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임창정(44)이 영화 '로마의 휴일'(감독 이덕희)로 6년여 만에 코미디로 관객들과 만난다. 어느덧 40대 중반이 된 그는 여유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오는 30일 개봉을 앞둔 '로마의 휴일'에서 임창정은 인한 역을 맡았다. 그는 진한 우정을 쌓은 기주(공형진 분), 두만(정상훈 분)과 인생역전을 위해 현금수송 차량을 털고, 로마의 휴일이란 나이트 클럽에서 기막힌 인질극을 벌이게 된다.
영화에서 임창정은 시도 때도 없이 마냥 웃긴 것만은 아니다. 진지함 속에 예상치 못한 상황 설정에서 나오는 실소가 재미를 더했다. 언론시사회를 통해 처음으로 영화 전편을 본 그는 작품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만족도는 100%에요. 그런데 편집이 좀 아쉬웠어요. 웃긴 것도 제법 찍었는데, 편집이 됐죠. 제가 생각했던 코미디와는 또 다르더라고요. 감독님 나름대로 의중이 있으셨으니까 어쩔 수 없는 부분이죠."
또한 임창정은 영화 흥행을 기원했다. 러닝 개런티 기부를 위한 것이라고 했다.
"최근에 라디오에 출연해서 러닝 개런티 절반을 후원한다고 했는데, 잘 되면 정말 다 낼 거예요. 불우이웃돕기 할 생각이거든요. 정말 다 기부할 거예요."
그는 자신의 아쉬움은 아무렇지 않다면서 관객들이 그저 즐겨줬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제가 이 영화를 어떤 측면으로 봐달라고 하는 것은 아니에요. 이런 것을 좋아하실 분들도 있을 테고, 그렇지 않은 분들도 있겠죠. 저는 저희 세 명(극중 주연 3인방)이 뭔가 한다고 생각하시지 말고, 인질범이 갑인지, 인질들이 갑인지 생각해 주셨으면 해요."
영화에서 인질들은 인질범이 된 세 명과 함께 사람 사는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 단순히 범죄에 연루된 사람들이 아니다. 덕분에 조, 단역들로 꾸려진 인질들의 역할도 제법 비중이 크다. 임창정은 관객들이 이름도 모를 인질 역할을 한 배우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인질들이 촬영하면서 이런 말을 했었어요. 너무 힘들다고요. 우는 친구들도 있었죠. 그러면서 '진짜 인질이어도 이렇게 힘들지는 않았을 거다'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게 되게 미안했고, 되도록 NG 안 내려고 했어요. 촬영장이 너무 추웠고, 인질들도 무릎 꿇고 불편한 자세로 계속 촬영을 했으니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인질들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배우가 있었는지 묻자 "이재국"이라고 밝혔다.
"그 친구가 SBS 작가에요. '김창렬의 올드스쿨'(SBS 파워FM) 작가거든요. 제 친구인데, 영화배우가 되고 싶다고 출연시켜 달라고 했어요. '로마의 휴일'에서 기타를 치는 남자고요. 저보다 한참 형인 것처럼 보이는데, 친구예요. 연기를 상당히 잘하고, 영화 '게이트'에서는 튀는 역할로 같이 했어요."

임창정은 인질들 외에 함께 호흡한 공형진, 정상훈에 대해서도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형진이 형이 많이 양보해주셨어요. 특히 연기적으로 많이 이해해주고 받아주셨죠. 저희 의견 내는 것도 많이 받아주셔서, 편안하게 잘 할 수 있었어요. 또 상훈이는 본지 얼마 안 됐는데, 제 동생 같았어요. 잘 될 것 같아서 잘해줬는데, 진짜 잘 됐어요. 또 상훈이가 갖고 있는 매력은 약간 질투가 나요. 친절하고 멋있는 행동을 다른 친구들에게도 하겠지 싶으니까요. 근데 그게 가식이 아니더라고요. 진짜 성실하고 배려심 깊어서 어떤 때는 형 같기도 했어요."
정상훈에 대한 임창정의 애정은 사뭇 깊었다. 이번 작품뿐만 아니라 올해 개봉 예정인 '게이트'에서도 함께 호흡했다면서, 정상훈의 연기에 관객들이 깜짝 놀랄 것이라고 했다.
"상훈이와는 앞으로도 같이 가고 싶어요. 정말 좋은 사람이고, 저와는 코드도 잘 맞아요. 무엇보다 연기를 잘 하는데, '게이트'에서 한 연기를 보시면 깜짝 놀라실 거예요. 주인공이 7명인데, 그 중 단연 돋보여요. 제가 영화제 심사위원이라면 상을 주고 싶을 만큼 잘했어요."
임창정은 '로마의 휴일' 외에도 새 앨범과 또 다른 영화로 하반기에 대중과 연이은 만남을 가질 계획이다. 특히 10월부터 12월까지 새 앨범을 발매한다.
"10월 둘째 주에 미니앨범을 발표해요. 11월에는 신인 여가수랑 듀엣으로 곡을 발표, 12월에도 앨범을 내죠. 11월 발매하는 앨범은 제이닉이라는 가수에요. 예전에 같이 일했던 매니저가 도와달라고 했어요. 노래 못한다고 하면 안 한다고 했는데, 노래를 들어보니 잘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먼저 하자고 했어요."
가수 복귀와 함께 그는 비선 실세를 소재로 한 영화 '게이트'로 관객들과 재회할 예정이다. 영화는 지난해 정치계를 뜨겁게 달군 최순실의 내용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궁금증 일부를 그가 직접 해소 시켜줬다.
"최순실, 나오기는 하는데 전편에 걸쳐 나오지는 않아요. 최순실 얘기라고 전혀 생각할 수 없죠. 사실 안 나와요. 노이즈 마케팅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닐까 싶어요."

그는 올해 가수, 배우로 다양한 활동을 예고한 가운데 내년에는 감독에도 도전한다. 다문화 가정 이야기를 소재로 직접 연출을 맡게 됐는데, 그 각오가 남달랐다.
"내년에 촬영을 하는데, 지금 캐스팅도 준비 중이에요. 이 영화가 잘 되어야 제가 쓴 작품도 할 수 있어요. 감독은 제가 오래 전부터 하려고 마음 먹었던 일이었어요. 사실 되게 힘든 일인데 말이죠. 첫 영화는 찍고 바로 개봉하지는 않을 거예요. 영화제 도전해보고 싶거든요. 욕 먹을 것 같으면 안 할 수도 있고요. 그리고 이게 잘 되면 다음 영화는 '러브레터' 같은 사랑 이야기에 '시네마천국'을 더한 것을 하고 싶어요. 그래서 첫 영화가 잘 되어야 해요."
영화, 가수 그리고 감독까지 도전한 임창정은 그야말로 만능엔터테이너다. 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반까지 각종 예능 프로그램까지 두루 섭렵할 정도로 만능엔터테이너로 활약은 대단했고, 인기 역시 뜨거웠다. 이런 인기에 그는 "감사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신이 내린 축복이죠. 처음에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어요. 늘 감사하면서 살아야 해요. 앞으로도 그럴 거예요."
이제는 예능에도 욕심이 없는 임창정이다. 하지만 탐내는 것이 하나 있었는데 JTBC '효리네 민박' 속편이다. 자신도 제주도에 거주 중이라면서 '창정이네 민박' '창정이 팬션'이란 타이틀로 한 번은 해보고 싶다고 했다.

웃음 많고, 여유 있게 이야기를 하는 그는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도 꺼내놨다. 특히 배우인 자신의 작품 중 안 봤으면 하는 것도 있다고 털어놨다. '색즉시공2'였는데, 다소 민망한 장면들이 꽤 있으니 그럴 법도 했다.
"아이들이 나중에 '색즉시공2'는 정말 안 봤으면 해요. 감독님한테도 안 한다고 했었는데, 끝까지 안 할 걸 그랬어요. (아들들이) 친구들이랑 보면 얼마나 민망할까 싶어요. 또 가장 인정 받고 싶은 작품이 '색즉시공1'이에요."
임창정은 네 아들을 둔 다둥이 아빠로 "열심히 일 해야 한다"면서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또한 아이들의 장래에 대해서는 하고 싶은 것을 했으면 하고, 자신 역시 아빠로 응원해 주는 게 자신의 역할이라고 했다. 또 지난 1월 결혼한 18세 연하 아내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이제는 불혹의 나이를 훌쩍 넘은 임창정. 올 하반기 '로마의 휴일'의 개봉을 시작으로 다양한 모습으로 관객들과 만날 만능엔터테이너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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