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지만 올 가을 극장가는 여배우들의 톡톡 튀는 매력이 관객의 마음을 홀릴듯하다. '마담 뺑덕', '슬로우 비디오', '나의 사랑 나의 신부', '맨홀', '레드카펫' 등 10월 한국영화 홍수 속에도 서로 다른 캐릭터를 내세운 여배우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오는 2일 개봉하는 '마담뺑덕'에서 이야기를 키를 쥐고 있는 여인 덕이는 주목받는 신예 이솜이 맡았다. 덕이는 스무 살 어린 나이에 서울에서 온 교수 학규(정우성 분)를 만나 사랑하고, 그에게 버림받으며 복수를 꿈꾸게 되는 인물. 쌍꺼풀이 없는 눈매에 쭉 뻗은 팔 다리, 뽀얀 얼굴이 순수와 독기를 오고가야하는 덕이 캐릭터를 만나 독특한 분위기를 완성했다.
이솜은 영화 초반에 보여주는 순박하고 말간 매력과 후반부 악녀로 변모하는 반전 있는 캐릭터를 신예답지 않은 당찬 연기로 소화했다. 특히 정우성과 선보이는 정사신에서 보여주는 표정과 눈물은 벗은 몸 보다 덕이의 감정을 깊이 느끼게 한다.
'마담뺑덕'과 같은 날 개봉하는 '슬로우 비디오'는 어린 시절 남다른 동체시력으로 인해 따돌림을 당해 세상에 벽을 세운 여장부(차태현 분)가 세상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남상미는 여장부의 첫사랑이자 CCTV로 지켜보는 대상인 수미 역을 맡았다.
극 중 수미는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는 악바리. 시시때때로 찾아와 치근덕거리는 사채추심업자에게도 시원하게 욕을 퍼붓고, 무작정 들이대는 여장부(차태현 분)에게도 변태라고 꽥 소리를 지르는 거친 면모도 가지고 있다. 악바리 같은 수미지만 누구에게나 약한 모습이 있는 법. 첫사랑에게 자신의 초라한 모습을 들키고 싶지 않았던 여린 마음과 CCTV를 보고 있을 장부를 위해 카메라 앞에서 돌발행동을 하는 귀여운 모습도 있다.
8일 개봉하는 '나의 사랑 나의 신부' 속 신민아는 사랑스러움이 듬뿍 묻어난다. 조정석과 신혼부부로 호흡을 맞춘 신민아는 반사판 없이도 해사한 미소로 스크린을 밝게 채운다.
신민아가 연기한 미영은 남편과 싸운 후 은근한 애교로 상대를 녹일 줄 아는 귀여운 신부. 남편의 실수를 한 번쯤 눈감아 줄 수 있는 현명함도 갖췄다. 마냥 해맑은 모습 뿐 아니라 현실에 치여 잠시 꿈을 잊은 30대의 고민과 맞벌이 부부의 고충까지 공감가게 담아냈다.
닮은 꼴 배우 정유미와 김새론이 드디어 자매로 만났다. 맨홀 속에 사는 살인마라는 독특한 소재를 다룬 공포 스릴러 '맨홀'에서 호흡을 맞춘 정유미와 김새론은 연쇄살인마 수철 역의 정경호에 맞서 맨홀 속 지하에서 고군분투한다.
언니 연서 역의 정유미는 KBS 2TV '연애의 발견', tvN '로맨스가 필요해 2012' 등 로맨스 드라마에서 보여줬던 모습과는 달리 동생을 구하기 위해 스산한 맨홀 속에서 과격한 액션까지 선보인다. 청각장애인인 동생 수정 역은 김새론에게는 또 다른 도전이었다. 말을 할 수 없다는 핸디캡에도 김새론은 수화와 표정연기로 감정을 표현했다. 오는 8일 개봉.
패셔니스타로 인정받는 고준희는 23일 선보이는 영화 '레드카펫'에서 자타공인 톱 여배우 은수로 분해 청불 영화계의 어벤져스 군단 제작사 꼴 멤버들과 호흡을 맞춘다. 은수는 어린 시절 CF 하나로 대세 아역배우로 이름을 알린 톱스타. 자신감도 넘치고 자존심도 세지만 의외로 허당의 면모도 가지고 있다. 그간 '결혼전야', '인류멸망보고서' 등 다수의 영화에 출연했지만 흥행과는 인연이 없었던 고준희가 '레드카펫'으로 패셔니스타를 넘어 흥행퀸의 자리에 까지 오를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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