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암 투병 중 세상을 떠난 고(故) 강서하의 유작 '망내인'이 관객들과 만난다.
9일 서울시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망내인: 얼굴 없는 살인자들'의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신재호 감독과 배우 김민규가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망내인: 얼굴 없는 살인자들'(이하 '망내인')은 냉혈한 사립 탐정과 동생의 억울한 죽음을 파헤치는 의뢰인이 인터넷 속 살인자를 쫓는 네트워크 추리 스릴러. 추리소설 거장 찬호께이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신재호 감독은 "예전부터 추리 소설을 좋아했고, '망내인'이라는 책은 알고 있었는데 영화사와 우연히 미팅하다가 '망내인'의 판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제가 시나리오 작업하면서 의기투합해서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여러 추리 소설 중에 익명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폭력이 한국 사회와 잘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했고, 그런 점에서 영화로 관객들에게 소개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김민규는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천재적인 해킹 실력을 보유한 사립 탐정 '준경' 역을 맡았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추리물을 좋아했고, 탐정물을 많이 보면서 자랐는데 예전부터 탐정 캐릭터를 꼭 해보고 싶었는데 기회가 돼서 '망내인'에 출연하게 됐다. '준경'이라는 캐릭터가 모든 걸 다 알고 있지만, 관망하는 부분이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이 의뢰를 맡긴 사람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게끔 길을 만들어주는 모습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지난 9월 전역한 김민규는 "이 영화를 입대하기 직전에 찍었다. 원래 군 복무 중 개봉 예정이었는데 밀려서 전역하고 개봉하게 됐다. 어떻게 보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홍보에 직접 참여하고, 이 영화를 영화관에서 직접 볼 수 있어서 좋다. 전역 후에 빨리 대중들에게 찾아가고 싶었는데 타이밍이 좋다고 생각한다. 연말에 선물 같은 영화"라고 애정을 표현했다.
신재호 감독은 김민규와 '준경' 역을 위해 나눈 대화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대사량이 엄청나게 많다. 줄이고 줄인 건데, 소설 속 주인공도 말을 많이 한다. 이걸 영화로 옮기면서 이 말을 어떻게 영화적으로 옮길지 고민했다. 시나리오를 배우에게 건넸을 때 이 많은 대사량을 다 소화할 수 있을지 고민했는데 잘 해냈다. 영화적 재미도 있어야 하기 때문에 그 포인트도 찾으려고 했는데 소설 속 주인공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신경 쓰고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고(故) 강서하는 극 중 억울하게 세상을 떠난 동생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언니 '소은' 역으로 열연한다.
신재호 감독은 "강서하 배우를 처음 봤을 때 욕심이 많이 났다. 소설 속 여주인공을 잘 소화해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연기를 진심으로 하고, 진지하고 정직하게 하던 배우였다"고 회상했다.
강서하는 스크린 주연 데뷔작인 이번 영화 '망내인: 얼굴 없는 살인자들'을 촬영했을 당시 진통제를 복용하며 열정을 다했다. 고인은 지난 7월 위암 투병 끝에 영면에 들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촬영 도중 강서하의 위암 투병 사실을 몰랐다는 신재호 감독은 "영화 끝나고 후시 녹음 때문에 통화한 적이 있다. 배우들이 자기 투병 중인 사실을 외부에 알릴 필요는 없다. 개인 사생활"이라며 "근데 후시 녹음을 '아파서 당장은 못 하겠다. 나아지면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더라. 사실 의아했던 기억이 있는데 한참 뒤에 아프다는 말을 듣게 됐다. 연락 주고 받으면서 다 '다 나으면 영화 같이 보자'라고 했는데, 안타까운 소식을 듣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재호 감독은 "강서하 배우를 기억해 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영화 개봉에 앞서 고인을 추모했다.
고인과 호흡을 맞춘 김민규 또한 "저랑 동갑이어서 말이 잘 통했고, 캐릭터에 대해서 굉장히 이야기도 많이 하고, 작품을 어떻게 풀어나갈 수 있을지 이야기도 많이 나눴던 기억이 난다. 열정 많고, 밝고, 장난기도 많은 친구였다"고 추억했다.
한편 '망내인'은 오는 1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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