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로 4회를 맞은 충무로국제영화제(CHIFF)가 홍보대사도 불참한 가운데 초라한 기자회견을 가졌다.
27일 오후3시 서울 한국언론진흥재단 19층에서 2010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 기자회견이 열렸다. 당초 충무로영화제는 지난 4일 서울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폐막작을 비롯한 상영작과 프로그램을 발표하고 김민정, 유승호 등 홍보대사 위촉식을 열 예정이었다.
하지만 서울시에서 예산 지원에 난색을 표하면서 기자회견 30분 전 갑작스럽게 취소하는 해프닝을 겪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홍보대사 뿐 아니라 박형상 서울특별시 중구청장 겸 조직위원장과 김수용 집행위원장, 정초신 부집행위원장 등이 모두 불참해 영화제의 불안한 앞날을 예고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갑의 부조직위원장, 장영자 프로그램부장, 편원희 사무국장 등이 참석했다. 김갑의 부조직위원장 등은 올해 개막작을 '포 더 굿 오브 아더스'로, 폐막작을 '핫 썸더 데이즈'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또 '에이리언' 시리즈를 씨네 클래식으로 준비하고 최무룡 회고전을 여는 등 9개 섹션에 30개국 115편이 상영된다고 설명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관계자들은 '발견,복원,창조'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성공적인 영화제를 열겠다고 자신했지만 충무로영화제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
우선 조직위원장 박형상 중구청장이 6.2 지방선거에서 공직선거법을 어긴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이번 형이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가 된다. 박형상 중구청장을 대신한 부중구청장이 조직위원장을 대신하게 됐지만 이날 다른 일정을 이유로 불참했다.
서울시에서 예산 지원을 거부한 것도 충무로영화제 미래를 어둡게 한다. 충무로국제영화제는 올해 경쟁부문 취소 뿐 아니라 각종 축제행사와 해외 게스트 초청을 전면 취소했다.
지난 2007년 출범한 충무로국제영화제는 시작부터 전시행정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왔다. 개막식마다 정치인들이 영화인보다 더 주목받는가하면 각종 단체들에 영화표를 나눠주는 일들이 벌어져 비난을 샀다. 영화제 상영작도 수준미달이란 비판이 많았다.
그럼에도 충무로국제영화제는 예산에서 부산국제영화제 다음 가는 규모를 자랑했다. 지난해 충무로영화제 예산은 서울시에서 30억원을, 중구청에서 10억원을, 협찬금을 포함해 60억원 상당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갑의 부조직위원장은 "예산이 없어서 국제영화제가 사라지는 일은 드물다"면서 "4회를 맞은 충무로영화제가 성장통을 겪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또 "영화제가 사라지는 것은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기 때문이지 돈 때문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충무로국제영화제 미래는 김갑의 부조직위원장의 말대로 될 것 같다.
영화제는 9월2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개막식을 여는 것을 시작으로 10일까지 롯데시네마 에비뉴엘, CGV명동 등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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