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 "'괴물' 초기단계, 정신병자 취급도.."

봉준호 감독이 영화 '살인의 추억'과 '괴물' 제작을 준비하던 당시 겪은 어려움을 털어놨다.

봉준호 감독은 18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세종대학교 대양홀에서 열린 CJ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포럼 특별 대담에서 '괴물'이 큰 성공을 거두기 전 작품을 준비할 때 마다 주변의 만류가 많았다고 밝혔다.

봉준호 감독은 "'마더'같은 경우는 '괴물'이 대성공을 한 직후여서 어둡고 심각한 내용임에도 만들기가 어렵지 않았다. '괴물'이나 '살인의 추억'은 초반 단계에서 굉장히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살인의 추억'은 내 첫 영화인 '플란다스의 개'가 완전히 대재앙으로 망한 영화였다. 두 번째로 '살인의 추억'을 준비하는데 연쇄 살인사건 얘기인데 범인이 잡히지 않는다면 관객들이 엄청 화를 내지 않겠느냐, 만들지 마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설명했다.

봉준호 감독은 "'괴물' 때는 거의 정신병자 취급을 받았다. 백주대낮에 한강에 괴물이 뛰어다닌다니, 병원에 가봐라 하시더라. '살인의 추억'이 성공해서 맛이 간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많이 들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봉 감독은 "그런 얘기를 들을수록 더 오기가 생겼다. '만들어서 보여주마'하는 앙심을 품게 됐고 그걸 원동력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함께 대담에 참여한 제프리 카젠버그 드림웍스 최고경영자도 봉준호 감독과 같이 도전 정신을 가진 감독들에 대해 박수를 보냈다.

제프리 카젠버그는 "그런 도전정신이 강한 감독들이 가장 재능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제작자로서 일할 때 끈질기고 고집 센 감독을 만나는 것을 피한 적이 없다. 그 사람들이야말로 가장 위대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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