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드카펫도 없다. 파티도 없다'
할리우드 시나리오작가조합 파업의 여파로 13일 열릴 예정이었던 제65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이 취소됐다는 사실을 알리는 버라이어티지의 첫 문장이다. 버라이어티와 AP 등 외신들은 골든 글로브가 이번 파업의 가장 큰 피해자가 됐다면서 수상자 발표 기자회견으로 대체된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하지만 레드카펫과 파티가 없어도 누군가는 수상의 기쁨을 집에서나마 맛보게 되는 법이다. 특히 골든글로브는 아카데미 영화제의 전초전으로 불릴 만큼 아카데미 영화제 수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에 TV 앞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들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후6시(현지시각) NBC를 통해 발표될 제65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의 유력 수상자들을 외신들을 통해 미리 점쳐봤다.
올해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가장 흥미진지한 부문은 단연 외국어 영화 부문이다.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4개월,3주,2일'과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인 '색,계'가 맞붙기 때문이다. 특히 이안 감독의 '색,계'는 아카데미 영화제에 대만 외 스태프가 참여했다는 이유로 외국어 부문 후보에 신청조차 하지 못했기 때문에 골든 글로브가 어떤 선택을 할지도 관심사이다.
보수적인 아카데미가 외면한 '색,계'가 골든 글로브에서 상을 탄다는 것 자체가 상당한 화제를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드라마 부문 작품상, 감독상, 남녀 주연상 등 총 7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조 라이트 감독의 '어톤먼트'가 몇 관왕을 차지할지도 관심사 중 하나이다. 이번 골든글로브에는 통상 5편만 후보작에 오르는데 비해 7편이 후보에 올라 그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하다.
외신들은 '어톤먼트'와 함께 '아메리칸 갱스터'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가 수상이 유력하다고 점치고 있다.
가장 강력한 여우주연상 후보인 '어톤먼트'의 키라 나이틀리와 남우주연상 후보인 '마이클 클레이튼'의 조지 클루니에게 골든 글로브가 남녀주연상을 안길 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두 사람이 유력한 후보임에는 분명하지만 이번 골든 글로브 시상식이 취소된데 가장 큰 영향을 준 배우들이기 때문이다.
조지 클루니와 키라 나이틀리는 마찬가지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안젤리나 졸리와 함께 할리우드 시나리오작가조합이 시위를 벌이고 있는데 시상식에 참석할 수 없다며 불참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들의 불참 소식에 결국 골든 글로브는 시상식을 기자회견으로 대체할 수 밖에 없었다.
때문에 '아메리칸 갱스터'의 덴젤 워싱턴이나 '어톤먼트'의 먹어보이의 수상도 유력하다.
국내팬들로서는 여우주연상이 '디 워'와 미국에서 함께 개봉해 경쟁했던 '브레이브 원'의 조디 포스터에게 돌아갈지도 눈여겨 볼만하다.

뮤지컬 코미디 부문에는 마이크 니콜스 감독의 '찰리 윌슨의 전쟁'이 작품상, 남우주연상 등 5개 부문에 후보에 올라있다.
하지만 외신들은 팀 버튼의 '스위니 토드'와 '주노'의 수상에 더욱 무게를 두고 있다.
뮤지컬 코미디 부문 남우주연상에는 '스위니 토드'의 조니뎁과 '찰리 윌슨의 전쟁'의 톰 행크스가 가장 유력하게 꼽히고 있으며, 여우주연상은 역시 '스위니 토드'의 헬레나 본 햄 카터와 '주노'의 에런 페이지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공로상을 받는 스티븐 스필버그에게는 별도로 상이 전달될 것으로 알려졌다.
애니메이션 부문은 '라따뚜이'가 단연 수상이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유재석이 국내 더빙을 맡은 '꿀벌 대소동'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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