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멸 감독의 '지슬'이 1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뒀다. 독립영화계에선 '오멸'이 '똥파리'를 넘어 '워낭소리' 기적을 재연할 지 눈여겨보고 있다.
8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슬'은 지난 7일 5473명을 동원, 누적 8만 9494명을 기록했다. 지난 6일 8만명을 넘어선지 하루만에 9만명에 임박한 것. 이 같은 추세라면 독립영화에 1000만명에 해당한다는 10만명 돌파도 이번 주 중 무난히 이룰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다. '지슬'은 현재 추세라면 2009년 독립영화 신드롬을 일으킨 '똥파리'(12만명) 기록을 훌쩍 뛰어넘을 태세다. '지슬'의 이 같은 돌풍은 지난해 독립영화 최대 화제작 '두개의 문'이 7만 3294명을 동원한 것을 고려하면 무척 고무적이다.
외적인 조건도 개선되고 있다. '지슬'은 지난 달 1일 제주 지역에서 개봉한 뒤 21일부터 전국 관객을 만났다. 이례적으로 지방에서 첫 공개를 한 뒤 서울 및 전국으로 개봉을 시작한 것. 당초 17개 스크린에서 시작했다가 70여 개로 늘었다가 다시 60여개 스크린으로 줄었다. 하지만 스크린당 관객 점유율이 높아지면서 흥행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지슬'이 멀티플렉스 CGV 뮤비꼴라주 확대 및 경기 영상위원회의 다양성영화 육성 지원에 첫 번째 수혜자가 된 것도 주목할 지점이다. 더 안정적으로 더 많은 관객을 만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슬'은 제주4.3사건 당시 학살을 피해 동굴에 숨어살던 제주 주민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4관왕에 이어 브졸국제아시아영화제 황금수레바퀴상,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등을 수상했다.
관객들의 울림은 점점 더 퍼져 나가고 있다. 영화를 본 박찬욱 감독과 권해효, 요조 등이 추천을 하기 시작해 이적, 이재명 성남시장 등이 트위터를 통해 홍보에 나섰다. '지슬'에 관한 입소문은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더욱 번지고 있다.
영화계에선 '지슬'이 '똥파리'를 넘어 독립영화 최대 흥행작인 '워낭소리'(296만명)까지 갈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다. '워낭소리'와 '지슬'이 관객층과 스크린 환경이 다르긴 하지만 상영 초반부터 조용히 돌풍을 일으키는 현상은 비슷하기 때문이다.
과연 '지슬'이 1억 관객시대를 연 한국영화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지 지켜봐야 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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