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조안은 헬레나 본햄 카터를 떠오르게 한다. 영화 '파이트클럽'에서 가장 눈길을 끈 배우는 주인공 브래드 피트가 아닌 헬라나 본햄 카터였다. 그녀는 '파이트클럽'에서 마약을 몇 년 한 것 같은, 직업조차 불분명한 말라 역을 연기한다. 외적 아름다움을 드러내기보다 내면의 아름다움을 연기로 표현했다.
조안은 영화 '킹콩을 들다'에서 역도선수를 꿈꾸는 시골소녀 박영자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아직은 아름다움을 꿈꿀 나이지만 긍정성의 에너지로 충만한 청춘을 마음껏 망가뜨렸다.
당돌한 소녀, 망가지는 것 무섭지 않아
"스스로 망가지는 게 무섭지 않았다.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캐릭터가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배우로서 평생 연기를 하고 싶은데 예쁜 역할만 찾고 싶지 않았다."
조안이 이 같은 선택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상대배우에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타인과 차이를 분명하게 인지시킬 수 있는 힘 때문이다. 공포영화 '므이', MBC '추리다큐 별순검' 등을 통해 특정한 이미지를 강조하기보다 조심스럽게 적응하며 서서히 달라지려 했다.
이번 '킹콩을 들다'는 가장 큰 변화를 줬던 작품이다. 하얀 피부를 감추고 거무튀튀한 시골 소녀로 분했다. 특히 역도선수가 되기 위해 근육을 키우기도 했다.
"극중 알통이 나오는 장면은 컴퓨터 그래픽이 아닌 실제다. 사실 여배우가 알통이 있다는 게 장점은 아니다. 하지만 덕분에 요즘 하루에 2시간 밖에 자지 않고도 연기를 하는 체력을 얻었다. 운동을 하지 않았더니 알통이 많이 없어졌다."
이 호기심 많은 소녀의 연기에 대한 열정은 리얼리티로 이어졌다. 극중 수차례 등장하는 매 맞는 장면은 알고 보니 실제에 가깝게 촬영을 했다고 한다. 특정 부위를 때리기로 약속을 하지만 촬영이 이어지다 보면 그것이 쉽지 않은 게 당연할 터.
조안은 "보호대를 착용하기는 했지만 정말 실제에 가깝게 맞았다. 영화 속 매 맞는 장면은 촬영 분량의 20% 정도 밖에 담기지 않았다. 리얼리티를 위해 당연했다고 생각한다. 관객들은 영화 속 장면을 실제라고 생각하지 않나? 촬영이 시작되면 그 자체가 실제기 때문에 정말 맞을 수밖에 없다"고 당돌하게 말한다.

패션보다 연기에 관심 많은 조안 "자연 미인이에요"
조안은 최근 배우 박용우와 연애를 하는 탓일까? 예뻐졌다는 평가를 많이 받는다. 어떤 사람들은 성형수술을 했냐고도 묻는다. 이에 조안은 "이 코가 성형한 코면 문제가 있는거죠"라며 너스레를 떤다. 그녀는 여배우라는 점과는 달리 패션과 외모에 큰 관심이 없다고 전했다. 이날도 청바지에 후드티셔츠 차림으로 인터뷰 장소를 찾았다.
"저기 옷 보이시죠. 버려져 있는 듯한 후드티셔츠에 청바지, 평상시에 저렇게 입고 다닌다. 어렸을 때부터 패션에 관심이 없었다. 어머니와 쇼핑을 하러 갔을 때 '이 옷 한번 입어봐'라는 말이 제일 싫을 정도였다(웃음). 외모 가꾸기에도 큰 관심이 없는 편이다"
그녀의 관심은 오로지 연기다. 이번 '킹콩을 들다'는 그녀의 징검다리가 되는 영화가 될 것이다. 그렇지만 마음만 앞서 조급하게 선택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내 자신이 애정을 가질 수 있는 작품을 꿈꾼다. 그래서 이번에 KBS 드라마 '다함께 차차차'의 부잣집 딸 나윤을 택했다. 가난한 역도선수에서의 또 한 번의 변신. 그녀의 상큼 발랄함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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