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스앤젤레스FC(LAFC)가 산호세 어스퀘이크스를 꺾고 분위기를 되살렸다. 승리의 시작은 LAFC 에이스 손흥민(33)의 발끝에서 나왔다.
LAFC는 14일 오전 9시 30분(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리바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사커(MLS) 정규리그 원정 경기에서 산호세를 4-2로 제압했다. 이로써 시즌 27경기에서 12승 8무 7패(승점 44)를 기록하며 서부 컨퍼런스 5위를 탈환했다.
이날 손흥민은 경기 시작 52초 만에 선제골을 터뜨리며 팀의 공격에 불을 지폈다. 킥오프 직후 상대 진영으로 파고든 손흥민은 왼쪽 측면을 돌파한 아르템 스몰리아코프의 땅볼 크로스를 문전에서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산호세전 득점은 손흥민의 MLS 진출 후 첫 필드골이다. 특유의 날카로운 문전 쇄도와 결정력이 돋보였다. 손흥민의 골을 시작으로 LAFC는 산호세 골문을 연달아 흔들며 완승을 거뒀다.
경기를 앞두고도 산호세는 손흥민의 존재감을 인정했다. 특히 브루스 아레나 산호세 감독은 이미 손흥민에 푹 빠진 듯했다. MLS 공식 채널에 따르면 아레나 감독은 "손흥민은 파이널 서드에서 엄청난 능력을 보인다. 그의 기술, 속도, 헌신은 모두 존중받아야 한다. 완벽한 선수이며, 그를 상대하는 건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게다가 아레나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손흥민과 포옹을 나누며 리스펙을 표했다.
산호세 구단 차원의 환대도 눈길을 끌었다. 경기 공식 매치 포스터에 손흥민의 사진을 넣을 만큼 잉그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 출신의 방문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MLS 사무국 역시 "이번 더비전은 6만 8000석 규모 리바이스 스타디움 상층부까지 개방됐다"며 손흥민 효과를 집중 조명했다. MLS는 "관중 수가 5만 850명을 넘으면 2019년 6월 세운 산호세 단일 경기 최다 관중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MLS의 예측대로 이날 경기에는 구름관중이 몰렸다.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산호세와 LAFC 총 관중수는 5만 978명으로 신기록을 세웠다.
손흥민의 활약은 단순히 골 하나로 설명되지 않았다. '풋몹'에 따르면 손흥민은 산호세전에서 공격수 중 두 번째로 높은 평점인 7.7점을 받았다. 슈팅은 단 두 차례에 그쳤지만 키패스 1회, 크로스 2회, 볼 경합 6회 등으로 팀 플레이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공격뿐 아니라 미드필드와 수비까지 활발히 움직이며 헌신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소파스코어'도 손흥민에게 평점 7.4를 매겼다. 이날 해트트릭을 기록한 데니스 부앙가가 9.0점으로 팀 내 최고점을 받았다.
손흥민은 앞서 지난달 24일 FC댈러스전에서 환상적인 프리킥으로 MLS 데뷔골을 신고했지만, 직전 샌디에이고FC전에서는 침묵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걱정은 기우였다. 손흥민은 산호세전에서 다시 골맛을 보며 빠르게 득점 감각을 회복했다. 이로써 손흥민은 MLS 진출 후 5경기(선발 4경기)에서 2골 1도움을 기록했다.


LAFC는 후반 34분 손흥민을 교체하며 체력을 관리했다. 빡빡한 일정이 이어진다. LAFC는 오는 18일과 22일 레알 솔트레이크와 2연전을 치를 예정이다.
손흥민의 MLS 두 번째 골은 경기력뿐 아니라 흥행 효과에서도 강렬한 존재감을 남겼다. MLS는 공식 홈페이지와 채널을 통해 손흥민의 벼락골을 집중 조명하며 "손흥민은 산호세와 경기 초반부터 빛났다"며 "토트넘의 전설이 리바이스 스타디움을 밝히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며 '손 샤인(Son shines)'이라는 표현을 활용했다.
A매치 포함 최근 3경기에서 무려 3골 1도움이라는 환상적인 페이스를 이어가고 있는 손흥민이다.
9월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에 차출된 손흥민은 멕시코와의 평가전에서 0-1로 뒤지던 후반 20분 오현규(KRC헹크)의 머리 패스를 받아 하프 발리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공은 상대 골키퍼의 키를 넘기며 그대로 꽂혔다. 한국은 이어 오현규의 역전골로 경기를 뒤집었으나, 추가시간 산티아고 히메네스(AC밀란)에게 동점골을 내주며 2-2 무승부에 그쳤다.
앞서 미국전에서는 선발 출전해 공격을 주도했다. 전반 19분 이재성(마인츠)의 패스를 받아 수비 뒷공간을 파고든 뒤 왼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이어 전반 43분에는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이재성과 연계 플레이로 이동경(김천 상무)의 추가골을 도우며 1골 1도움을 올렸다.
물오른 득점 감각은 MLS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사무국은 "손흥민이 산호세전에도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일 수 있을지 기대된다"며 손흥민의 A매치 활약을 조명한 바 있다. 손흥민은 실제로 미국 현지의 기대에 부응하며 MLS 진출 후 상승세를 계속 이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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