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순례 감독님이 촬영장에서 곤충을 잡으면 그날 촬영을 접는다고 했다."(류준열)
"송충이를 나무에서 떼는 장면을 찍는데 땅에 떨어진 송충이를 하나하나 다 구했다."(김태리)
임순례 감독의 '리틀 포레스트'가 얼개를 드러냈다.
1일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리틀 포레스트' 제작 보고회가 열렸다.
일본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리틀 포레스트'는 시험, 연애, 취업 뭐 하나 뜻대로 되지 않는 혜원이 고향으로 돌아와 오랜 친구들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김태리가 혜원을, 류준열이 혜원의 오랜 친구 재하 역을, 진기주가 은숙 역을 맡았다. 임순례 감독이 4년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는 임순례 감독은 '리틀 포레스트'를 자연주의 그대로 담으려 했다는 후문. 배우들은 시골에서 촬영했는데도 벌레 한마리 죽이지 않으려 많은 스태프가 같이 애를 썼다고 전했다.
류준열은 "감독님이 촬영장에서 곤충을 잡으면 그날 촬영을 접는다고 했다"면서 "그래서 스태프들이 곤충을 죽이는 게 아니라 쫓으려고 애썼다"고 말했다. 김태리는 "송충이를 나무에서 떼는 장면을 찍는데 바닥에 모포가 깔려 있더라"며 "스태프들이 땅에 떨어진 송충이를 일일이 구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배우들의 이야기를 흐뭇하게 듣던 임순례 감독은 "14년 전부터 귀농을 하면서 살고 있다. 그런 점들을 '리틀 포레스트'에 담으려 했다"고 말했다.
임순례 감독은 "일본 원작과 큰 틀에선 비슷하지만 한국 정서를 담으려 했다"며 "한국의 젊은이들과 공감할 수 있느냐 아니냐가 가장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계절을 담기 위해 4번 크랭크인과 4번 크랭크업을 했다. 쉽지 않은 시스템이었는데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협력해줘서 즐겁게 촬영했다"고 덧붙였다.
또 임순례 감독은 김태리와 류준열, 진기주를 캐스팅하게 된 과정을 설명하면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임순례 감독은 "김태리'가 '아가씨'를 끝낸 직후였다. '리틀 포레스트' 혜원에 걸맞은 배우가 누가 있을까 고민했다"면서 "알다시피 풀이 많지 않다. 김태리가 수많은 러브콜이 있었을텐데도 불구하고 선택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임순례 감독은 "류준열은 그 때도 굉장히 핫할 때였다. 어쩌면 가장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비중이 많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선택해줘서 고맙다"고 덧붙였다.
또 임순례 감독은 "진기주는 김태리가 먼저 캐스팅된 뒤 어릴 적부터 가장 친한 베프가 누가 어울릴지 찾았다. 진기주가 드라마만 했는데 오디션을 통해 같이 하게 됐다. 재작년 크리스마스 이브 때 출연 제안을 했다"고 말했다.
이에 김태리는 "자연과 사계절이 시나리오에 흘렀다. 너무 좋았다"고 화답했다. 류준열은 "워낙 임순례 감독님의 작품을 좋아해서 비중이나 그런 부담은 전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진기주는 "가장 기쁜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것 같다. 캐스팅 소식을 듣고 나는 간신히 울음을 참고 가족들이 펑펑 울었다"고 밝혔다.
47회차 모든 장면에 출연한 김태리는 "사계절을 찍고 전회차에 출연했다. 그러다보니 만들어진 모습보단 아무래도 저의 모습이 많이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배우들은 '리틀 포레스트'를 같이 하면서 진짜 친구처럼 친해졌다고 입을 모았다. 김태리는 "정말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면서 진짜 친구처럼 정말 즐겁게 지냈다. 같이 보낸 순간들이 다 소중했다"고 말했다. 진기주는 "셋 다 술을 못해서 탄산음료를 마시면서 즐겁게 수다를 떨곤 했다. 좋은 사람들과 같이 보낸 순간순간이 모두 즐거웠다"고 전했다. 류준열은 "시골이라 맛있는 것이 귀했다. 그걸 구해 오는 사람이 의기양양해졌다. 청일점이라지만 정말 좋은 친구들과 시간을 같이 보냈다"고 말했다.
임순례 감독은 "현재 한국영화들이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게 주류다. '리틀 포레스트'는 작지만 현재 한국영화들이 줄 수 없는 힐링을 주려 만들었다"고 밝혔다.
세 청춘과 임순례 감독의 만남이 어떻게 관객들과 소통하게 될지, '리틀 포레스트'는 2월2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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