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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에 웃고 스릴러에 울다①

할리우드에 웃고 스릴러에 울다①

발행 :

전형화 기자

[2014 상반기영화결산]

사진

2014년 상반기 한국영화의 화두는 아이러니하게 할리우드였다.


디즈니 '겨울왕국'이 애니메이션 사상 처음으로 천만 관객을 동원한 데 이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2'가 한국에서 촬영하면서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6월까지 박스오피스 10위권에 한국영화는 '수상한 그녀'(865만명)와 '변호인'(올해 관객만 568만명), '역린'(384만명)과 '표적'(284만명) '끝까지 간다'(280만명, 상영중)가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12월 개봉한 '변호인'을 제외하면 4편 뿐이다.


이 기간 동안 '겨울왕국'(1029만명)과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430만명, 상영중)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416만명) '엣지 오브 투모로우'(406만명, 상영중)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396만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지켰다.


영진위 집계에 따르면 상반기 한국영화 점유율은 42.1%, 미국영화 점유율은 54.2%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한국영화 점유율은 5% 가까이 떨어졌으며, 한국영화 관객은 1000만명 가량 줄었다. 2년 연속 1억 관객을 돌파했던 한국영화는 올해는 사정이 여의치 않아 보인다. 한국영화 위기론이 솔솔 흘러나오는 이유다.


그럼에도 희망은 보였다. 다양성 영화시장이 성장하고 있으며, 대안 투자배급사 리틀빅 픽쳐스가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올 상반기 한국영화를 짚었다.


#'겨울왕국' 애니 사상 첫 천만명 돌파.. '렛 잇 고' 열풍


올 상반기 최대 화제작은 단연 '겨울왕국'이다. 1월16일 개봉한 '겨울왕국'은 애니메이션 사상 처음으로 천만명을 동원하며 1~2월 극장을 선도했다. '겨울왕국'은 OST 열풍도 이끌었다. 주제곡 '렛 잇 고'는 각종 음원사이트 1위에 올랐으며, 다양한 가수들이 불러 화제를 모았다. '겨울왕국' 흥행은 애니메이션 가능성과 함께 가족영화 시장을 환기시켰다.


#'어벤져스2' 서울 촬영..한국영화 역차별 논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져스2)가 3월30일부터 2주 가량 서울에서 촬영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서울 곳곳을 담는 건 유례없는 일이라 엄청난 관심을 끌었다. 정부 당국은 서울 도심을 전면통제하는 등 협조를 아끼지 않았다. '어벤져스2'는 외국 영상물 로케이션 인센티브로 한국에서 쓰는 제작비 중 약 30억원 가량을 돌려받았다.


'어벤져스2' 촬영에 한국영화계는 환영과 씁쓸하다는 분위기가 같이 돌았다. 서울이라는 도시가 '어벤져스2'에 담긴다는 것을 반기는 한편 한국영화 촬영에는 비협조적인 관계 당국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마침 '소녀괴담'이 지하철 촬영을 거부당하면서 역차별 논란도 일었다.


#심은경 '수상한 그녀', 김희애 '우아한 거짓말', 김고은 '몬스터' 스크린 女風


올 상반기 스크린에는 여풍이 불었다. 심은경이 주연을 맡은 '수상한 그녀'가 865만명을 동원했으며, 김희애 주연영화 '우아한 거짓말'과 김고은 주연 '몬스터'가 화제를 모았다. 남자배우 일색이었던 한국영화에 모처럼 여배우들이 중심에 선 것.


천우희가 주연을 맡은 '한공주'는 해외영화제에서 수상행진을 이어갔으며, 배두나 김새론이 출연한 '도희야'는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돼 눈길을 끌었다. '인간중독'으로 데뷔한 임지연도 상반기 주목받은 여배우 중 한 명이었다.


#여진구 '권법' 하차..200억 한중 합작영화 제작연기


여진구가 영화 '권법'에서 돌연 하차한 건 올 상반기 한국영화계 큰 이슈 중 하나였다. 여진구는 당초 200억원 규모로 제작되는 한중 합작영화 '권법'에 주인공으로 출연할 계획이었다. 계약까지 했고, 한국 투자사 CJ E&M에서 공식 발표까지 했다.


하지만 8월 촬영을 앞두고 여진구가 하차하게 되면서 영화 제작이 미뤄졌다. 이는 여진구가 영화 '내 심장을 쏴라' 출연을 결정하면서 '권법'측과 갈등을 빚었기 때문.

여진구 측에서 '내 심장을 쏴라'가 매력적이어서 5~7월까지 영화를 찍고, 8월부터 '권법'을 하겠다는 입장이었다. 반면 '권법' 측에선 무술 연습과 별도 프로모션이 있기 때문에 '권법'에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양측은 갈등을 해소하지 못했고, '권법' 측에서 여진구를 교체하는 것으로 결정을 내렸다. '권법'은 '웰컴 투 동막골' 박광현 감독이 9년 여 동안 준비해온 영화라 제작 지연은 큰 논란을 일으켰다. '권법' 측은 주인공을 다시 찾는 한편 내년 제작을 기약하고 있다.


#이병헌 최민식 배두나 등 할리우드 진출 가속화


이병헌은 올해도 월드스타로 행보를 이어갔다. 이병헌은 '터미네이터: 제네시스'에 사이보그 T-1000 역할을 맡았다. 이병헌은 '지.아이.조' 1,2편과 '레드2' 등 할리우드 영화에 연이어 출연하면서 위상이 보다 높아지고 있다.


'올드보이'로 해외 영화계에서 인지도가 높은 최민식은 뤽 베송 감독의 '루시'에 출연, 처음으로 할리우드 영화에 도전했다. 최민식은 '루시'에서 스칼렛 요한슨을 쫓는 조직 보스로 출연해 강렬한 카리스마를 과시했다. 배두나는 워쇼스키 남매의 '클라우드 아틀라스'에 이어 '주피터 어샌딩'을 찍었으며, 그리고 워쇼스키 남매가 제작하는 드라마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한공주' '허' 등 아트버스터 등장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흥행은 아트버스터라는 수식어를 알린 하나의 사건이었다. 웨스 앤더슨 감독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77만명을 동원하며 상반기 다양성영화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다양성영화로 분류돼 몇몇 다양성영화 전용관에서 상영되기보다는 일반 상업영화와 마찬가지로 여느 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는 계획을 세운 것. 이 작전은 보란 듯이 맞아떨어졌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뿐 아니라 '한공주' '허' 등이 올해 다양성영화 시장에서 잇따라 성과를 내면서 점점 예술영화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


#제67회 칸영화제 2년 연속 韓영화 경쟁 초청 불발..'끝까지 간다'는 주목


지난 5월 열린 제67회 칸국제영화제에는 2년 연속으로 한국영화가 경쟁 부문에 초청되지 못했다. '도희야'가 주목할만한 시선, '끝까지 간다'가 감독주간, '표적'이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돼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특히 '끝까지 간다'는 칸영화제 호평에 힘입어 흥행도 호조를 이뤘다. '끝까지 간다'는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쳐 패스트' '우는 남자' '하이힐' 등 쟁쟁한 경쟁작들과 경합해 꾸준한 흥행성과를 냈다.


#'우는 남자' '하이힐' '황제를 위하여' 6월 韓 스릴러 몰락


6월 지방선거와 현충일로 이어진 황금연휴에 '우는 남자'와 '하이힐'이 나란히 개봉했다. '우는 남자'는 '아저씨' 이정범 감독과 장동건이, '하이힐'은 장진 감독과 차승원이 만나 화제를 모은 영화들. 하지만 흥행성적은 썩 좋지 못했다. 뒤 이어 개봉한 '황제를 위하여'도 흥행이 참패했다. 스릴러들이 잇따라 흥행에 참패하자 영화계에선 위기론이 일었다. 단지 6월 한국영화들을 놓고 위기론이 일었다기 보단 올해 한국영화 만듦새에 대한 전반적인 우려가 6월 스릴러들 참패로 튀어나왔다. 영화계에선 자칫 2006년 한국영화 최대 호황 이후 2007년부터 침체의 늪에 빠졌던 것을 떠올리며 한국영화 재정비 기회로 갖자는 논의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리틀 빅 픽쳐스, '소녀괴담' 첫 배급


2013년 한국영화제작가협회를 중심으로 대안 투자배급사 리틀 빅 픽쳐스가 출범했다. 리틀빅픽쳐스는 한국영화제작가협회와 리얼라이즈픽쳐스, 명필름, 삼거리픽쳐스, 영화사청어람, 외유내강, 주피터필름, 케이퍼필름, 씨네21, 더컨텐츠콤 등 총 10개 회사가 주주로 참여했다. 수직계열화된 대기업 중심의 투자배급 문화에서 벗어나 대안적인 투자배급 시스템을 만들자는 노력의 일환이었다.


리틀 빅 픽쳐스는 올해 첫 배급 작품으로 7월3일 개봉하는 '소녀괴담'을 택했다. 두 번째 영화는 임권택 감독의 '화장'이다. 당초 '화장'을 첫 번째로 배급하려 했으나 제작이 늦어져 '소녀괴담'이 1호 영화가 됐다. 리틀 빅 픽쳐스가 대안 투자배급사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영화계 시선이 쏠려있다.


전형화 기자aoi@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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