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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훈이 말하는 '간신',베드신, 가인에 대한 질문들(인터뷰)

주지훈이 말하는 '간신',베드신, 가인에 대한 질문들(인터뷰)

발행 :

전형화 기자
주지훈/사진=임성균 기자
주지훈/사진=임성균 기자

청춘의 아름다움과 덧없음을 주지훈처럼 드라마틱하게 보여준 배우는 드물다. TV드라마 '궁'으로 혜성처럼 등장해서 '마왕'으로 한류스타에 올랐고, 영화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와 '키친'으로 찬란한 아름다움을 발산했었다.


그 뒤 주지훈은 불미스런 일로 군대에 갔다 온 뒤 화려함은 없지만 배우로 필모그라피를 하나 둘 쌓고 있다. 지난해 개봉했던 '좋은 친구들'은 배우 주지훈을 재발견한 기회이기도 했다.


주지훈이 '간신'으로 스크린에 돌아왔다. 21일 개봉하는 '간신'은 조선 연산군 시대를 배경으로 권력을 탐해 왕에게 일만 미녀를 바치던 간신 임숭재가 옛 여인을 만나면서 파국으로 치닫는 이야기다. 주지훈은 간신 임숭재 역할을 맡았다. 권력의 덧없음음을 표현할 수 있을 만큼 주지훈은 깊어졌다.


그와 만나 솔직하게 '간신'과 인간 주지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간신'은 왜 출연했나. '앤티크' 때부터 인연을 맺은 민규동 감독 때문인가. 당시 민규동 감독이 준비하던 영화가 엎어지고 새로 막 '간신'을 준비하던 중이었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시나리오도 안 보고 결정했다. 세월이 주는 신뢰가 있는 것 같다. 이런 말하면 그렇지만 나는 연기하는 사람이지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다. 만드는 사람이 연락을 줬고, 신뢰가 깊으니 바로 "예"라고 했다.


-시나리오를 안 본 상태에서 결정을 했는데 그래도 어떤 역할인지 어떤 영화인지 설명도 안 해줬나.


▶그랬다. 그냥 전화가 와서 "다음 영화 나와 같이 하자"라고 하시더라. 이런 이야기를 하면 섭섭할 사람도 있을 테지만 그냥 나도 모르게 "예"가 나왔다.


-희대의 간신에 노출도 있는데. 시나리오 보고 낚였다는 생각은 안 들었나.


▶전혀. 일단 시나리오가 재밌었다. 상업성과 예술성을 잘 버무렸다는 생각이 들더라. 내가 맡은 임숭재는 욕망을 거리낌 없이 드러내는 역할이라 재밌었다. 솔직히 전부를 다 드러내지는 못했지만 그런 캐릭터를 맡는다는 게 흥미로웠다.


-그렇다고 욕망을 발산했다기보단 굉장히 수려하게 절제하듯이 연기했는데.


▶민규동 감독님이 일일이 생각하는 그림이 다 있었던 것 같다. 예컨대 영화 초반에 등장하는 "버리지 않아도 충분히 걸작이 될 수 있습니다"라는 대사가 있다면, "충~분히"라고 하면 "충분~히"로 고치셨다. 그렇게 하나하나 아주 디테일하게 자기 그림이 있었다. 그래서 초반에는 흔들리기도 했다. 내가 준비해서 가면 매번 "O.K"가 안 났다. 감독님이 "내가 생각하는 그림은 이래"를 넘어 어쩔 때는 "그렇게 하면 못써"라고 까지 하셨다.


-민규동 감독이 배우를 붓처럼 자신이 원하는 그림에 딱 맞게 활용했다는 뜻일텐데.


▶베드신을 예로 들자면 정사라는 게 행위 자체로 파격적일 수 있지만 그 장면 자체가 숨이 턱 막히게 하기도 한다. 민규동 감독님은 '간신'을 관객들이 배우들에게 몰입해서 보게 만들기보단 거리를 두고 보게 만든 것 같다. 그래서 배우도 이야기의 한 장치처럼 활용하려 한 것 같다. 베드신도 흥분된다기보단 거리를 두고 지켜보도록 만들었다.


-임지연과 베드신은 원래 시나리오에는 없었는데.


▶감독님이 필요하시다고 하니깐.(웃음) 모델 하다가 '궁'으로 시작해서 그런지 원래 감독님들 말을 잘 듣는 편이다. 이번에는 시나리오도 안보고 출연하기로 했으니 완전히 배를 깔고 항복한 것이나 마찬가지고.


베드신은 완전히 체력전이더라. 다양한 앵글을 주문했었고, 그러다보니 오랜 시간 동안 찍었다. 상대 여배우를 배려해야 하고 여러모로 힘들더라.


-두 여배우의 베드신을 지켜보는 장면은 어떻게 찍었나.


▶내가 카메라에 같이 잡히는 장면은 있었고, 그 외에는 상대를 배려하기로 서로 상의했었다. 그 장면은 아까 이야기한대로 베드신마저 거리를 두고 지켜보는 모습, 그 자체다. 그렇기에 주문도 많았고, 서로 고민도 많았다.


-베드신이 부담되지는 않았나.


▶배우는 명분이 있으면 부담을 못 느낀다. 첫 베드신이고, 100%라고 할 수는 없지만 '간신'은 내게 명분이 충분했다.

주지훈/사진=임성균 기자
주지훈/사진=임성균 기자

-감독 이야기를 잘 듣는 편이라고 했는데. 때론 의견을 적극적으로 내서 충돌한 끝에 더 좋은 결과를 내놓을 수도 있지 않나.


▶사실 그래서 요즘 고민이 많다. 감독과 배우가 더 좋은 의미로 부딪힘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니깐. 남 탓을 못하는 성격이라 내가 더 잘하면 되겠지라고 속으로 앓다가 위경련으로 쓰러지기도 한다. 작품을 찍을 때마다 두 번 정도는 위경련으로 블랙아웃이 온다. 그래도 가장 많은 고민을 하는 게 감독이라는 생각과 그래도 의견을 적극적으로 내야 할 필요도 있지 않나는 생각이 들어 헷갈린다.


예전에는 이런저런 일들을 겪으면 감독에게 분노를 했었다. 대표자니깐. 그런데 점점 시간이 들다보니 저들도 사실 같이 분노하는 나의 편이구나란 생각이 들더라.


지금은 그저 이것도 내가 뚫고 나가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임숭재라는 인물은 희대의 간신이자 자신을 비웃던 사람들을 죽이고 권력을 위해 왕에게 여인들을 바친 인물이다. 그런 사람이 옛사랑을 만나서 변한다는 걸 관객이 납득하도록 한다는 게 쉽지 않았을텐데.


▶감독님과 처음에 바로 그런 이야기를 했었다. 그래서 이 인물은 자신도 언제 죽임을 당할지 두려워하며 죄의식도 갖고 있는 인물이라고 나 스스로 서브텍스트를 만들었었다. 임지연을 만나면서 생긴 작은 불씨 하나가 결국 초가삼간을 다 태운 것처럼 느껴지도록 하고 싶었다. 편집이 되긴 했지만 몇 초 간의 정적 등 많은 것을 담으려 했다.


-가수 가인과 연애가 공개됐는데. 시사회 기자간담회까지 여자친구와 관련한 질문들이 이어지는데.


▶이런 이야기를 하면 욕을 먹을 수도 있겠지만 솔직히 왜 질문을 하는지 잘 모르겠다. 숨긴 적도 없고 관심도 있겠지만 정말 말 그대로 왜 궁금하지라는 생각도 한다. 주드 로를 좋아하는데 파리 횡당보도에서 우연히 본 적이 있다. 너무 좋아하는데 그저 먼발치에서 봤다.


글쎄, 연예인이라 사생활이 공개되는 게 당연하다는 의견과 그들의 사생활도 존중해줘야 한다는 의견이 서로 발전적으로 논의가 됐으면 좋겠다. 연예인도 한편으론 사생활을 보호받아야 하는 헌법적인 권리가 있지 않나. 그런 논의조차도 없는 게 안타깝다. 그래도 최대한 질문을 받으면 예의를 갖춰서 대답한다. 그런 것 역시 영화를 함께 한 사람들과 배우로서 해야 할 일이니깐.


-그럼에도 남자친구의 베드신에 대해 여자친구가 어떻게 생각할지가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것들 중 하나 일 텐데.


▶미리 이야기를 해놨다. 봐도 좋을 게 없으니 보지 말라고 했다. 아무리 연기라고 해도 사람인 이상 잔상이 남을테니깐. VIP시사회에도 초청하지 않았다.


-예전보다 일과 관계에 대한 고민이 깊어진 것 같은데. 그런 고민의 결과가 '간신'으로 나온 것 같기도 하고.


▶영화 '버드맨'을 보면 주인공이 자신의 성공을 위해 노력을 하면서도 그 과정도 다 알아주기를 바라지 않나. 그걸 보고 멍해지더라. 과정에서 벌어지는 많은 일들이 내가 원하는 대로만 이뤄지길 바란다는 건 욕심이다. 거창한 말일 수 있지만 좀 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나부터 작은 것 하나하나씩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오는 27일 방영 예정인 SBS 새 드라마 '가면' 촬영이 한창인데.


▶3개월 가량 '가면'에 전념할 생각이다. 그 다음에는 뭘 할지 아직 잘 모르겠다. '좋은 친구들'을 함께 한 이도윤 감독에게 가끔 전화해서 빨리 시나리오를 쓰라고 다그치곤 한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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