 모두 가슴에 이를 기억해두자"며 엉뚱한 발언으로 영화제 시상식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를 제지해야할 사회자 도올은 한술 더 떠 "오늘 시상식에는 박근혜 전대표를 비롯해 유승민 이규택 그리고 몇몇 지방의원들이 참석했다"며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기도 했다.


이날 문제는 여기에서만 그치지 않았다. 수상자가 적힌 카드를 들고 나온 채민서는 수상자 발표에서 카드를 열자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자 당황해 했고, 후보자를 공개해야 할 장면에서는 스크린에 자료화면이 나가지 않아 관객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올해로 14회를 맡는 춘사대상영화제. 춘사의 정신을 기리고 영화 풍토를 새롭게 조성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행사가 도리어 춘사의 정신을 퇴색시키고 영화팬들의 등을 돌리게 하는 게 하는 것은 아닐지. 영화제는 없고 정신 사나운 시상식만 남은 이번 영화제에서 시상식 도중 심재환 조직위원장에게 도올이 던진 한마디가 생각난다.


"이런 결실 맺기 힘들었을 것이다. 돈끌어 모으느라고 고생했고 욕먹느라고 고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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