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1일부터 5일까지 계속되는 황금연휴를 앞두고 극장가에 흥행 경쟁이 뜨겁다. 한국영화 기대작부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가족 관객을 겨냥한 애니메이션까지 5월 극장가는 총성 없는 전쟁터다.
박찬욱 감독의 '박쥐'가 화제에서 단연 앞서고 있지만 다른 영화들의 면면도 만만치는 않다. '박쥐'는 현재 각종 예매사이트에서 압도적인 차이로 예매율 1위를 기록, 이번 황금연휴에 가장 많은 관객을 불러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찬욱 감독의 신작에 송강호 김옥빈의 베드신, 칸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까지 '박쥐'를 둘러싼 숱한 화제는 영화에 대한 궁금증을 풍선처럼 부풀게 했다. 기자 시사회도 칸영화제 경쟁작 발표 다음날로 잡을 만큼 신비 마케팅을 고수한 '박쥐'는 경쟁작들이 하루 앞당겨 개봉했을 때도 30일 개봉을 고수할 만큼 자신감을 드러냈다.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는 '박쥐' 스크린을 430개에서 그 이상으로 확보, 총력전을 벌일 태세다.
하지만 '박쥐'에도 약점은 있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에 133분이라는 긴 러닝타임, 그리고 영화에 대한 관객 반응이 수박처럼 둘로 쪼개질 수 있어 방심은 금물이다.
'박쥐' 뒤를 바짝 쫓는 3편의 영화도 위세가 만만치 않다. '인사동 스캔들'과 '울버린-엑스맨의 탄생' '7급 공무원'은 서로 예매율이 소수점 차이 밖에 나지 않을 정도로 비등한 상태다.
우선 한 주 앞서 개봉한 '7급 공무원'은 8일만에 100만 관객을 동원하면서 다른 영화들보다 한 발 앞선 상황이다. '7급 공무원'은 12세 관람가에 코미디 영화라는 강점을 십분 발휘, 입소문도 좋은 편이다. 한 주 앞서 개봉해 '박쥐' 이야기에 묻히지 않은 것도 '7급 공무원'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박쥐'보다 하루 앞서 개봉한 '인사동 스캔들'과 '울버린'은 화제에서는 뒤졌지만 관객 성향에 많은 부분을 기대고 있다. '박쥐'와 관객층이 다르기에 오히려 '7급 공무원'과 사활을 건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측된다.
5월 극장 나들이를 하는 가족관객을 겨냥한 영화들도 진용은 볼 만하다. 23일 개봉한 '몬스터 vs. 에이리언'를 비롯해 30일 개봉한 '리틀비버' '케로로' 등 애니메이션들은 어린이 관객들의 큰 지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1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둔 독립영화 '똥파리'도 다양한 영화를 찾는 관객들에겐 놓칠 수 없는 작품이다.
무엇보다 이번 황금연휴 극장 대첩은 물량 경쟁과 극심한 눈치보기로 명암이 크게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7급 공무원'이 400여개, '인사동스캔들'과 '울버린'이 각각 350여 개 스크린을 확보할 것으로 보이지만 배급사들의 경쟁이 치열해 후유증도 적잖을 것으로 보인다. 교차 상영이나 특정 영화에 대한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배급 관계자는 "배급 경쟁이 치열하긴 하지만 공정한 게임이 이뤄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과연 황금연휴, '박쥐'가 웃을지, '7급 공무원' 등이 실속을 차릴지, 아니면 다크호스가 등장할지, 이래저래 관객들은 행복한 황금연휴를 맞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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