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과 미국, 일본의 공포영화가 차례로 관객과 만난다.
지난 1일 한국 공포영화 '무서운 이야기3'가 개봉한 데 이어 9일 미국 공포영화 '컨저링2'가 개봉한다. 이어 7월14일 일본 공포영화 '사다코 대 카야코'가 선보인다.
'무서운 이야기3'는 한국 공포영화 명맥을 잇고 있는 옴니버스 영화. 2013년 개봉한 '무서운 이야기2'는 49만명을 동원,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김곡,김선, 백승빈, 민규동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무서운 이야기3'는 여우골에 갇힌 선비 이야기, 공포스런 심야 트럭 추격전, 폐기된 육아 로봇의 귀환 등으로 구성됐다.
비록 '아가씨' 열풍에 가려져 7일까지 8만 9882명을 동원하는 데 그쳤지만, 3편의 이야기 중 한 편은 확실하게 무섭다. 앞서 개봉한 '곡성'이 오컬트 바람을 일으켜 공포영화 관객을 흡수한 게 '무서운 이야기3'로선 악재로 작용했다.
'무서운 이야기3'는 올해 칸국제영화제 기간 중 열린 필름마켓에서 중국과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필리핀, 쿠웨이트 등 아시아 5개국에 선판매됐다. 한국 공포영화가 아시아에서 장르 영화로 통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컨저링2'는 2013년 무려 226만명을 동원한 '컨저링'의 속편. 역대 공포영화 최고 관객수다. 1편의 메가폰을 잡은 제임스 완 감독이 2편 개봉을 앞두고 한국을 찾아 열심히 홍보에 나선 이유기도 하다.
'컨저링2'는 귀신의 집 이야기다. 미국의 유명 초자연 현상 전문가 워렌 부부의 사건 파일 중 1977년 영국 엔필드 사건을 바탕으로 했다. 엄마와 네 남매가 사는 집 벽을 두드리고, 물건이며 아이들까지 공중에 띄운 것은 이른바 폴터 가이스트 유령. 결국 교회의 요청을 받은 워렌 부부가 출동, 귀신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대진운은 썩 좋지 않다. '아가씨'가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9일 '정글북' '워크래프트' 등이 같이 개봉한다. 개봉을 하루 앞둔 8일 오전10시, 영진위 집계에 따르면 '컨저링2'는 3.7%에 불과하다. 스크린과 상영횟차 확보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컨저링2'도 앞서 개봉한 '곡성'이 공포영화 관객을 불러 모았기에 쉽지 않은 싸움을 벌일 것 같다. 그럼에도 1편에 열광한 관객이 2편을 찾아 나선다면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다코 대 카야코'는 일본 공포영화의 두 슈퍼스타인 '링'의 사다코와 '주온'의 카야코의 대결을 그린 프로젝트 영화. 저주 받은 비디오 테이프에서 걸어나오는 사다코와 죽음의 집에 들어서는 모든 사람을 죽이는 카야코의 대결에 관심이 쏠린다. '에이리언 대 프레데터' 같은 빅 매치다.
본 고장인 일본에선 사다코와 카야코가 각자 지지 유세를 벌이는 가 하면 프로야구 시구에 나서는 등 재미있는 프로모션이 한창이다. 한국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공포영화 시장은 틈새 시장으로 항상 일정한 관객들을 불러 모았다. 때문에 한 때 적당히 싸고 빨리 찍은 한국 공포영화들이 우후죽순 만들어졌다. 가장 빨리 개봉하는 한국 공포영화가 그해 공포영화 중 가장 흥행한다는 징크스도 있었다. 그런 탓에 함량 미달인 공포영화들이 계속 쏟아지면서 오히려 한국 공포영화 시장을 무너뜨렸다.
이런 상황에서 명맥을 잇고 있는 한국 공포영화 '무서운 이야기3'와 전편의 영광을 이으려는 '컨저링2', 그리고 빅 매치 '사다코 대 카야코'가 차례로 선보이는 건, 흥미롭다.
과연 어떤 소재의, 어떤 공포영화가, 한국 관객을 사로잡을지, 결과를 지켜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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