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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건 "'우는 남자', 기쁨의 눈물 흘렸으면"(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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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장동건/사진=CJ E&M 제공
배우 장동건/사진=CJ E&M 제공

배우 장동건(42)이 '아저씨'의 이정범 감독과 의기투합했다. 강한 남자를 주로 연기한 장동건과 액션 느와르를 사랑하는 이정범 감독이 만났으니 역시나 결과물은 남자의 묵직한 이야기다.

'우는 남자'의 개봉을 앞두고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장동건을 만났다. 장동건은 이정범 감독의 '우는 남자'가 매너리즘을 극복하는 시작점이 된 작품이라고 말한다. 근 몇 년간 슬럼프를 겪었다는 장동건, '우는 남자'는 그에게 연기 인생 2막을 열어주는 작품이 될까? 그는 '우는 남자'로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남자가 되길 소망하고 있다.

'우는 남자'에서 장동건이 맡은 역은 어린 시절 엄마에게 버림받고 킬러로 성장한 곤이다. 임무를 수행하던 중 실수를 하게 되고, 이와 관련된 타깃인 모경(김민희 분)을 만나게 되며 그는 잊고 있던 모성을 발견하게 된다. 킬러 역으로 분하는 만큼 액션 또한 만만치 않았다. 무려 4개월이나 액션스쿨에서 구르며 틀을 벗어난 자연스러운 액션 연기를 만들어냈다.

"4개월 동안 액션 합을 맞추고 훈련을 했는데 어느 날 감독님이 '이런 액션을 아닌 것 같다'고 하셨어요. 캐릭터가 가지는 감정과 액션이 연결됐으면 하셨죠. 그래서 점점 사실적인 액션으로 바뀌기 시작했어요. 처음 연습할 때는 주먹이 날아오며 '탁, 탁, 탁'하고 멋지게 막아내는 것이었는데 자기반성을 하고 처절한 인물이 그렇게 액션을 할 것 같지는 않다는 것에 저도 동의 했어요. 그동안 캐릭터와 액션을 따로 생각했었다는 것에 스스로도 '아차'했죠."

장동건도 이제 40대에 접어들었다. 요즘이야 리암 니슨처럼 중년의 나이에도 액션연기를 하는 배우들이 많지만 장동건 스스로는 이 작품이 마지막 액션이 될 수도 있겠다는 섣부른 걱정을 하기도 했었다.

"이 영화를 찍기 전에 액션에 대한 부담이 있었어요. 4년 정도 몸 관리를 안했었으니까요. 액션을 준비하며 처음 한 달은 이게 마지막 액션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점점 더 괜찮아지더라고요. 액션 연습이 40대 남자 한 개인의 삶에 도움이 됐죠(웃음). 어깨가 안 좋아져서 투수를 3년 정도 못했었는데 다시 공을 던질 수 있게 됐어요. 동료들도 놀랐죠. 다시 10년 전으로 돌아간 것 같아요."

배우 장동건/사진=CJ E&M 제공
배우 장동건/사진=CJ E&M 제공

이제 60대가 넘어서 까지 장동건의 연기를 볼 수 있는 것이냐 묻자 그는 "그랬으면 좋겠다"며 웃어보였다. 꾸준한 운동으로 영화가 끝날 즈음에는 '보여줘도 될 만한' 몸을 만들었지만 영화에는 실리지 않았다. 이번 작품에서 쌓은 노하우로 다음 기회에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것이 그의 욕심이다.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으로 몸을 만든 건 아닌데 찍어가면서 점점 몸이 좋아지니까 욕심도 나더라고요. 영화 끝날 때 즈음 몸이 보여줘도 창피하지 않을 정도가 됐어요. 이제 노하우가 생겼으니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제대로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후반부에 한번 보여줄까 싶었지만 그 때 '용의자'의 공유가 나왔어요(웃음). 그 정도는 아니라서 그냥 접었죠."

전국 628만 명을 동원한 감독의 전작 '아저씨'와 같은 장르이니 부담이 될 법한데 장동건은 오히려 그런 생각은 들지 않는단다. 오히려 장동건은 이정범 감독이 액션 느와르 장르에서 장인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사적인 자리에서 감독님에게 '나는 당신이 한국의 기타노 다케시 같은 감독이 됐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어요. 기타노 다케시 영화는 다 같은 장르에 같은 배우를 캐스팅하는데도 그 영화들이 비슷하다는 얘기는 하지 않아요. 이정범 감독도 한 장르에 대해 장인 같은 감독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영화의 제목인 '우는 남자', 한 번 들었을 때 그렇게 와 닿는 제목을 아니었다. 영화의 운명은 제목을 따라간다는 농을 던지자 그는 "기쁨의 눈물, 환희의 눈물을 흘렸으면 좋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흥행도 흥행이지만 영화가 좋다는 평을 많이 받았으면 하는 욕심이 더 커요.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것은 상업영화 성공의 큰 잣대니까 물론 손익분기점은 넘었으면 하죠. 이정범 감독의 영화이니 '아저씨'의 기록을 깨는 것이 사실 제일 좋은 것일 텐데 쉽지는 않겠죠. 청소년관람불가 영화잖아요."

'태풍', '워리어스 웨이', '마이 웨이'에 이어 '우는 남자'까지, 장동건의 필모그래피는 주로 남자의 향기가 짙은 작품으로 채워져 있다. 평소에 기가 센 성격이 아닌 장동건은 영화에서만큼은 강한 남자 캐릭터에 끌린단다.

"평소와 반대라서 끌리는 것이 있는 것 같아요. 친구들과 있을 때 호기를 부리는 성격이 아니에요. 보면서 자란 영화들도 영향을 미쳤어요. 영화에 관심을 가지게 한 작품들이 알파치노, 로버트 드니로 같은 배우들이 나오는 느와르 영화였어요. 그런 걸 보고 자라서인지 동경이 있는 것 같아요."

배우 장동건/사진=CJ E&M 제공
배우 장동건/사진=CJ E&M 제공

미남배우라는 타이틀을 달고 살았던 20여 년, 이를 받아들이는 장동건의 마음에도 변화가 생겼다. 예전에는 일부러 거친 역할, 자신을 망가뜨리는 역할을 선택하기도 했다는 장동건은 이제는 미남배우 타이틀이 싫지 않다고 솔직히 말한다.

"처음 저에게 관심을 가지게 해준 것이 외모이니 당연히 득이죠. 잘생겼다는 건 하나의 이미지인 것 같아요. 미적 감각은 당연히 변하기 마련인데 이미 저에게 (미남배우라는 것이)하나의 이미지가 되어버린 거죠. 한때는 그게 싫어서 혼자만의 반항을 하던 시기도 있었어요. 작품을 선택할 때도 최대한 외모가 상관없는, 망가뜨리는 역할을 하고 다른 걸 보려주려는 때가 있었죠."

그간 겪어온 수많은 영화들이 모두 장동건에게는 각기 다른 의미가 있을 터. '우는 남자'는 그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왔을까. 장동건은 이 영화를 통해 매너리즘에 빠져있던 자신에 대해 반성을 하게 됐다고 진지하게 답했다.

"어느 순간 매너리즘에 빠져있었던 것 같아요. 배우에게도 슬럼프가 있어요. 작품의 성공을 떠나서 연기를 할 때 뭔가 이유 없이 괴리감이 들고 집중이 되지 않을 때가 있죠. 소지섭이 어떤 시상식에서 슬럼프에 대한 얘기를 하는데 전 그게 어떤 의미인지 알 것 같았어요. 저도 그런 시기를 최근 몇 년 겪었죠. 그 원인이 매너리즘이었던 것 같아요. 아직 완벽히 벗어난 건 아니에요. 자각하고 벗어나는 단계에 있죠. 발전이라는 건 현실을 인정해야 하는 것이니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우는 남자'가 반성의 의미가 되는 작품이라면 다음 작품에서는 달라진 장동건을 기대해도 될까. 그는 "끌리면 하자"는 생각으로 차기작을 검토하고 있다. 작은 작품이라도 끌린다면 도전하겠다는 것이다. 규모 큰 상업영화를 주로 했던 그에게는 이 또한 큰 변화다.

"아직 결정을 하지는 않았는데 한두 가지 작품을 보고 있어요. 큰 영화는 아니에요. 지금 같은 마음의 변화가 없었다면 아마도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큰 영화죠. 지금은 그런 작품들이 마음에 들어와요. 만약 이 작품을 하지 않게 되더라도 예전과 같은 이유는 아닐 거예요."

안이슬 기자drunken0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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