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천절과 한글날을 맞아 무려 5편의 한국영화가 격돌한 10월 초 스크린 1차 대전이 마무리되고 있는 가운데 3편의 영화가 10월 하반기에 맞붙는다.
지난 2일 '제보자'와 '슬로우 비디오' '마담 뺑덕'이 동시에 개봉했으며, 8일에는 '나의 사랑 나의 신부'와 '맨홀'이 개봉했다. 한국 상업영화 5편이 2주 간격으로 맞붙는 건 이례적이다.
10월 초 영화 대전 승자는 '나의 사랑 나의 신부'에 돌아갔다. 한 주 앞서 개봉한 '제보자'가 1위를 달렸지만 '나의 사랑 나의 신부'가 개봉한 뒤 승기를 빼앗겼다. 개봉 이후 독주체제를 굳히고 있는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2주차 예매율이 1주차보다 높은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입소문이 점점 더 돌고 있다는 뜻이다.
'나의 사랑 나의 신부' 아성을 겪으려 오는 23일 두 편의 한국영화가 개봉한다. '레드카펫'과 '우리는 형제입니다'가 선을 보인다.
'레드카펫'은 10년 차 에로영화 전문 감독과 20년 전 아역스타 출신 여배우의 로맨스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다. 윤계상과 고준희을 주인공을 맡고 오정세, 조달환, 황찬성, 신지수가 개성 만점 군단으로 출연한다.
'우리는 형제입니다'는 30년 동안 헤어졌다가 극적으로 상봉한 두 형제가 30분 만에 사라진 엄마를 찾기 위해 전국을 누비면서 형제애를 찾아가게 되는 유쾌하고 따뜻한 이야기. 장진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김성균과 조진웅이 호흡을 맞췄다.
30일에는 '나의 독재자'가 개봉한다. 1970년대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무명 연극배우가 김일성 대역을 맡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설경구와 박해일이 출연했다. '천하장사 마돈나' '김씨 표류기' 등으로 세상을 다르게 봐왔던 이해준 감독의 영화이기에 상당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월 극장가는 연휴가 두 차례가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극장 전체 박스오피스가 좀처럼 커지지 않고 있다. 8월 극장 관객이 역대 최고 기록을 세운 뒤로 9월과 10월까지 극장가가 소강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10월에만 한국 상업영화 8편이 개봉한다. 최고 성수기에도 한 달 동안 8편의 영화가 맞붙는 일이 없는데 비해 이례적인상황이다. 이처럼 많은 영화들이 10월 극장가에 몰린 건 개천절과 한글날 연휴 때문이기도 하지만 신생 배급사들이 대거 10월 시장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10월에는 CJ E&M(마담 뺑덕), 롯데엔터테인먼트(맨홀, 나의 독재자), 쇼박스(우리는 형제입니다) 등 메이저 투자배급사 뿐 아니라 씨네그루(나의 사랑 나의 신부), 메가박스㈜플러스엠(제보자), 프레인글로벌(레드카펫), 이십세기 폭스코리아(슬로우 비디오) 등 신생 배급사들이 대거 경합을 벌인다.
7~8월 최성수기와 9월 추석 시즌에는 메이저 배급사들의 치열한 경합이 벌어지기에 틈을 보던 신생 배급사들이 대거 10월 극장가를 노린 것.
일단 10월 초 개봉한 한국영화들은 연휴가 두 차례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흥행 성적이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3편의 영화가 잇달아 개봉하는 게 독이 될지, 약이 될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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