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시그널' 속 조진웅의 첫사랑, '터널' 속 최진혁의 아내, '미스터 션샤인' 속 이병헌의 엄마. 세 인물에게는 죽음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죽음을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가 있다. 바로 이시아(29)다. 그는 롤모델 김혜수처럼 오래 연기를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시아는 영화 '얼굴없는 보스'를 통해 처음으로 죽음을 연기하지 않았다. 또 판사라는 전문직을 연기해볼 수 있어서 끌렸다고 밝혔다. '얼굴없는 보스'는 끝없는 음모와 배신 속에 모든 것을 빼앗길 위기에 처한 보스의 이야기를 그렸다. 특히 실제 건달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시나리오 작업에 돌입한 작품으로 무려 9년여의 제작 기간을 거쳐 탄생됐다.
이시아는 '얼굴없는 보스'를 선택한 계기에 대해 지금껏 해보지 못했던 역할이라고 밝혔다. 전문직은 처음이라는 것. 그래서 끌렸다며 웃음 지었다. 그는 '얼굴없는 보스'를 통해 처음으로 주연에 이름을 올렸다.
"여태껏 판사 역할을 하지 못했다. 새로운 역할을 맡아 보는 것에 대해서 재밌을 것 같았다. 그리고 조폭과의 로맨스를 표현하는 게 재밌을 것 같아서 선택했다. 물론 판사 역할이라서 더 끌렸다. (웃음) '얼굴없는 보스'는 첫 주연작이다. 주연을 해보고 싶었다. 역할 자체는 전에 했던 '시그널', '터널' 같은 느낌인 것 같다. 참하고, 단아하고, 지고지순한 여성이다. 그래서 연기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이시아는 극중 정민정 역을 맡았다. 정민정은 보스 상곤(천정명 분)의 곁을 변함없이 지키는 당찬 인물이다. 보스와는 상극이지만 사랑이라는 이름 하나로 모든 어려움을 극복해 나간다. 결국 정민정은 이시아가 그간 연기해왔던 역할과 비슷한 결을 지녔다. 그는 정민정을 지금껏 해왔던 역할의 결정판이라고 했다.
"아무래도 '시그널' 속 캐릭터로 임팩트를 남긴 것 같다. 그 이미지가 각인되어서 비슷한 캐릭터들만 제안 받고 있다. 물론 '터널'에서도 비슷한 연기를 했었다. 부모님께서 '얼굴없는 보스'를 보고 제게 '생각보다 많이 나왔다'고 하셨다. 초반에 죽는 역할을 많이 했었는데, 이번엔 처음부터 끝까지 나온다. (웃음) '얼굴없는 보스' 시놉시스 자체가 요즘 영화 느낌은 아니다. 그렇지만 여태껏 했던 역할의 결정판이 아닌가 싶다."
이시아는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완성된 '얼굴없는 보스'를 봤다고 밝혔다. 그는 기대했던 것보다 영화가 잘 나왔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살짝 로맨스 연기를 선보인 천정명과의 호흡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시사회 때 처음 봤다. 기대했던 것보다는 좀 더 잘 나왔다. 전에 봤던 영화들 보다는 조금 더 현실감 있고, 조폭의 세계를 잘 볼 수 있는 영화다. 러닝타임이 길었는데 생각보다 안 지루하고 교훈적이었다. 천정명 오빠는 '얼굴없는 보스'를 통해 처음 봤다. 제가 낯을 가려서 걱정을 했었다. 오빠가 원체 밝으시고 해맑으시다. 편하게 잘 맞춰주셔서 재밌게 촬영했다."

이시아는 연기를 꾸준히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감사함을 드러냈다. 이시아는 과거 걸그룹 치치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애교가 없어서 걸그룹 활동과는 맞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기자로 전향한 뒤 우연한 기회가 찾아와 계속 일을 할 수 있게 돼 좋다고 했다.
"일본에서 활동을 했었다. 아이돌은 귀엽고 깜찍해야 하는데 저랑은 맞지 않았다. 한국 와서 진로를 고민했었다. 우연히 캐스팅돼 그때부터 일을 시작하게 됐다. 연기자로 전향한 뒤 만족스럽다. 저도 사람인지라 욕심이 끝이 없다. 그렇지만 작은 역할이라도 저를 좋아해주셔서 감사하다. 일일 드라마를 찍었을 땐 욕을 많이 먹었었는데, '미스터 션샤인' 이후 칭찬을 많이 해주신다. 또 생활고에 시달리지 않는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이시아는 연기를 잘하는 배우라는 수식어를 얻고 싶다고 말했다. 물론 첫사랑 아이콘이라는 수식어도 계속 듣고 싶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함께 호흡을 맞추고 싶은 배우로 전도연을 꼽았고, 롤모델은 김혜수라고 했다. 앞으로 이시아의 목표는 무엇일까.
"연기를 잘하면 많이 사랑해주시는 것 같다. 그래서 연기만 잘하면 될 것 같다. (웃음) 첫사랑 아이콘이라는 수식어 마음에 든다. 그렇지만 연기를 잘하는 배우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전도연 선배님과 연기를 해보고 싶다. 연기를 잘하는 분의 에너지는 다르다. 그 에너지를 받아보고 싶다. 롤모델은 김혜수 선배님이다. 김혜수 선배님처럼 오래 연기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김혜수 선배님은 오랫동안 그 자리에 계속 계시니까. 저도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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