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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은 "'범죄'서 담배 무니 음란한 생각"(인터뷰)

김혜은 "'범죄'서 담배 무니 음란한 생각"(인터뷰)

발행 :

전형화 기자

MBC 미녀 기상캐스터에서 조폭 여사장으로 변신

임성균 기자
임성균 기자


2일 개봉한 영화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가 화려한 배우들의 맛깔 나는 연기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 가운데 '악의 꽃' 같은 홍일점이 등장하니 바로 김혜은이다.


김혜은은 '범죄와의 전쟁'에서 여사장 역을 맡아 스크린에 데뷔했다. 거친 깡패들이 득실대는 세계에 다리를 짝 벌리고 담배 한대를 꼬나물며 "알라보지에 붙은 밥풀 뜯어먹는 소리하고 있네"라며 이죽거린다. MBC 미녀 기상캐스터로 김혜은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맞나' 싶을 정도로 180도 변신이다.


최민식의 머리끄덩이를 잡고 흔들더니 어느새 품에 안겨 "호호" 거리는 여인. 김혜은의 변신은 차라리 파격이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김혜은은 이 영화를 위해 담배를 배우고 욕을 입에 달고 살아야 했다. 그러다보니 연습을 위해 담배를 입에 무는 순간 음란한 생각이 차오르는 스스로에 당황하기도 했다.


김혜은은 정확한 발음이 생명이던 순간을 살던 여자에서 '알라보지'란 말을 내뱉는 여인으로 변신에 감사했다. 매 순간이 행복하다고 했다.


-1973년생인데 영화 속에선 몰라볼 정도로 어려보이던데. 기상캐스터 김혜은이 맞나 싶기도 하고.


▶배우를 하고 난 뒤부터 외모적으로 노력을 많이 했다. 워낙 볼살이 통통해서 줄이려 노력했다. 그러다보니 잘 몰라보시는 분들도 있는 것 같다.


-'범죄와의 전쟁'이 첫 영화라던데 포털사이트 프로필에는 '마요네즈'와 '천군'에도 출연한 것으로 돼 있던데.


▶'마요네즈'에는 TV에 기상 캐스터로 나오는 내 모습이 등장한 것뿐이고, '천군'에도 아나운서로 나왔다. 배우로서 정식으로 영화에 출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97년부터 2004년까지 미녀 캐스터로 인기 절정의 시간을 보냈는데 어떻게 배우의 길로 들어서게 됐나.


▶기상캐스터에 내 비전이 보이지 않았다. 어쩌면 정사원이었다면 배우를 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2001년 결혼한 뒤로 기상 캐스터를 계속하다 유산이 된 적도 있었다. 그러다 2004년에 드라마 '결혼하고 싶은 여자' 출연제의를 받았다. 이왕 하려면 잘 해야겠다란 생각에 연기수업을 받다보니 연기에 굉장한 매력을 느끼게 됐다.

임성균 기자
임성균 기자

-화려해 보이는 인기 캐스터를 뒤로 하고 결혼까지 한 뒤 연기자 막내로 일을 다시 한다는 게 쉬운 선택은 아니었을텐데.


▶연기란 게 나를 내려놓고 홀로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이더라. 그런 과정이 마치 기도할 때 신과 독대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래서 내게 연기란 무척 신성하게 여겨진다. 더구나 캐스터할 때는 날 포장해야 했는데 연기를 할 때는 그걸 내려놓으니 너무 좋더라. 그 역할에 진실 되게 다가갈 수 있는 게 신성하고 아름답고 좋았다.


-그 뒤로 '아현동 마님' '뉴하트' '김수로' 등 TV드라마에 계속 출연했지만 영화는 이번이 처음이다. 처음인데 지독한 여자 역할을 맡았는데.


▶최민식의 따귀를 언제 때려 보겠나, 평생 영광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창녀의 삶이란 어떨까 생각했다. 너무 다른 길이라 접할 수 없지 않나. 배우라면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캐스팅이 된 뒤 실제 여사장의 삶을 살았던 언니를 소개받았다. 룸살롱을 여러 개 갖고 살다가 신내림을 받고 일을 접은 분이었다. 얼마나 힘들고 어려웠는지, 그래도 살아남기 위해 결코 결기를 흐트러뜨리지 않았던 그 분의 삶을 들으며 하나하나 배웠다. 담배를 피울 때 손가락을 어떻게 한다든지, 앉을 때도 결코 꾸부리지 않는다든지, 내 몸에서 그 분의 삶이 드러날 수 있도록 노력했다.


-표준어를 구사하던 캐스터에서 거친 여인으로 단 번에 변신했는데.


▶영화 속 대사에서 '남의 가르마 신경쓰지 말고 니 가르마나 잘 타세요'라든지 '알라보지에 붙은 밥풀 뜯어먹는 소리하고 있네'라든지, 그런 말들이 입에서 완전히 자연스럽게 나오도록 노력했다. 내가 다리를 벌리는 게 그 분의 삶에 비해 뭐가 대단하다고 아끼겠나. 다만 워낙 다른 성격이다보니 인간 김혜은과 영화 속 배역과 계속 부딪히더라. 담배를 입에 물은 순간 음란한 생각이 들기 시작하는 게 너무 무서웠다.

임성균 기자
임성균 기자

-최민식과 맞상대를 하다시피 했는데.


▶여자 최민식이 되고 싶단 생각이 들 정도였다. 연기도 연기지만 인격적으로도 너무나 닮고 싶은 선배였다. 촬영이 없을 때도 최민식 선배 촬영하는 걸 지켜보러 갔다. 다른 배우들이 어떻게 하는지를 알아서 내 연기가 그들 속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갈 수 있으니깐.


-원래 최민식과 침대에서 좀 더 찐한 장면이 있었다고 하던데 편집됐는데.


▶최민식 선배가 나를 위에 올리면서 '내 위엔 니가 있다 아이가'라는 장면이 있긴 했다. 하지만 베드신은 아예 처음부터 없었다. 정말 베드신이 필요하다면 가족과 깊은 고민을 나눌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 꿈을 위해 가족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는 않다. 나와 결혼했을 때 그 사람에게 나는 배우가 아니었으니깐. 남편이 교회 장로이기도 하고.


-올해 일일드라마 등 출연작들이 대기 중인데.


▶아직 정확한 대본을 받은 게 아니지만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 그래도 영화 맛을 봤으니 나를 필요로 하는 분들이 계시면 또 영화 작업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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