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애니메이션 최초로 220만명을 동원한 '마당을 나온 암탉'이 호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영화상(Asia Pacific Screen Awards) 최우수애니메이션상을 수상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24일 오후7시(현지시간) 호주 퀸즈랜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회 아시아태평양영화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애니메이션상을 타는 영예를 안았다.
아태영화상은 지난 2007년 호주 퀸즈랜드주(州)가 유네스코, 국제영화제작자연맹(FIAPF)과 함께 처음 개최한 영화 시상식이다. 이날 시상식에는 제작사 명필름의 이은 대표가 참석, 수상의 기쁨을 맛봤다.
이로써 '마당을 나온 암탉'은 한국 애니메이션사에 또 하나 기록을 추가하게 됐다.
한국 애니메이션 사상 첫 100만 돌파, 200만 돌파, 애니메이션 본고장 미국을 비롯한 46개국 판매, 중국에서 개봉해 7억원 수입 등에 이어 애니메이션페스티벌이 아닌 국제영화제에서 수상이란 값진 성과를 낸 것.
'마당을 나온 암탉'은 누적 판매 100만부를 넘어선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 작품이다. 양계장을 탈출해 세상 밖으로 나온 암탉 '잎싹'과 청둥오리 '초록'의 용감한 도전을 그린 작품이다. 6년간의 기획 및 제작기간, 문소리 유승호 최민식 박철민 등 연기파 스타들의 목소리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마당은 나온 암탉'이 처음 세상에 나올 때만 해도 성공을 점친 이는 많지 않았다. 한국 애니메이션은 안된다는 편견과 애니메이션은 아이들용이란 선입견 속에 싸워야만 했다.
그간 국내 극장 애니메이션 시장은 디즈니를 위시로 한 할리우드 애니메이션과 지브리 스튜디오를 위시로 한 일본 애니메이션이 잠식했다.
역대 애니메이션 1위를 기록한 '쿵푸팬더2'(500만 이상)를 비롯해 2위 '쿵푸팬더'(467만), 3위 '슈렉2'(330만), 4위 '하울의 움직이는 성'(301만), 5위 '슈렉3'(281만) 등 미국과 일본 애니메이션이 관객을 불러 모았다. '도라에몽'과 '짱구' 케로로' '포켓몬' 등 일본 TV애니메이션 극장판도 어린이 관객을 상대로 쏠쏠한 재미를 봤다.
'블루시걸'과 '아치와 씨팟' '천년여우 여우비' 등 한국 애니메이션 부활을 겨냥했던 작품들은 그간 줄줄이 쓴 맛을 봐야했다. 이런 상황에서 '마당을 나온 암탉'의 성공은 웃음과 감동, 재미까지 3박자를 고루 갖춘 작품성과 여느 상업영화 못지않은 배급시스템 덕에 성과를 낼 수 있었다.
'마당을 나온 암탉' 성과는 '공동경비구역 JSA'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등을 기획한 중견영화사 명필름의 기획력과 오돌또기의 작화 및 연출력, 롯데엔터테인먼트의 배급력 등이 한 데 어우러져 이뤄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이 성공했다고 척박한 한국 애니메이션 환경이 당장 바뀌는 것은 아니다. 언제 또 다른 암탉이 등장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마당을 나온 암탉'의 성과는 한국 애니메이션에 분명히 희망을 던졌다.
현행 콘텐츠 제작지원 방식에서 개별 작품 지원 방식으로 전환, 상영 및 배급 지원 등 한국 애니메이션 활성을 위해 할 일을 아직도 많다. '마당을 나온 암탉' 성공은 시범 케이스가 됐다는 점에서 현 상황을 개선하는 데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다. 때 마침 독립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도 1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좋은 바람이 일고 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의 날개짓이 한국 애니메이션에 어떤 바람을 일으킬지,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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