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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로 "힘든 1등 보다 편안한 2등이 좋다"(인터뷰)

김수로 "힘든 1등 보다 편안한 2등이 좋다"(인터뷰)

발행 :

전형화 기자
류승희 인턴기자
류승희 인턴기자


"이번 영화 안되면 더 이상 주연 안한다."


김수로가 이 말을 뱉은 지 2년이 흘렀다. 2008년 '울학교 이티' 개봉 당시 김수로는 단독 주인공이라 부담감을 토로하며 이렇게 공표했다.


자의반 타의반일까? 그 뒤로 김수로는 단독 주인공은 고사했다. '고사2'와 '퀴즈왕'에서 김수로는 주어진 역에 충실하면서 든든하게 영화를 지키는 역할을 해왔다. 김수로는 24일 개봉하는 '로맨틱 헤븐'(감독 장진)에도 조연 자리를 지켰다. 그는 아내를 잃은 슬픔을 견디지 못하는 변호사 역을 맡았다.


욕심을 내려놓았기에 가능해졌을까? '로맨틱 헤븐'에서 김수로는 변화 가능성을 보였다. 코믹 이미지가 단단하던 그가 정극으로 또 다른 모습을 그려냈다. 김수로이기에 그가 울어도 웃게 되는 아이러니. 한국영화에 독보적인 캐릭터인 송강호를 살짝 엿보는 듯 했다.


김수로는 주연을 놓은 게 아니라 변화를 모색하고 있었다.


-주연 불가 선언을 한 뒤 2년이 흘렀다. 힘들게 올라간 주인공 자리에서 내려온다는 게 두렵진 않았나.


▶그런 걸 두려워해본 적은 없다. 난 좁은 길을 따라가는 사람 같다. 편한 길을 쉽게 가는 사람이 있고, 난 어차피 다른 길을 걷는 사람이다. 다른 배우들이 안하는 리얼 버라이어티 '패밀리가 떴다'도 했고. 연극도 다시 했다. 힘든 건 모르겠다.


-그 기간 동안 장진 감독의 '퀴즈왕'과 '로맨틱 헤븐'에 연이어 출연했다. 여러 배우가 등장하기에 주연을 놓았다고 한 게 부드럽게 넘어간 것 같은데.


▶그것 밖에 없거나 선택의 여지가 없었으면 비참했을 것이다. 하지만 여러 작품 제의가 계속 들어왔는데도 장진 감독 영화라 무조건 했다. 그래도 이번 영화에서 열심히 한 장면을 편집 좀 덜했으면 좋았을텐데.(웃음)


-과장된 연기를 그동안 보여줬는데 이번에는 절제된 연기를 선보였다. 그게 오히려 엇박자 같은 웃음을 주는 게 인상적이던데.


▶이번 영화를 제일 쉽게 찍었다. 웃기려 하는 건 사살 생각을 많이 하고 늘 부지런해야 한다. 그런데 '로맨틱 헤븐'에서 정서는 호흡을 놓고 툭 던져놓는 것처럼 해서 너무 편했다. 당시 아내가 미국에 가 있었을 때였는데 촬영을 마치고 빈 집에 돌아오면 영화 속 캐릭터처럼 괜히 눈물이 나고 그랬다.


-코믹한 캐릭터에서 다른 캐릭터로 변하는 과정으로 보이던데.


▶브릿지 역할을 해줄 것이라 생각한다. 코미디 뿐 아니라 다른 모습이 있다는 걸 유연하게 보여줄 것 같다.


-장진 감독 영화를 품앗이로 계속 한 것도 그 때문인가.


▶그건 아니고 장진 감독 영화는 무조건 해야한다. 다음 영화도 시켜주면 해야 한다. 이번에 자른 게 많으니 다음 영화는 좀 잘해주겠지.(웃음)


-변화를 단계적으로 계획한 것인가.


▶살다보니 계획대로 되는 게 없다. 50대쯤 와타나베 켄 처럼 되는 게 계획이었는데. 영~. 그냥 힘든 1등 안되면 편안한 2등인 게 훨씬 좋다.

류승희 인턴기자
류승희 인턴기자

-'울학교 이티' 이후 주연 제안이 많았는데 연극이나 협연들을 주로 하고 있다. 차기작인 '미스터 칠드런'에서도 박예진과 지현우보다 비중이 적은데도 선뜻 출연했는데.


▶라희찬 감독을 잡으려고.(웃음) 그냥 살아온 건 거짓말을 안 하는 것 같다. 신앙의 힘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게으르게 산 게 아니니깐 그 시간들이 나중에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 생각한다. '패밀리가 떴다'를 했을 때도 나를 잘 모르는 영화쪽 사람들은 곱지 않게 봤다. 돈 벌려고 예능 출연한다고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래도 새로운 영역을 넓힌다는 생각에 했다. 그런 게 조금씩 쌓이지 않을까 싶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데 '로맨틱 헤븐'에는 교리와 맞지 않은 부분이 등장한다. 천국에 스님도 나오고 살인자도 오고 지옥도 없고.


▶글쎄 찍을 땐 전혀 의식을 못했다. 오히려 너무나 기독교적이라 생각했다. 사랑이야말로 주제 아닌가.


-트위터도 하고 후배들과도 친분도 두터운데.


▶트위터에 아직 악플은 안올라와서.(웃음) '울학교 이티' 때 같이 했던 이민호와 박보영, '고사2' 때 했던 후배들과 종종 연락은 한다. 그래도 그들이 오래 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것을 이야기해주는 거지 이러쿵저러쿵 훈수하진 않는다.


-'미스터 칠드런' 이후 차기작은.


▶가슴 찡한 영화도 있고, 유쾌한 영화도 있고, 드라마도 몇 편 제의를 받았다. 조금은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게 다음 작품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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