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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펜던스데이2' 1편보다 말 되고 볼거리 가득한 우주전쟁 ①

'인디펜던스데이2' 1편보다 말 되고 볼거리 가득한 우주전쟁 ①

발행 :

전형화 기자

[리뷰]'인디펜던스 데이 : 리써전스'

사진


더 커졌다. 더 세졌다. 더 말이 된다. 머리를 비우고 거대한 볼거리를 보여주는 데 집중하는 롤랜드 에머리히 영화는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20년이 지나 돌아온 '인디펜던스 데이 : 리써전스'(이하 인디펜던스데이2). 롤랜드 에머리히는 장기를 십분 발휘했다. 더 크고, 더 세졌다. 여전히 말이 안되지만 1편보단 말이 된다.


'인디펜던스 데이'는 1996년 개봉해 전 세계 박스오피스를 강타한 영화. 외계인이 지구를 침공해 백악관이 부서지는 등 전 세계가 초토화됐다. 지구는, 아니 미국은, 힘을 모아 외계인을 무찔렀다. 미국 대통령이 외계인과 정신 감응을 통해 비밀을 알아 채고, 컴퓨터 바이러스로 외계 우주선이 무너지고, 미국 대통령까지 합세한 자살 특공대가 돌격하는 등 어처구니 없는 설정에도 전 세계 관객들은 뜨겁게 반응했다. "미국의 독립기념일이 세계의 독립기념일"이라는 선동에도, 한국에서도 그해 개봉한 영화 중 당당히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대략 300만명 이상 관람한 것으로 추산된다. 그 만큼 당시로선 충격적인 CG와 거대한 볼거리가 가득했기 때문이다.


그 뒤로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은 전 세계가 얼어 붙는 '투모로우', 마야의 지구멸망 예언이 실현되는 '2012' 등 재난 영화에 특별한 장기를 발휘하며 승승장구했다. 그의 장기는 분명하다. 더 크고, 더 강하고, 더 센 볼거리. 가족애와 사랑이 양념처럼 뿌려져 있는 건 기본이다. 이 지극히 단순하고 통속적인 전략은 대부분 통했다.


'인디펜던스데이2'도 비슷할 것 같다.


외계인의 침공을 겪은 뒤, 20년이 흘렀다. 지구는 하나로 뭉쳤다. 언제 다시 올지 모를 외계인의 재침공에 대비하기 위해, 외계인의 기술을 도입해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새로운 주인공들은 사랑과 인정 싸움에 바쁘다. 20년 전 외계인 침공으로 부모를 잃은 제이크 모리슨(리암 헴스워스)은 0달 기지에서 가장 유능한 파일럿이자 말썽꾸러기다. 그는 20년 전 지구를 지킨 미국 대통령 딸의 연인이다. 최고가 되고자 애쓰는 그는 20년 전 역시 지구를 지킨 파일럿(윌 스미스)의 아들이자 파일럿인 친구와는 앙숙이다. 모의 전투를 하다가 1등이 되려 그를 자칫 죽일 뻔한 사고를 일으켰기 때문.


젊은이들이 티격태격하는 사이, 지구에선 왕년의 영웅들이 위기를 느끼기 시작한다. 20년 전 외계인과 싸움에 선두에 섰던 전 미국 대통령은 외계인이 다시 쳐들어온다는 사실을, 감각적으로 깨닫고 경고에 나선다. 20년 전 외계인 우주선에 컴퓨터 바이러스를 심었던 과학자는 외계인 정신 상태 전문가와 함께, 다시 그들이 침공하려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한편 그들과 싸우는 또 다른 외계 생명체의 존재를 알아차린다. 20년 동안 혼수상태로 잠들어있던 괴짜 과학자도 외계인의 재침공에 맞춰 때마침 깨어난다.


이렇게 만반의 준비를 갖춘 그들 앞에 다시 외계인이 침공한다. 역시 미국의 독립기념일이다. 이번엔 대서양 만한 우주선이다. 달 기지를 가뿐히 부순 외계인 우주선은, 지구 3분의 1를 가릴 만큼 거대하다. 지구의 핵을 노리고 있는 외계인의 재침략을, 이번에도 과연 맞서 싸워 이길 수 있을까?


물론 말이 안된다. 서사는 외계인의 빔을 맞은 것 마냥 구멍이 숭숭 뚫려 있다. 과학적인 고증 같은 건, 당연히 없다. 그렇게 따지면 플러피 디스크를 외계인 우주선 컴퓨터에 넣어서 바이러스를 심었던 1편은 말이 됐던가. 말이 안 되는 이야기지만, 그럼에도 엄청난 볼거리. 이것이야말로 롤랜드 에머리히다.


"지구의 랜드마크는 전부 부순다"는 영화 속 대사처럼, 외계인은 미국은 물론이거니와 중국의 상하이, 영국 런던 등 전 세계를 초토화시킨다. 백악관이 박살 났던 지난번과 달리, 이번에는 절반만 부수는 게 차이라면 차이다.


심지어 정치적으로도 올바르다. 중국의 돈 탓이다. 미국 제일주의를 내세웠던 전편과 달리 2편에는 중국도 외계인과 싸움에 일조한다. 달기지 사령관이 중국인이며, 최고 파일럿 중 한 명은 중국의 바비인형이라 일컫는 안젤라 베이비다.


20년 만에 우주전쟁의 최전선에 다시 나선 전직 미국 대통령은 이번에는 "미국 독립기념일이 지구의 독립기념일"이라고 외치는 대신 "세계가 하나가 됐다. 처음 있는 일이다. 그러니 이길 수 있다"고 설파한다.


어른들은 희생하고, 아이들을 지킨다. 젊은이들은 새로운 세계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 와중에 사랑도 하고, 우정도 쌓는다. 흑인과 백인, 종교가 다른 사람들도 모두 힘을 합친다. 같이 지구를 위해 기도한다. 심지어 미국 대통령은 여자다. 거대한 적에 맞서 가히 유토피아가 이 땅에 구현된다. 유치하지만 소박하다. 단순하지만 진리다.


20년 동안 발전한 CG기술은, '인디펜던스 데이2'의 자랑이다. 하늘과 바다를 가득 메운 외계인의 우주선은, 거대할 수록 굉장하다는, 롤랜드 에머리히 생각을 그대로 구현했다. 지구 연합군의 비행기와 외계 우주선의 도그파이트(공중전)는 '스타워즈' 못지 않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지만, 언제는 말이 돼서 롤랜드 에머리히 영화를 봤던가, 싶은 관객에겐 '인디펜던스 데이2'는 안성맞춤일 것 같다.


6월22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추신. 3D효과는 아주 좋다. IMAX 같은 거대한 스크린일 수록 더 좋다. 3편은 우주전쟁이라고 예고했으니, 이번에는 20년까지 걸릴 것 같진 않다. 어째 '마크로스'에서 가져온 듯한 설정이 제법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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