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

18일 개봉하는 '페이스메이커'가 한동안 주춤했던 야구영화를 포함한 스포츠영화 붐을 되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페이스메이커'는 평생 마라톤에서 남을 이끌어주면서 30㎞까지만 달렸던 남자가 자신을 위해 42.195㎞를 달리는 내용이다. 부모님이 세상을 떠난 뒤 공부 잘하는 동생 뒷바라지를 위해 끊임없이 달렸던 남자의 이야기인만큼 눈물샘을 적시는 건 당연지사.
'명민좌' 김명민이 착하디착한 마라톤선수를 맡아 뛰고 또 뛰었다. 고아라의 매력도 쏠쏠하다. 김연아처럼 국민적인 사랑을 받는 장대뛰어넘기 선수로 출연하지만 남몰래 담배 피우는 악동 연기가 볼 만하다.
명절에 부모 형제들과 함께 극장을 찾는다면 '페이스메이커'를 보고 옛날 이야기를 정겹게 나눌 수도 있겠다.
'페이스메이커'는 '말아톤'과 '맨발의 기봉이'를 잇는 적자 영화다. 마라톤에 인생여정을 담아 눈물과 웃음을 전하는 전략을 썼다. 런던에서 진행된 마지막 런던 올림픽 장면은 이 영화의 확실한 승부수다.
과연 '페이스메이커'가 지난해 불어 닥친 야구영화 잔혹사를 끊고, '말아톤' 신화를 재연할 수 있을까?
지난해 '글러브'와 '퍼펙트게임'이 비록 쓴맛은 봤지만 스포츠영화는 만듦새에 따라 대중에 사랑받는 장르이기도 하다. 스포츠영화는 2000년대 한국영화의 부흥과 함께 재 부활한 장르다.
86년 '이장호의 외인구단' 성공 이후 잠잠했던 스포츠영화는 2000년 김지운 감독의 '반칙왕'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비인기 스포츠였던 레슬링을 소재로 흥행에 성공함으로써 이후 스포츠영화에 대한 기획이 다수 만들어졌다.
하지만 줄줄이 쓴 맛을 봐야 했다. 야구영화는 2002년 'YMCA 야구단'과 2004년 '슈퍼스타 감사용'이, 권투영화는 2002년 챔피언' 2005년 '주먹이 운다' 등이 개봉했지만 관객동원에는 실패했다.
스포츠영화에 대한 관심이 재 점화 된 것은 2005년 '말아톤'이다. 자폐증 환자 초원의 마라톤 성공기를 다뤄 50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뮤지컬 스타로 알려진 조승우의 완벽한 자폐아 연기는 큰 호평을 받았다. 스포츠 영화는 가족관객몰이에 장점이 있다는 것을 다시 입증하기도 했다. 2006년 '맨발의 기봉이'도 234만명을 동원했다. 2006년에는 씨름을 소재로 한 '천하장사 마돈나'가 제작돼 눈길을 끌었다.
한국영화 스포츠 영화의 역사를 새롭게 쓴 작품은 2007년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다. 여자 핸드볼을 소재로 스포츠의 박진감을 스크린으로 그대로 옮겨 평단과 관객의 높은 점수를 얻었다.
2009년 '국가대표'는 스키점프를 소재로 844만 관객을 동원해 스포츠영화 최고 흥행기록을 세웠다. 여자 역도를 다룬 '킹콩을 들다'도 호평을 받았다.
'페이스메이커'가 과연 스포츠영화 붐을 재조성해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맛볼 수 있을지, 설연휴 극장가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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