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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엠 어 히어로', 日에서 온 유혈낭자 좀비물

'아이 엠 어 히어로', 日에서 온 유혈낭자 좀비물

발행 :

김현록 기자

[리뷰]아이 엠 어 히어로

사진='아이 엠 어 히어로' 포스터
사진='아이 엠 어 히어로' 포스터


일본의 인기 만화가 원작인 '아이 엠 어 히어로'는 정체불명의 좀비 바이러스를 내세운 재난 블록버스터, 이른바 일본 버전 '부산행'이라 할 만하다. 다만 청소년관람불가가 확실한, 정통파 피칠갑 좀비물에 가깝다. 일본 만화 원작 영화에 대한 의구심을 잠시 내려놓고 즐겨도 좋겠다.


35세의 만화가 어시스턴트 히데오(오오이즈미 요) 작업실에 틀어박혀 밤낮 그림을 그리며 등단을 꿈꾸지만 사실상 실업자나 다름없는 신세. 애인 집에 얹혀 살면서 쏘지도 못하는 샷건을 벽장에 모셔두고 애지중지하다 결국 쫓겨나고 만다. 그러나 집 밖은 ZQN이란 정체불명의 좀비 바이러스로 온통 아수라장. 사람들을 물어뜯는 감염자들은 삽시간에 일본 전역을 장악하고, 히데오는 여고생 히로미(아리무라 카스미)와 함께 안전지대라는 후지산을 찾아간다. 모여든 생존자들이 좀비들을 피해 살아가는 교외 아웃렛 몰을 발견하지만, 그 곳도 안심할 수 없는 상태다.

사진='아이 엠 어 히어로' 스틸컷
사진='아이 엠 어 히어로' 스틸컷


알려졌다시피 '아이 엠 어 히어로'는 전세계에서 600만 부가 팔린 하나자와 켄고의 베스트셀러 만화가 바탕이다. 만화 원작 일본 영화에 대한 강력한 불신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책장 속 상상력을 제대로 구현하는 데 번번이 실패, 코스튬 플레이를 연상시키는 조악한 작품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영화는 탄탄한 원작을 바탕으로 강력한 전염성을 지닌 무시무시한 좀비들이 무방비 상태로 들이닥쳤을 때 무슨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를 꽤 현실감 있게 그려 보인다. 좀비 애인과의 만남, 롱테이크 거리신 등 인상적인 신도 상당한데, 후반부의 하이라이트 원맨 액션의 박진감과 쾌감은 압권이라 할 만하다. 특히 주인공 히데오 역의 오오이즈미 요가 영웅을 꿈꾸는 루저 만화가를 그려보이며 탄탄히 중심을 잡는다.


'아이 엠 어 히어로'란 제목은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필이 오는 반어법. 주인공 히데오는 이름만 영웅(=히데오)인 소심하고 궁상맞은 루저고, 좀비 슬레이어는 물론이거니와 맨손으로 좀비 잡는 마동석도 안 나온다. 총기 규제가 엄격한 일본답게 좀비와 싸우는 사람들의 무기도 허접하고 애잔한 지경인데(feat. 비비탄 총), 배경을 고스란히 한국으로 옮겨와도 무리가 없을 만큼 친숙하다.


여름 극장가에서 1100만 좀비영화 '부산행'이 탄생한 직후 접하는 일본산 정통 좀비물은 감흥이 남다르다. 달리는 KTX로 공간을 한정했던 '부산행'과 달리 '아이 엠 어 히어로'는 집과 작업실, 거리와 야산 등을 배경으로 좀비를 등장시키며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부산행'보다 괴력이 업그레이드 된 좀비들은 살아서 하던 일을 죽어서도 반복한다는 설정을 가미했다. 이밖에도 좀비 뺨치는 발암 캐릭터 등 하나하나 '부산행'과 비교하며 곱씹어 볼 재미 포인트가 상당하다.

사진='아이 엠 어 히어로'의 높이뛰기 좀비 스틸컷, 이용훈 무대인사 사진
사진='아이 엠 어 히어로'의 높이뛰기 좀비 스틸컷, 이용훈 무대인사 사진


재미있는 것은 영화의 주요 배경인 아웃렛 쇼핑몰은 한국에서 촬영했다는 사실. 파주의 실제 쇼핑몰에서 약 40일간 촬영을 진행했고, 100여 명의 한국인 배우가 좀비로 출연했다. 가장 인상적인 좀비인 높이뛰기 좀비 또한 한국인인데, 프리랜서 무용수이기도 한 배우 이용훈이 연기했다. 일본산 좀비물에 한국 좀비가 대거 나오는 셈이다.


'아이 엠 어 히어로'는 전통적인 좀비물의 작법에서 다소 비켜난 '부산행'이 뭔가 서운했던 장르영화 팬이 반갑게 즐길 유혈낭자 좀비물이다. '부산행'을 보고 좀비물에 관심이 생긴 이들이라면 피칠갑 하드고어물에 대한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22일 개봉. 러닝타임 127분. 청소년관람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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