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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녀' 김현철 대표 "이병헌·전도연·김고은, 현장 행복"②(인터뷰)

'협녀' 김현철 대표 "이병헌·전도연·김고은, 현장 행복"②(인터뷰)

발행 :

김현록 기자

[★리포트]

'협녀' 제작사 TPS컴퍼니 김현철 대표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협녀' 제작사 TPS컴퍼니 김현철 대표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전도연 김고은 그리고 이병헌, 세 배우의 칼이 부딪치는 영화 '협녀, 칼의 기억'(감독 박흥식·제작 TPS컴퍼니)은 가장 고단한 우여곡절 끝에 여름의 빅4 대전에 합류한 작품이다. 지난 해 여름에서 겨울, 그리고 오는 8월 13일 드디어 개봉이 확정되기까지 가장 가슴을 졸인 이 중 하나가 바로 TPS컴퍼니의 김현철(44) 대표일 것이다. 그는 전문 영화프로듀서 집단 TPS컴퍼니를 이끌며 '분노의 윤리학', '고지전', '파주' 등을 선보여 온 잔뼈 굵은 제작자. 혼돈의 고려 시대, 저마다의 이유로 칼을 잡은 세 검객을 그린 '협녀, 칼의 기억'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이야기를 그에게 들었다. 현장을 지켜보며 전율해 박수를 치곤했다는 그는 "'협녀'는 무협이라기보다 멜로"라며 "배우 보는 맛으로는 최고"라고 자부했다.


-'협녀'는 어떻게 시작됐나.


▶'고지전'을 끝낸 뒤였다. 어떤 영화를 해야 하나 고민이 있던 시기, 다른 작품 의뢰를 하려고 박흥식 감독을 만났다. 그 작품은 성사되지 않았는데, 1~2주 후 감독님이 메일을 보냈다. '한번 보고, 전화로 거절해도 된다'면서 쿨하게 시나리오가 왔다. 읽고 나서 다음 날 만났다.


첫 장부터 시나리오가 너무 좋았다. 절반 정도 보다가 떨리더라. '되게 좋은데 뒤가 안 좋으면 어떡하지' 하는 마음에. 김중현 프로듀서에게 빨리 시나리오 보라고 전화하고 떨리는 마음으로 한 장 한 장을 넘겼다. 끝까지 좋더라.


-가장 좋았던 대목은.


▶사람이 살면서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이 있지 않나. 바람을 피면 안돼, 나쁜 짓을 하면 안돼…. 그 선의 경계를 넘어서는 사람 이야기가 좋다. '고지전'도 자신들의 금기를 넘어선 아이들이 싸우는 이야기에 매료됐는데, '협녀'도 보통의 인간이 넘기 힘든 선을 넘어섰기에 발생하는 드라마가 있다. 그 비극적 서사가 매력적이었다. 또 행간에 숨은 인물의 이야기가 좋았다. 배우들을 잘 만나면 눈빛 하나로 보여 지는 것들이니까. 그런 데서 그림이 그려졌다.


사진


-캐스팅이 관건이었겠다.


▶감독님 말씀이 '인어공주'를 끝난 뒤 김용의 '사조영웅전'을 보며 여자 검객 이야기가 재미 있겠다 해서 이 영화의 단초가 마련됐고, 8년 전 이 이야기를 전도연에게 했다더라. 전도연에게 책을 주고 싶다고 하시는데 처음에는 좀 망설였다. 저희는 주인공이라 생각하고, 모든 이야기의 시발점이라 생각하지만 초고에는 비중이 많지 않았다.


더욱이 전도연이 두 작품 같이 한 감독이 없는데, 이번이면 3번째가 되는데 내가 작품을 줘도 되나 했다. 시나리오 수정 과정에서 '이제 되겠다' 해서 드렸다. 마치 운명 같았다. '원래 내가 할 것 아니었어' 하는 느낌이었다. 도연씨가 의리나 믿음이 있더라. 그 뒤에 김고은씨가 캐스팅됐고, 나머지 주인공 이병헌씨에게 가기까지 여러 의견이 있었다. 시나리오가 급격하게 질적으로 발전하는 순간이 3번 정도 있었는데, 마지막에 하면서 괜찮다는 생각이 들어 소속사 대표에게 전화했다. 다음날 해 보자고 전화가 왔다.


-배우 보는 맛이 남다르다. 김고은과 전도연은 닮아 보이기까지 했다.


▶좋은 배우가 도와주고 적절한 배우가 도와주니까. 연기를 보면서 좋아했다. 너무 잘 하니까 현장에서 감독이랑 '헤벌레' 하고 있었다. 당대 최고의 연기파 배우들이 우리가 생각하던 걸 너무 잘 해줬다. 연기 보는 맛으로 최고다.


-'협녀'라는 제목 때문일까 무협으로 보인다.


▶처음 시나리오가 나왔을 때 '박흥식 감독이 무협을?'이런 반응이었다. 감독님은 이안 감독도 '와호장룡' 전엔 드라마를 찍었다'고 하셨다. 본인이 생각하는 섬세한 색깔로 무협에 드라마와 감정을 넣겠다는 생각이었다. 볼거리 위주가 아니라 액션에 드라마와 감정을 실어내는. 영화 속 액션은 두 사람의 합이 아니라 관계, 대화 같은 것이다. 마치 칼로 대화하는 것처럼.


-액션이 드라마를 끌고 간다. '와호장룡'과 비교될 텐데.


▶액션이 정서와 드라마 관계를 보여주는 식으로 설계돼야 했다. 그래서 아름다워야 했다. 도연씨는 춤도 배웠다. '와호장룡' 이상의 완벽한 와이어를 보여주는 데 집중하기보다 감정을 보여주려 했다. 가장 염두에 둔 것이 아름다움이었다. 액션의 컷 수는 많다. 다만 쪼개서 보여줄 수 없으니 고속 촬영을 많이 했다. 감정이 중요해 대역을 거의 안 썼다. 잘라가며 찍으면 대역을 쓰면 되겠지만, 그러면 또 감정이 안 보이니까. 여느 액션과 달리 감정이 보이는 액션이 나온다.


'협녀' 제작사 TPS컴퍼니 김현철 대표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협녀' 제작사 TPS컴퍼니 김현철 대표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세 사람의 액션 콘셉트는 어떻게 달랐나.


▶세 검이 있다. 전도연 김고은 이병헌이 지닌 칼의 역사가 각기 있다. 이병헌의 유백은 강하고 액션도 마찬가지다. 전도연의 설랑과 김고은의 설희는 닮아있다. 유파가 같은 셈인데, 곡선과 선을 중심으로 콘셉트를 잡았다.


-액션시퀀스는 어느 정도 되나.


▶액션신이 총 12개 정도 된다. 영화를 보시면 적지 않다고 생각할 것이다. 대숲, 낚싯대 등을 이용해 재미있게 만들었다. 한국 지형이 중국과 다르다. 무협 하면 광활한 중국식 초원이나 사막, 숲을 떠올리지만 한국엔 없다. 한국적으로 아름다운 공간을 찾아 눈, 비, 바람 등 자연적 요소를 적극적으로 가져왔다. 액션에서 만족감을 느끼는 게, 실제 배우가 감정을 가지고 하는 느낌이 보인다. 편집본 보면서 배우만 봐도 재밌다고 생각했다.


-스크린 사극이 고려시대를 그리는 것이 오랜만이라 세트 제작도 까다로웠을 듯하다.


▶활용할 수 있는 기존 세트가 많지 않았다. 드라마 세트장도 생각보다 여유있지 않더라. 세트 미술 비용만 약 13~14억 정도가 됐다. 유백이 지닌 욕망의 끝을 드러내는 무령궁 세트만 1억5000만 원 정도가 들었다. CG를 덧댔지만 기본적으로 지어야 하는 게 많았다.


-지난해 개봉을 준비하다 올 여름 시즌까지 개봉이 미뤄졌다.


▶사실 '역린' 촬영할 때 옆에서 찍었으니까.(웃음) 제작비가 90억 정도다. 사실 여름 아니면 겨울로 가야 한다. 생각보다 CG가 시간이 오래 걸렸다. 편집을 여유있게 생각했던 것 같다. 원래 지난해 여름 개봉을 생각하다 촬영이 한 달 정도 늦게 끝나며 겨울로 갔고, 늦어진다고 생각해 더 편집 욕심을 부렸다. 여러 사건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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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인 이병헌이 사생활로 논란에 휘말렸는데, 영화가 논란을 타고 넘는 수밖에 없다.


▶저희도 그렇게 생각한다. 영화를 보면 이병헌이 잘 하는구나 할 거라고 확신한다. 물론 전도연도 마찬가지다. 처음부터 무협으로 영화를 팔 생각은 아니었다. 제목 자체가 '협녀'인데 어떻게 무협을 넘어가나. 대신 굳이 '무협'이란 단어를 쓸 필요 없이 액션 멜로로 풀어가자고 생각했다. 무협이지만 드라마가 센 영화라 그게 장점이다.


-전도연은 연기를 너무 잘해서 밸런스를 맞추기 어려운 배우이기도 하다.


▶그 지점에서 퍼펙트했다. 현장 모니터를 보며 전율을 느끼는 경우가 드물다. 그런데 저희 현장이 그랬다. '자뻑'일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이병헌 전도연이 스크린을 장악하는 몰입력이 엄청나다. 뒤에서 오 오 하고 박수를 쳤다. 정말 귀신같이 맞춰냈다. 현장이 행복했다. 현장 데이터 매니저가 스틸이 다 포스터라고 좋아했다. 이병헌 전도연 김고은 다 멋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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