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

나홍진 감독의 '곡성'이 5월을 흔든 뒤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가 6월의 바통을 넘겨받았다. 주춤하던 할리우드는 한국산 여름 텐트폴 영화들이 쏟아져 나오는 7월에 앞서 6월부터 다시 전열을 가다듬는다. '워크래프트:전쟁의 서막', '정글북', '레전드 오브 타잔', 그리고 '인디펜던스 데이:리써전스'까지, 원작과 전편의 화제와 인기에 기댄 할리우드산 블록버스터들이 6월 줄줄이 출격을 앞뒀다. 여름마다 대세 자리를 한국영화에 내줬던 지난 세월을 설욕할 것인지가 관전 포인트다.

9일은 할리우드가 여름 반격의 신호탄을 쏘는 날이다. 일단 게임신화라 해도 손색없는 인기 온라인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를 원작으로 삼은 '워크래프트:전쟁의 서막'이 개봉한다. 생존을 위한 이주에 나선 오크족, 평화로운 터전을 지키러 나선 인간들의 첫 대결을 그렸다. 영화는 판타지 대서사시를 완성한 원작 게임의 세계관을 소개하고 시리즈의 서막을 여는 데 집중한다. 모니터로 게임을 즐기던 원작 팬들에게는 대형 스크린에서 만나는 3D 영상이 자체로 감동이겠으나, 여타 관객에게는 친절하지 않은 게 사실. 하지만 전세계 1억 유저만 불러모아도 괜찮다는 자신감이 읽힌다. 근육과 근육이 맞부딪치는 듯 거친 질감의 전투신은 특히 돋보이는 대목. 12세 관람가인 만큼 잔혹할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함께 개봉한 '정글북'도 있다. 정글에 버려져 늑대들의 손에서 자란 소년 모글리(닐 세티)의 성장기와 모험담은 원작소설, 그리고 1967년 나온 디즈니 애니메이션으로 널리 알려진 이야기. 20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발탁된 소년 배우 닐 세티를 주인공으로 삼고 스칼렛 요한슨, 빌 머레이, 이드리스 엘바, 벤 킹슬리 등 화려한 배우군단의 목소리를 덧입혔다. 화려하고도 정교한 컴퓨터 그래픽으로 완성한 실감나는 영상을 더해 2016년의 관객을 만난다. 동물 배우 하나 없이 완성한 다채로운 정글 생태계, 드라마틱한 3D 효과 등 기술적 성취 또한 눈길을 끄는 요소다. 이미 북미에서는 3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속편 제작 까지 결정된 상태다.

이달 말에는 워너브러더스가 선보이는 '레전드 오브 타잔'이 관객을 맞는다. 밀림에 울려퍼지는 '아~~~~~~' 소리만으로도 추억을 소환하는 정글의 왕 타잔의 이야기다. 사랑하는 제인과 함께 아프리카를 떠나 문명 세계에 적응했던 타잔이 고향이나 다름없는 정글을 지키기 위해 귀환해 벌이는 모험담을 그린다. 스웨덴 출신 배우 알렉산더 스카스가드가 타잔으로 분해 이야기를 이끈다. 디즈니가 앞세운 깜찍한 정글 소년과 워너가 선보이는 정글의 왕이 벌이는 대결은 지난 4월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과 '배트맨 대 슈퍼맨:저스티스의 시작'에 이은 디즈니 대 워너의 자존심 건 2차전으로도 흥미를 돋운다.

20년 만에 돌아온 '인디펜던스 데이'의 속편, 재난 블록버스터 '인디펜던스 데이:리써전스'는 원시적인 기운이 흐르는 6월 외화들 사이 눈에 띄는 SF물이다. 영화 밖 시간은 영화 속에서도 흘러 외계의 적을 맞아 격렬한 싸움을 벌인 뒤 20년이 지난 세계를 그린다. 무려 인류의 절반을 잃고서 재건과 대비에 힘썼던 이들이 더 강력해진 외계의 침공에 맞서는 과정을 그렸다.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을 비롯한 원년멤버에 리암 헴스워스, 제시 어셔, 마이카 먼로, 샤를로트 갱스부르, 안젤라 베이비 등 뉴페이스가 더해졌다. 업그레이드 된 스케일과 기술력이 어떻게 스크린에 구현될 것인가가 관심사. 더불어 전세계 8억 달러의 수입을 거뒀던 흥행 신화가 재현될 것인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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