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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빈 "2세는 딸 원해..나 닮아 고집셀 듯"(인터뷰)

배수빈 "2세는 딸 원해..나 닮아 고집셀 듯"(인터뷰)

발행 :

안이슬 기자

영화 '마이 라띠마' 수영 역 배수빈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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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오래도 기다렸다. 지난 2011년 촬영을 시작한 '마이 라띠마'가 2년 만에 관객을 만나게 됐다. 지난 해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호평을 받은 뒤 도빌아시아영화제를 거쳐 드디어 일반 관객에게 영화를 소개하는 것이다.


영화가 영화제에서 평가를 받고 개봉을 기다리는 동안 배수빈(37)은 영화 '26년' 연극 '광해, 왕이 된 남자' 등에 출연하며 쉬지 않고 작품 활동을 이어가며 내실을 다졌다. 그 사이에 사랑하는 여인을 만나 결혼까지 앞두고 있다. 영화 개봉과 결혼을 앞두고 있는 배수빈을 서울 아트나인에서 만났다. 축하인사를 건네자 그는 사람 좋은 너털웃음을 보였다.


그간 작품에서 정조, 광해, 레스토랑 경영자, 회장 아들 등 주로 '럭셔리'한 삶을 살았던 배수빈. '마이 라띠마'에서는 취업에 실패하고 방황하는 수영 역이다. 그간 작품 중 가장 신분이 하락한 것 같다며 수영의 어떤 면에 반했는지 물었다. 의외로 자신과 닮은 부분이 많단다.


"수영이는 저랑 비슷했어요. 찌질하고 어리숙하고, 투박하고. 그런 부분이 많이 비슷해서 시나리오를 보면서 부끄러운 기분이 들었어요. 내 삶을 돌아보게 됐고요. 그러면서 '나만 부끄러운 걸까' 생각해보면, 그건 제 얘기만은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참여하게 됐죠."


"방랑자까지 갔으니 갈 데까지 갔네요(웃음). 신분상으로는 가장 낮지만 그런 선택을 해야만 했던 사회적인 배경들을 영화 안에서 수영을 통해 보여준 것 같아요. 욕망들을 쫓아서 그때 그 때 변하는 모습들, 그런 것으로 인해 인간 본성의 밑바닥을 훑어내는 것이죠. 우리가 그렇게 살고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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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태 감독은 방황하던 마이 라띠마(박지수 분)와 수영의 이야기에 결말을 두지 않았다. 해피엔딩도, 새드엔딩도 아닌 묘한 결말, 이를 연기한 배우는 어떻게 느꼈는지 물었다.


"그 다음의 삶은 계속되는 거죠. 각자의 삶에 어떤 파도들이 몰려올 수도 있는 것이고요. 저는 그 열린 결말이 좋아요. 각자에게 주어진 삶이니까. 그래서 성장영화인 것 같아요."


첫 장편영화 연출에 도전한 유지태 감독과 연기 경력이 전무한 신인 박지수와 함께한 '마이 라띠마'. 추운 날씨와 빠듯한 예산은 촬영에 어려움을 주기도 했지만 현장 분위기는 항상 즐거웠다. 인터뷰 이전부터 배수빈은 유지태 감독의 연출에 대해 "굉장히 섬세하다"며 칭찬을 늘어놓았다. 신인 박지수와의 호흡은 어땠는지 묻자 그는 "지수는 똑똑한 친구"라고 설명했다.


"첫 연기 치고는 어마어마한 연기를 했죠. 제 첫 연기를 생각해보면 전 볼 수도 없거든요. 지수가 참 좋은 사람들을 만난 것 같아요. 좋은 프로젝트에 잘 참여했죠. 스태프들 모두가 독려해주고 응원해주는 그런 환경에 연기를 할 수 있는 신인배우가 얼마나 되겠어요? 다 자기 복이죠. 첫 영화가 도빌영화제 대상인데(웃음). 이제 다음 행보는 본인이 걸어가는 거죠."


한국인과 일본인의 우정을 그렸던 '백자의 사람', 광주민주항쟁 이후의 삶을 그린 '26년', 사회적 약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마이 라띠마'까지, 최근의 작품 선택이 사회적 이슈와도 맞닿아 있는 것 같다고 묻자 그는 "전혀 그런 것은 없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 사회적인 문제를 다룬 것들을 하겠다고 정해 놓은 것은 전혀 아니에요. 그렇지만 항상 배우로서 책임감은 있어요. 그건 제 욕심인 것이고, 이제 결혼도 하니까 생계를 책임지는 것도 제 몫이니까요. 상황에 맞는 것들을 해야겠죠. 배우니까요. 노숙자도 했는데 이제 뭔들 못하겠어요?(웃음)."


배우 배수빈/사진=이동훈 기자
배우 배수빈/사진=이동훈 기자


'마이 라띠마'의 촬영과 개봉까지 걸린 2년 동안 유지태 감독과 소유진이 결혼을 했고 배수빈까지 결혼을 앞두고 있다. '마이 라띠마'에 뭔가 있는 것 같다고 농을 던지자 배수빈은 요즘 주위에서도 결혼을 많이 한다며 "올해는 결혼의 해 인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다들 결혼을 하고) 좋은 것 같아요(웃음). 유지태 감독의 생각들이 좋아요. 유 감독님이 사는 걸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죠. 유지태 감독 부부가 어떻게 사는지를 보면 정말 잘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정말 인연이 될 사람들이 제대로 만나서 꽃을 피우는구나 하는 생각이요. 감독님 부부를 보면 둘이 같이 있음으로 해서 주변도 좋아요. 좋은 에너지를 받고. 저도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할 수 있죠."


결혼을 한다는 것은 동시에 부모의 역할까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것. 되도록 빨리 아이를 가지고 싶다는 배수빈은 이제야 부모가 되어볼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단다.


"지금에서야 해볼까? 한번 잘 키워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늦을 바에는 차라리 정말 많은 것들을 생각하고 모든 준비를 마치고 부모가 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저는 딸을 원하는데 고집이 저를 닮으면 고집이 장난이 아닐 것 같아요."


지금까지 쉼 없이 작품 활동을 해온 배수빈. 왜 이렇게 쉬지도 않고 일만 하느냐 묻자 "놀면 뭐 하겠어요"란다. 지금까지는 자신이 좋아하는, 끌리는 일을 했다면 한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면에서 분명 달라지는 점도 있을 터.


"사실 저는 슬럼프가 없었어요. 그렇게 따지면 전 인생이 슬럼프예요. 매 작품마다 너무 어렵고 너무 힘들거든요. 물론 그 힘든 것이 조금씩 덜어지는 느낌은 있어요. 굳이 그걸 슬럼프로 말하고 싶지는 않아요. 매번 있었던 것이니까 그걸 슬럼프라고 하면 제 인생을 부정하는 것 같아요(웃음)."


"이제 결혼도 하니까 더 열심히 해야죠. 지금까지는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많이 했어요. 저에게 의미가 있고 끌리는 것들을요. 이제 좀 바뀌겠죠? 생활 최전선에 있으니. 그 안에서 절충을 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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