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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원 "언제나 영화의 일부분이고 싶었다"(인터뷰)

엄지원 "언제나 영화의 일부분이고 싶었다"(인터뷰)

발행 :

전형화 기자
이명근 기자
이명근 기자

엄지원이 달라졌다. 시네마테크에 살다시피하면서 영화와 열애하는 듯 했던 그녀가 뭔가 변했다. 태풍 같은 사랑이 지나가면 잿더미만 남는 법, 엄지원은 폐허 위에 새로운 것을 세우려 하고 것 같았다.


엄지원은 섹스코미디 '페스티벌'을 찍고, 임창정과 '불량남녀'를 했다. 감독이 좋아하는 배우라 불릴 만큼 작품성 강한 영화를 쫓던 그녀였다. 작품성과 상업성을 저울질하지는 않지만 취향은 확실히 그쪽이었다.


그랬던 그녀가 상업영화로 돌아왔다. 엄지원은 11월4일 개봉하는 '불량남녀'에서 빚 독촉을 하는 여자를 맡아 신용불량 형사와 요절복통 사랑 연기를 펼쳤다. '스카우트'의 한을 풀기라도 한 듯 임창정과 또 다시 입을 맞췄다. 엄지원은 무엇이 달라졌을까?


-'페스티벌'과 '불량남녀'를 연이어 찍었는데 의외의 선택인 것 같은데.


▶솔직히 처음에는 '불량남녀'를 안할까 싶었는데 임창정 오빠가 같이 하자고 하더라. '스카우트'의 한을 절치부심하자고.(웃음)


-한동안 했던 영화들과는 사뭇 다른데.


▶이번에는 캐릭터를 제대로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내 판대로 펼칠 수 있다고 할까? 힘이 들긴 했지만 창정 오빠가 리액션과 순발력이 있어서 잘 할 수 있었다.


-극악스러운 역인데.


▶그랬다. 극악스럽고 억척스런 역이라 중간에 이게 아닌 것 같아서 창정 오빠와 싸운 적이 있다. 창정 오빠는 더 극악스럽게 해와 영화와 맞는다고 했고, 난 다른 생각을 했으니깐. 그런데 가편집본을 봤더니 창정 오빠 말대로 한 게 더 영화에 맞고 잘나온 것 같더라.


-네이버에 엄지원 추천영화를 보면 취향과 선택에 차이점이 있는데.


▶원래 댓글을 상처 받을까봐 안보는데 엄지원 추천영화 댓글을 보고 좀 놀랐다. 누가 써준 글을 올릴지 몰랐다고 실망스럽다고 썼더라. 음, 요즘 내가 좀 그렇다.


-한동안 영화와 연애에 빠진 것 같았는데.


▶아트시네마에서 살다시피 했다. 내가 영화의 일부분이고 그렇게 되길 바랐던 것 같다. 영화 속에 있는 게 너무 좋았다. 그런데 지금은 영화를 잘 안보고 있다. 뭔가 다 타버린 것 같고. 영화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 이야기도 재미있는 것 같고.


-연예인 엄지원이 영화배우 엄지원을 동경했고, 그래서 배우 엄지원이 된 순간부터 더욱 더 자신을 몰아세운 게 아닐까? 사랑도 태풍급으로 지나가면 후유증이 심각한 법인데.


▶인간 엄지원의 삶과 배우 엄지원의 삶이 같은 줄 알았다. 돌이켜보면 개인의 삶이 없었던 것 같다. 만남도 영화하는 사람들과 가졌고 이야기도 영화 이야기만 했다. 영화 이야기 외에는 재미도 없었고. 정말 즐겁고 행복했는데 지금은...

이명근 기자
이명근 기자

-그런 시간이 지난 뒤 '페스티벌'과 '불량남녀'를 했다는 것인데. 그리고 TV 드라마 '헤븐'을 하기로 했고.


▶정체성을 찾아가고 있는 것 같다. 예전에는 여기서 뭘 하면 저쪽에선 안 받아 줄 것 같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은 여기서 뭘 하고 뭘 하든 사람들이 배우로 봐주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그런 과정을 거쳤던 터라 억척스런 캐릭터 연기가 혼란스러울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그런 것도 있지만 신근호 감독님이 배우에게 맡기는 편이었다. 매일매일 새로운 것을 연기해야 해서 지금 내가 잘 하고 있는지 고민이 많았다.


-우디 앨런의 영화를 좋아하는 엄지원에게 '불량남녀'는 어떤 영화인가.


▶가끔 쉬워가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잘 쉬는 것도 중요하다. 요즘에는 보면서 쉴 수 있는 영화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결코 가볍거나 진부한 코미디가 아니라 유쾌한 드라마다. 그래도 웃기긴 되게 웃긴다.


-임창정과 또 다시 연기를 한 소감은.


▶오빠랑 평생 보겠구나란 생각이 들더라. 영화할 때는 친하게 지내지만 끝나면 소원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창정 오빠와는 언제 보더라도 어제 만난 사람 같이 됐다.


-서른 초반인데 사랑은 요즘 하는지.


▶사랑을 하면 더 연기를 잘 할 수 있을까요? 그래도 내년 10월 금요일 오후5시 결혼이 목표다. 지난해에도 그런 목표를 세웠는데 실패했는데 다시 도전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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