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가박스에서 상영이 중단된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 측이 메가박스 공식입장을 재반박하며 재상영이 되지 않으면 법적인 조치를 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13일 '천안함 프로젝트'를 제작한 정지영 감독과 연출한 백승우 감독은 "영화인 대책위 대응이 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나서는 이유는, 메가박스에 대한 불만 때문이 아니다"며 "아직은 정체를 알 수 없는 그 어떤 세력에 대한, 제작 당사자로서 분노를 참을 수 없다"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앞서 메가박스는 12일 '천안함 프로젝트' 상영 중단과 관련해 관객의 안전을 위해 상영을 중단했을 뿐 정치적인 외압이나 다른 이유는 없었다"며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지난 9일 영화계 12개 단체가 메가박스의 '천안함 프로젝트' 상영 중단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가진 뒤 3일 만에 나온 공식 입장이다. 메가박스는 상영중단을 요구한 사람에 대한 고발 계획은 없으며, '천안함 프로젝트' 재상영 계획도 결정된 게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정지영, 백승우 감독은 "상영중단 사태 이후, 우리는 즉각 보이지 않는 어떤 세력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천안함 프로젝트'를 관객으로부터 유리시키려 하는구나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 세력이 누구인지 여전히 알지 못한다. 주요 보수단체에서는 자신들의 행위가 아니라고 부정하고 나섰다. 이 말이 진실이라면, 압력을 가한 세력은 규모가 작은 세력이나 힘이 없는 개인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정지영,백승우 감독은 "이러한 추측이 과도한 상상일 수 있기를 한편으로는 바라지만, 그 세력이 누구인지 간에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문화에 대한 폭력을 휘두르고 있는 것에 대해 정부당국이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는 현실도 우리의 의구심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어제 메가박스의 공식입장을 접했다. 거기엔 우리 영화계가 성명서를 통해 언급한 우리의 요구에 대한 어떠한 언급도 없다. 협박세력에 대한 고발 수사 요청도 없었고, 재상영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 오직 상영중단에 대한 변명만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메가박스는 하루빨리 보이지 않는 세력에 대한 수사를 요청하고 '천안함 프로젝트' 재상영을 결정해주십시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는 불가피하게도 업무방해 및 손해배상에 대한 법률적 검토를 곧바로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싸움이 영화계와 메가박스와의 싸움이 아니라는 것을 압니다"며 "이 싸움은 '천안함 프로젝트'를 관객으로부터 떼어 놓으려는 막강한 세력과 '표현의 자유’를 외치는 문화예술계와의 싸움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천안함 프로젝트'는 2010년 3월 26일 대한민국 해군 초계함 PPC-772천안이 백령도 해상에서 침몰했던 사건 조사에 의문을 제기한 다큐멘터리 영화. '부러진 화살'의 정지영 감독이 제작하고 백승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지난 5일 개봉했으나 유일한 멀티플렉스 상영관이었던 메가박스가 하루 만에 상영중단을 결정하자 각계 영화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규탄에 나서는 등 논란을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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