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혹이 넘은 나이인데, 아직도 시장에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최형우(42)와 강민호(40)는 올해 FA(프리에이전트) 시장에서 어떤 결과를 내게 될까.
올해 FA 시장은 지난 9일 개장 후 9일 만인 18일 박찬호와 조수행(이상 두산 베어스)을 시작으로 조금씩 선수들의 행선지가 결정되고 있다.
최대어로 꼽힌 박찬호(30)가 두산과 4년 80억 원 계약을 맺으며 물꼬를 텄고, 젊은 강타자 강백호(27)가 한화 이글스와 4년 100억 원의 조건으로 이적하며 불타올랐다. 여기에 25일에는 KT 위즈가 김현수(3년 50억 원)와 최원준(4년 48억 원)을 잡으며 이적이 이뤄졌다.
트레이드도 일어났다. 6번의 한국시리즈를 경험한 포수 박세혁(35)이 2027년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을 대가로 NC 다이노스에서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했다. NC는 "미래 유망주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고 했고, 삼성은 "포수진 전력 강화와 함께 후배 포수들의 멘토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 속에서 최형우와 강민호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들은 이번 FA 시장에 나온 21명의 선수 중 둘 뿐인 40대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40대에 FA 자격을 다시 얻은 선수들은 대부분 원소속팀과 재계약을 맺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두 선수는 확실한 경쟁력이 있다.
최형우는 올해 133경기에서 타율 0.307(469타수 144안타) 24홈런 86타점 74득점, 출루율 0.399 장타율 0.529, OPS 0.928이라는 뛰어난 성적을 올렸다. 2년 연속 20홈런에, 2시즌 만에 3할 타율에도 복귀했다. 42세의 나이에도 정상급 공격력을 보여주면서 올해 KBO 골든글러브 지명타자 부문 수상이 매우 유력하다. 이 결과를 토대로 당당히 FA 신청을 했다.
강민호는 2025시즌 127경기에 출전, 타율 0.269(412타수 111안타), 12홈런 71타점 37득점, 출루율 0.336 장타율 0.417, OPS 0.753의 성적을 거뒀다. 많은 나이에도 포수로는 리그에서 3번째로 많은 876⅔이닝을 소화하며 마운드를 이끌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플레이오프까지 11경기에서 모두 선발 마스크를 쓰는 등 투혼을 펼쳤다.

야구선수로 40대를 넘긴다는 건 은퇴 시점이 가까워진다는 뜻이지만, 최형우와 강민호는 젊은 선수들보다 훨씬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 장타력 보강을 노리는 팀은 최형우를, 포수진 강화를 원하는 팀은 강민호에게 충분히 계약을 제시할 수 있다.
원소속팀인 KIA 타이거즈와 삼성도 두 선수가 필요한 건 마찬가지고, 잡으려는 의지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최형우와 강민호의 재계약이 늦어지고 있고, 삼성은 박세혁과 함께 2차 드래프트에서 장승현(31)까지 영입해 포수 뎁스를 강화했다.
올해 FA 시장에서 30대 중반 이상 선수들이 좋은 계약을 따낸 것도 강민호와 최형우에게는 호재다. 앞서 박해민(35)이 LG 트윈스와 4년 65억 원의 FA 재계약을 맺었고, 김현수 역시 괜찮은 조건으로 KT 유니폼을 입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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