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Starnews Logo

'베를린'이어 '파파로티'..한석규를 주목하다③

'베를린'이어 '파파로티'..한석규를 주목하다③

발행 :

김현록 기자

[★리포트]

사진


한때, 한석규를 말하지 않고 한국 영화를 말할 수 없던 때가 있었다. 1990년대 한석규는 '흥행 보증수표'라는 단어로 설명이 부족한 대스타였다.


스크린 데뷔작 '닥터봉'(1995)은 그해 가장 흥행한 한국 영화였다. '은행나무 침대'(1996), '초록 물고기'(1997), '넘버7'(1997), '접속'(1997), '8월의 크리스마스'(1998), '쉬리'(1999), '텔미썸딩'(1999)까지 출연작이 모조리 히트했다. 단순히 관객을 불러 모으는 데만 성공한 것이 아니었다. 판타지 멜로부터 블랙코미디, 느와르, 스릴러, 액션 블록버스터까지 자유롭게 장르를 넘나들었고, 당시 620만 관객을 모은 '쉬리'로 한국영화 흥행 역사를 새로 썼으며, '초록물고기'와 '8월의 크리스마스' 등은 두고두고 회자되는 명작으로 남았다. 잔잔한 순간부터 터질 듯한 순간까지, 작품에 녹아든 그의 명연기야 두말하면 잔소리다.


2013년, 한석규의 시대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천천히 많은 것이 바뀌고 있다. 늘 크레디트의 맨 앞을 장식했던 그의 이름이 다른 배우에 뒤이어 등장하기도 하고, 영화 속 비중이 뒤바뀌기도 한다. 그럼에도 한석규의 존재감은 여전히 묵직하다. '베를린'과 '파파로티'는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액션 스릴러 '베를린'에서 한석규는 독일 베를린에서 활동하는 국정원 요원 정진수 역을 맡았다. 영화의 원톱은 북한 비밀요원 표종성 역의 하정우다. 북한 비밀요원과 한국 국정원, 미국 CIA와 이스라엘 모사드, 아랍연맹이 뒤얽히는 사건의 중심에 표종성이 있고, 정진수는 추적자이자 조력자로 그와 함께한다. 여전히 날랜 몸과 지독한 집념을 보여주는 한석규는 15년 전 '쉬리'에서 한국에 잠입한 북한 요원을 쫓다가 시간이 지나 베를린에 파견 온 듯한 느낌마저 풍긴다. 긴장감이 팽팽하다.


휴먼 드라마 '파파로티'의 한석규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베를린에서 휘날리던 헤어스타일은 비슷하지만, 이번엔 변두리 예고의 성악 선생님 상진이 됐다. 후줄근하게 늘어진 채로 까칠함만 늘어가는 하루하루를 보내던 그는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조폭 똘마니 하나를 제자로 들여 가르치게 된다. 한석규와 이제훈은 웃음과 눈물이라는 흥행 코드를 관통하는 대중영화와 썩 어우러진다. 한석규는 영화 안팎으로 제자이자 후배를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제대로 해낸다. 이는 한때 성악가를 꿈꿨던 한석규 자신의 꿈이 투영된 역할이기도 했다.


한석규는 '파파로티' 개봉을 앞두고 여러 매체와 인터뷰를 했다. 토크쇼에 나가 제법 길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기도 했다. 지난 수년간 영화 전문지 외에는 한사코 인터뷰를 거절했던 그의 이력을 돌이켜보면 더더욱 눈에 띄는 변화다. 2013년 한석규의 여전한 존재감과 드라마틱한 변화를 동시에 목격한다. 스스로를 만족시키기 위해 연기한다는 이 드물고도 고집스러운 배우의 다음 행보는 어디를 향할까.

영화 '베를린'의 한석규(자신 왼쪽)와 '파파로티'의 한석규
영화 '베를린'의 한석규(자신 왼쪽)와 '파파로티'의 한석규

주요 기사

    연예-영화의 인기 급상승 뉴스

    연예-영화의 최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