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종상이 올해도 대충상이 될 것 같다.
대종상영화제 측은 15일 홈페이지를 통해 부문별 후보(작)를 발표했다. 대종상은 끊임없는 파행으로 구설수에 오르다 지난해에는 후보들이 대거 불참해 존폐 위기에 몰렸다. 올해는 개최 시기를 놓고 집행위와 조직위가 갈등을 빚은 끝에 가까스로 12월26일 53회 시상식을 열기로 했다.
하지만 이미 권위를 잃을 대로 잃은 대종상은 올해도 정상 진행은 쉽지 않을 것 같다. 우선 올해 화제를 모은 영화들이 대거 불참했다. 대종상은 출품작을 바탕으로 후보작들을 선정한다.
대종상이 발표한 출품작들을 보면 '아가씨' '부산행' '비밀은 없다' '죽여주는 여자' '동주' 등이 없다. 올해 최고 흥행성적을 낸 '부산행', 칸영화제 초청 뿐 아니라 미국 각종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휩쓸고 있는 '아가씨', 손예진과 윤여정에게 상을 안기고 있는 '비밀은 없다' '죽여주는 여자', 그리고 윤동주 시인의 이야기를 담은 수작 '동주' 등 올 한 해 한국영화 화제작들이 보이지 않는 것. 이들 영화들은 제작사에서 대종상에 아예 출품을 안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보이콧이다.
출품작만 적은 게 아니다. 주요 부문 후보에 오른 배우들에게 시상식을 불과 열흘 앞두고 있는데도 참석 요청을 아직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밀정'으로 주연상 후보에 오른 송강호 측은 16일 "아직 대종상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게 없다"고 밝혔다. '내부자들'로 주연상 후보에 오른 이병헌 측도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대호'로 역시 주연상 후보에 오른 최민식도 마찬가지. 이들 뿐 아니라 상당수 후보들이 아직 대종상 측에서 참석 요청을 받지 못했다.
지난해 대종상 측은 시상식을 2주 앞두고 주요 부문 후보들을 섭외한 탓에 대다수 후보들이 불참하는 파행을 겪었다. 그런데도 올해도 비슷한 상황을 되풀이하고 있다.
대종상은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시상식이다. 그럼에도 끊이지 않는 구설수로 권위가 바닥으로 떨어진 지 오래다. 대종상은 늘 쇄신을 약속했지만 늘 논란에 휘말렸다.
과연 올해는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지, 아니면 이미 종 칠 시기조차 놓친 게 아닌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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