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물의 비밀' 개봉 이후 상영관 문제와 관련해 눈물의 호소문을 냈던 이영미 감독이 영화제작보다 어려운 게 상영이라고 토로했다.
이영미 감독은 25일 오전 11시 서울 세종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독립자본영화들이 평가받을 기회조차 허락되지 않고 있다며 불공정한 극장 상영 현실을 개탄했다.
이 감독은 "영화는 어떻게든 만들 수 있었지만 지금 상황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유통과 배급, 상영이라는 걸 절감한다"며 "한 작은 제작사가 알아서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겠다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후반작업, 홍보까지 포스터 디자인 전단 만들기 전광판 동영상 뮤직비디오까지 직접 만들었다. 나름대로 창작을 했고 VIP 시사회 등 성황리에 했지만 가장 어려운 것은 그렇게 해봤자 극장에 걸리지 않으면 상업영화로서 위치를 가질 수 없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털어놨다.
이 감독은 "메이저의 배급망을 타고 했다면 상대적으로 작은 중소 배급사, 제작사가 아무리 뛰어도 그 벽을 깨기 힘들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지난 21일 공개서한을 통해 첫 주부터 영화가 교차상영에 들어갔다며 "피눈물이 난다"고 토로했던 이 감독은 "제작사에 대한 지원이나 보호장치, 서포트가 없다는 걸 절감했다. 제작 배급 상영까지 너무나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는 기분이다. 호소할 데가 없더라"라고 털어놨다.
그는 "영화 하나 망하는 게 당연한 게 아니다. 작은 영화사도 중소기업처럼 지원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이영미 감독이 연출하고 장서희, 정석원이 주연을 맡은 '사물의 비밀'은 마흔살 여교수가 스무살 제자에게 느끼는 애정과 사랑을 사물의 시선에서 포착한 독특한 작품으로 눈길을 모았다. 앞서 모스크바국제영화제, 몬트리올국제영화제에 초청돼 호평받기도 했다. 그러나 영화는 지난 17일 서울 9개관, 전국 25개관에서 개봉해 첫 주말 3000여명의 관객을 불러모으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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