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인은 한껏 들뜨고, 솔로는 잔뜩 외로워지는 크리스마스. 데이트를 하든, 스스로를 위로하든 영화만한 게 없다. 가족 나들이에 나서기에도 극장은 안성맞춤이다.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크리스마스 맞춤 영화를 소개한다.
#솔로라면, 남자 둘이라면-'호빗: 다섯 군대 전투'
염장 지르는 사랑 타령을 보기 싫다면, 쉬지 않고 부수고 또 싸우는 영화로 머리를 식히고 싶다면, 그런 당신에겐 '호빗: 다섯 군대 전투'가 제격이다. 지난 17일 개봉한 '호빗: 다섯 군대 전투'는 피터 잭슨 감독의 '반지의 제왕'과 '호빗' 시리즈 최종편이다.
무서운 용 스마우그 그리고 중간계로 쳐들어온 오크 군단에 맞선 드워프, 엘프, 호빗, 인간들의 끝없는 전투를 담았다. 144분 동안 싸우고 싸우고 또 싸운다. 남는 시간을 주체할 수 없다면 '반지의 제왕'과 '호빗' 시리즈를 복습하고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영화를 보는 동안 적어도 커플들의 스킨십 공격은 피할 수 있다.
#솔로라면, 여자 둘이라면, 가족과 같이 라면-'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남의 눈치 보지 않고 한바탕 울고 싶다면 바로 이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를 추천한다. 극장에 20대 커플도 많지만 젊은 여성 관객들이 상당하다. 웃다가 어느 순간부터 펑펑 울고 된다. 기분 좋은 눈물이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98세 로맨티스트 조병만 할아버지와 89세지만 소녀 같은 강계열 할머니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 노부부의 소소하고 즐거운 일상부터 이별의 아픔까지 담아냈다. 물론 우리도 저렇게 사랑하자는 염장 공격이 존재하긴 한다. 그래도 똑같이 울고 나왔기에 이해할 수 있다. 부모님한테 보여주고 싶다는 효심이 생기는 건 보너스다.
#시작하는 연인이라면-'러브, 로지' '사랑에 대한 모든 것'
썸을 타거나 시작하는 연인이라면 극장에서 멜로와 로맨틱 코미디를 찾는 건 상식이다. 올 겨울 극장가엔 마땅한 멜로영화가 없어 아쉬웠던 사람들은 '러브, 로지'와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을 찾을 만하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도 멜로영화로 볼 수 있지만 아무래도 시작하는 연인들에겐 부담스럽다.
'러브, 로지'는 어릴 적부터 친구로 지내왔던 남녀가 마침내 서로에 대한 마음에 알게 된다는 영화. 썸 타는 커플에겐 은근히 마음을 전할 수 있다.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은 스티븐 호킹 박사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영화. 아파가는 남자와 그를 끝까지 사랑하려는 여자의 이야기다. 함정은 실제론 스티븐 호킹 박사가 나중에 이혼하고 다른 여자와 결혼했다는 것. 영화 보고 후일담은 들려주지 않는 게 좋다.
#극장 데이트와 가족 나들이를 나왔다면-'국제시장'
이러쿵저러쿵 말도 많지만 일단 보는 내내 웃고 울린다. '국제시장'은 흥남철수와 독일 광부 파견, 베트남 전쟁, 이산가족 찾기 등 한국 근현대사를 관통하며 열심히 살아간 한 남자의 이야기. '해운대' 윤제균 감독의 영화 인 만큼 확실히 웃기고 확실히 울린다. 흥남철수 장면은 여느 전쟁 블록버스터 못지않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올 겨울 극장가에서 가장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영화이기에 데이트와 가족 나들이에 적합하다. 영화를 보고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여지가 많다는 것도 강점이다. 그냥 영화를 즐기든, 영화를 둘러싼 논쟁에 참여하고 싶든, 부모님과 추억을 나누든, 아이들에게 그 때 그 시절을 설명해주든, '국제시장'은 풍부한 이야깃거리를 제공해준다.
#김우빈을 보고 싶다면, 화려한 사극이 끌린다면-'기술자들' '상의원'
이것저것 필요 없이 김우빈의 매력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에겐 '기술자들'을 추천한다. '기술자들'은 인천 세관에 숨겨져있는 1500억원을 훔치려는 일당들의 활약을 그린 케이퍼무비. 김우빈의, 김우빈을 위한, 김우빈에 의한 영화라고 보면 무리 없다. 단 커플이 볼 경우 김우빈을 넋 놓고 보는 여자친구에 울화가 치밀 수는 있다.
그런 위험성을 피하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상의원'이 좋다. '상의원'은 궁중의 옷을 만드는 장인들의 이야기를 그린 팩션 사극이다. 고수와 한석규, 유연석, 박신혜가 출연한다. 옆에서 고수와 유연석에 빠질 때, 박신혜에 홀리면 된다. 천재와 그를 질투하는 범재의 이야기, 그리고 콤플렉스에 빠져있는 왕, 외로운 왕비 구도가 흥미롭다.
#아이들과 극장에 가야 한다면-'눈의 여왕2' '일곱난쟁이' '뽀로로' 극장판
아이들을 데리고 극장에 가야 한다면, 아이들이 극장에서 활개를 쳐도 눈치를 보지 않을 수만 있다면, 팝콘을 건네주고 눈을 좀 붙여도 아이들이 집중할 수 있기를 바라는 관객들을 위한 애니메이션도 있다.
'눈의 여왕2: 트롤의 마법거울', '일곱난쟁이' '뽀로로 극장판 눈요정 마을 대모험'. '겨울왕국' 원래 이야기라며 '눈의 여왕2'를 보여주고, 백설공주 뒷이야기라며 '일곱난쟁이'를 소개하고, 아직 그런 이야기를 모르는 아이들에겐 '뽀통령'을 소개하면 된다.
안타깝지만 어떤 영화를 선택하든 아이들과 영화를 보면서 쉴 수 있으리라 기대하는 건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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