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Starnews Logo

'트랜스포머4' 시리즈 최악의 향연.."지금까진 모두 잊어라"

'트랜스포머4' 시리즈 최악의 향연.."지금까진 모두 잊어라"

발행 :

전형화 기자

[리뷰]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

사진

'트랜스포머'가 돌아왔다. '지금까지는 모두 잊어라'라는 카피를 들고 왔다. 카피 그대로다.


23일 서울 용산CGV에서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이하 트랜스포머4)가 언론시사회로 첫 선을 보였다. '트랜스포머'는 로봇 블록버스터의 새로운 장을 연 시리즈. 변신로봇이 등장하는 이 시리즈에 한국에선 '트랜스포머'(2007년, 744만명), '트랜스포머2'(2009년, 750만명), '트랜스포머3'(2011년 778만명)이 관람하며 열광했다. 3편으로 2272만명을 동원했으니 한국 관객이 얼마나 '트랜스포머'를 사랑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트랜스포머4'는 '트랜스포머3' 이후 달라진 시대를 그린다. 시카고 사태 이후 5년, 미국 정부는 오토봇과 디셉티콘의 전쟁으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고 도시가 처참하게 파괴되자 트랜스포머에 대해 체포령을 내린다. 디셉티콘이 사냥되고 오토봇이 모습을 감춘 상황에서 딸 하나 바라보며 새로운 기술을 발명해 떼돈을 벌겠다는 철부지 아빠 케이드 예거(마크 윌버그)는 우연히 폐기 직전 고물차로 변해있던 옵티머스 프라임을 깨우게 된다. 옵티머스 프라임이 발견되자 그를 쫓던 새로운 악의 세력이 찾아와 위협한다.


'트랜스포머'는 변신로봇을 첫 차로 갖게 된 소년의 모험담이었다. 변신 로봇 덕에 섹시한 여자친구를 얻게 된 건 덤이다. 그야말로 소년의 로망이다. 이 로망은 시리즈가 점점 진행되면서 이야기가 커지자 스윽 사라졌다. 변신 로봇끼리 전쟁은 더 이상 소년의 로망이 감당할 수 없는 이야기로 커졌다.


마이클 베이 감독은 '트랜스포머4'를 그래서 앞선 시리즈를 정리하고 새로운 이야기로 나가려는 짐검다리로 삼으려 한 듯하다. 시리즈를 이끌던 샤이아 라보프 대신 마크 윌버그를 철부지 아빠로, 섹시 여친 대신 섹시한 딸로 니콜라 펠츠를, 니콜라 펠츠의 남자친구로 잭 레이너를 투입했다.


그동안 인류와 손잡고 디셉티콘과 싸우던 오토봇은 배신당한다. 인류는 안보를 외계 로봇에게 맞길 수 없다며 트랜스포머를 탄압하고 그 기술을 빼앗는다. 자유자재로 변하는 금속을 발견해 트랜스포머를 창조한다. 그 배후에는 트랜스포머의 창조주 명령을 받는 새로운 트랜스포머 락다운이 있다.


인간의 배신에 치를 떠는 옵티머스 프라임은 마지막으로 인류의 수호자를 자처하고 새로운 동료인 공룡 트랜스포머 다이노봇과 힘을 합친다.


새로운 시리즈가 탄생할 때마다 새로운 로봇을 등장시켰던 마이클 베이는 이번에도 공식을 이어간다. 시리즈의 상징인 옵티머스 프라임과 범블비 외에 쌍권총 변신로봇 크로스헤어, 시가를 입에 문 무기전문가 하운드, 사무라이를 연상시키는 드리프트를 내놓았다.


다이노봇은 '트랜스포머4' 신의 한수다. 티라노사우루스로 변하는 그림록을 비롯해 트리케라톱스 슬러그, 스피노사우루스 스콘, 익룡 스트레이프까지 공룡 트랜스포머는 가슴이 뛰게 만든다.


문제는 이 공룡로봇들이 나올 때까지 너무 긴 시간을 참고 견뎌내야 한다는 점이다.


마이클 베이 감독은 '트랜스포머'를 내놓을 때마다 평론가들에게 혹평을 받았다. 그는 "평론가들을 위해 영화를 만들지 않는다"고 맞서왔다. 남의 말은 좀 들을 필요가 있다.


아무리 '트랜스포머' 시리즈가 이야기보단 변신로봇이라고 하지만 '트랜스포머4'는 시리즈 최악이다. 이야기가 바다를 넘어 대륙을 지나 우주로 사라진다. 다이노봇이 시나리오를 뚫고 지나간 듯하다.


갑가지 변신로봇에 의리를 외치는 아빠 마크 윌버그도 , 뜬금없이 딸의 남친이라며 등장해 열혈 카액션을 펼치는 잭 레이너도, 아빠보단 남친을 외치는 니콜라 펠츠도 구멍이 숭숭 뚫린 이야기를 막진 못했다.


폐차 일보 직전이던 옵티머스 프라임이 갑자기 새롭게 탈바꿈한 것까진 이해한다 하더라도 하늘을 나는 거대 요새에서 그리 쉽게 탈출하는 것도 양해할 수 있다 치더라도 마지막 홍콩 하이라이트에 가면, 자기가 만든 시리즈를 이렇게 파괴할 수도 있구나란 감탄마저 든다. 인간이 만든 트랜스포머 갈바트론이 휘리릭 변신할 때는 CG비용이 아까웠나라는 의심마저 든다.


마이클 베이 감독은 '트랜스포머4'를 만들면서 중국시장에 상당히 공을 들였다. 중국배우 리빙빙을 비롯해 슈퍼주니어에서 탈퇴한 한경을 출연시킨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을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 오디션으로 출연진을 뽑겠다고 공표했었다. 공 들인 만큼 중국은 '트랜스포머4'에 오롯이 녹아들었다. 베이징에서 홍콩까지 차를 타면 바로 도착한다. 변신로봇을 탄 것도 아니다. 한경은 3초 가량 등장했다가 외마디 비명을 지르고 사라진다. 중국 투자사가 완성본을 보고 투자를 철회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이해가 간다.


'트랜스포머4'는 시리즈 사상 가장 길다. 3시간에 육박하는 164분이다. 1편은 135분, 2편은 149분, 3편은 152분이었다.


'트랜스포머'가 처음 등장했을 때 변신로봇이 전하는 경이로움은 더 이상 없다. 새로운 것을 만들려면 먼저 파괴를 해야 한다. 마이클 베이 감독은 너무 파괴했다. 그는 2016년에 '트랜스포머5'를 내놓는다.


'트랜스포머4'는 미국보다 이틀 앞선 6월25일 한국에서 개봉한다. 12세 이상 관람가. 3편에 이어 4편에도 메간 폭스 디스가 등장하지만 '트랜스포머'에는 메간 폭스가 진리라는 말이 새삼 떠오른다.


전형화 기자aoi@mtstarnews.com


<스타뉴스 페이스북 페이지: www.facebook.com/starnewskorea>


주요 기사

    연예-영화의 인기 급상승 뉴스

    연예-영화의 최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