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Starnews Logo

이병헌 "월드스타? 미국에선 '헌이병'"(인터뷰)

이병헌 "월드스타? 미국에선 '헌이병'"(인터뷰)

발행 :

안이슬 기자
배우 이병헌/사진=블루미지 제공
배우 이병헌/사진=블루미지 제공


배우 이병헌(43)에게 2013년은 남다른 해다. 두 번째 할리우드 진출작 '지.아이.조2'와 세 번째 할리우드 출연작 '레드: 더 레전드'가 연이어 관객을 만나게 된데다 오는 8월 10일 결혼까지 겹경사를 맞이했다.


그간 "나는 할리우드에서 아직 신인배우"라고 자신을 낮췄던 이병헌, '레드: 더 레전드' 이후에는 어깨에 힘을 좀 줘도 될 듯하다. 그가 연기한 킬러 한은 브루스 윌리스, 존 말코비치, 헬렌 미렌 등 쟁쟁한 배우들 사이에서도 존재감이 확실하다.


영화 '레드: 더 레전드'의 개봉을 앞둔 이병헌을 서울 중구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만났다. 웃음이 끊이지 않았던 한 시간의 인터뷰를 키워드로 정리해봤다.


◆ 코미디


'레드: 더 레전드'에서 이병헌의 액션 만큼 눈길을 끄는 것은 코믹 연기다. '광해, 왕이 된 남자'로 처음 코믹연기에 도전했던 이병헌, 미국식 코미디를 선보여야 하는 '레드 더 레전드'는 또 다른 도전이었다. 그래도 이병헌의 관록이 어디가랴. 소화기를 멋지게 다리로 차 내고는 이내 다리를 절뚝거리는 소소한 코믹액션은 그의 애드리브로 탄생했다.


"코미디를 한다는 건 제 몸에 그 나라 정서가 배어 있어야 해요. 처음에는 아이디어를 낼 생각도 못했죠. 액션을 하다 보니 소화기를 휘두르고 맞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서 브루스 윌리스에게 얘기 했어요. 제가 생각한 유머는 상대방이 그냥 소화기를 들기만 했는데 오버해서 차버리고는 아파하는 그런 모습이었죠. 관객들이 캐치할 수 있을까 했는데 다행히 알아보신 것 같아요."


◆ 안선생님과 말선생님?


"어릴 때 친구들과 극장에서 오징어를 먹으며 봤던 '양들의 침묵' 같은 명작에 나왔던 배우들과 연기를 한다고 생각하니 현실감이 없는 느낌이었어요."


이병헌에게는 우상이었던 배우들이 한 자리에 모인 '레드: 더 레전드' 촬영은 이병헌에게는 꿈같은 시간이었다. 심지어 그들에게 시원하게 발차기를 날리기까지 하니, 천하의 이병헌도 떨리지 않을 수 없었다.


"냉장고문에 묶인 채 하는 액션신은 저에게는 두 가지 의미가 있어요. 하나는 프리미어에서 큰 박수를 받았던 것과 안소니 홉킨스, 브루스 윌리스 등을 한대씩 두들겨 패고 들어갔던 것이죠. 그런 일이 언제 또 있겠어요? 심지어 안선생님(안소니 홉킨스)까지! 안성생님과 말선생님(존 말코비치)에게 두 번 연속으로 발차기를 하는데, 조금만 잘못되면 큰일 날 신이었죠. 그때 약간 긴장했어요."


배우 이병헌/사진=블루미지 제공
배우 이병헌/사진=블루미지 제공

◆ 한국어


이병헌의 요청으로 중국인에서 한국인으로 달라진 킬러 한. 캐릭터가 한국인이 되며 이름도, 설정도 모두 달라졌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그의 이름. 한국인이 듣기에는 다소 어색한 '한조배'라는 이름이 탄생했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박창이의 현대판 인물로 킬러 한을 설정했다는 이병헌은 극 중 이름을 한창이로 바꿀까도 고민했단다.


"작가가 고민을 해서 이름을 지은 것이 한국 성을 다 합친 한조배였어요. 어색하잖아요. 자연스럽게 고칠까 했지만, 이것도 강하게 남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뒀어요. 한창이로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했죠. 어차피 이 캐릭터는 '놈놈놈'의 박창이가 현재를 산다는 기분으로 연기했으니까요."


웃으며 얘기한 에피소드지만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당연한 현상이기도 했다. 이병헌은 "아직도 미국에서는 내 이름을 '리~' '헌~' '병~' 한 글자씩 댄다"며 "헌이 내 성인줄 알고 헌이병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 무술의 달인?


'지.아이.조: 전쟁의 서막'과 '지.아이.조2', '레드: 더 레전드'까지 그는 할리우드 영화에서 화려한 액션을 선보였다. 배테랑 무술감독 정두홍과 합을 맞춘 완벽한 액션연기 덕분일까. 브루스 윌리스는 이병헌을 '무술의 달인'으로 생각한단다.


"브루스 윌리스와 함께 인터뷰를 한 적이 있는데 이병헌은 어떤 사람이냐 물으니 '이병헌은 저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는 엄청난 액션스타'라고 하시더라고. 과장해서 칭찬해주는 말씀인가 했는데 실제로 저를 무술의 달인으로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운 좋게 연기를 하면서 어릴 적 배운 태권도를 몸이 기억하는 바람에 써먹을 수 있게 된 정도인데. 언젠가 제가 실상을 말씀드리면 실망 하실지도 몰라요."


배우 이병헌/사진=블루미지 제공
배우 이병헌/사진=블루미지 제공

◆ 아버지


이병헌은 '레드: 더 레전드'를 인생 최고의 영화로 꼽았다. 전설적인 배우들과 함께 한 것도 의미가 있었지만 아버지와 추억이 담겨있는 것도 개인적인 이유였다. 감독의 아이디어로 '레드: 더 레전드'에는 이병헌이 5살일 때 아버지와 찍었던 사진이 사용됐고, 엔딩크레딧에도 이병헌 바로 아래 아버지의 이름이 들어갔다.


"아버지를 영화로 보니까 감회가 남달랐어요. 사진도 뚱뚱하게 나오더라고요(웃음). 저희 아버지가 그렇게 뚱뚱하지는 않았는데. 저에게는 개인적인 의미지만 굉장히 감개무량하고 감동적인 순간이었죠. 스튜디오 사람들이 사진이 굳이 필요하냐고, 자르라고 했다는데 감독이 저 장면은 절대 안된다고 했다고 들었어요."


◆ '협녀'


지난 해 런던과 몬트리올을 오가며 열심히 찍은 '레드: 더 레전드'가 오는 18일 개봉한다. 오는 8월 10일에는 이민정과 결혼식을 올리게 되고 가을부터는 차기작 '협녀' 촬영도 앞두고 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신작에 대한 기대로 설레는 요즘이다.


"새로울 것 같아요. 전도연과 영화로 따지면 두 번째 호흡인데 굉장히 노련하고 성숙한 배우가 됐고, 그래서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까 궁금해요. 신인이지만 훌륭한 연기를 했던 김고은도 합류하니까요. 영화 내용도 내용이지만 배우들과 앙상블과 시너지도 기대가 되요."


아시아에서는 한류스타, 할리우드에서는 주목 받는 신인배우인 이병헌, 인생에서 그는 어디까지 와 있을까? 그는 "마음은 이제 시작이었으면 좋겠어요"라고 답했다. 연기경력 22년의 이병헌, 그는 매번 자신만의 출발선에 서있다.


주요 기사

    연예-영화의 인기 급상승 뉴스

    연예-영화의 최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