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걸그룹 f(x) 멤버 크리스탈이 아닌 배우 정수정의 재발견이다. 그동안 보여줬던 현실 짜증 연기에 더해 감정 연기까지 성장했다. 바로 '애비규환'(감독 최하나)를 통해서다.
영화 '애비규환'은 똑 부러진 5개월 차 임산부 토일(정수정 분) 이 15년 전 연락 끊긴 친아빠와 집 나간 예비 아빠를 찾아 나서는 설상가상 첩첩산중 코믹 드라마다.

스물 두 살 대학생인 토일은 개인 과외를 해주던 고등학생 호훈(신재휘 분)과 사랑의 불꽃이 피어오른다. 그 결과 새 생명을 잉태했다. 토일이 어린 시절 엄마 선명(장혜진 분)은 이혼 후 재혼했다. 가족에 대한 환상을 품고 있기에 토일은 단란한 가정을 일찍 꾸릴 결심을 한다.
선명은 일방적인 토일의 결심에 호통친다. 현아빠 태효(최덕문 분)는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하지만, 절대로 먼저 연락하지 말라는 선명의 말에 안절부절하지 못한다. 상처 받은 토일은 15년간 연락이 끊겼던 친아빠를 찾기 위해 무작정 대구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토일은 떠나기 전 호훈에게 일주일 안으로 돌아온다고 했지만, 그 사이 호훈마저 연락이 두절된다.
'애비규환'의 전개는 '엄마 찾아 삼만리'가 떠오른다. '엄마' 대신 '아빠'로 바뀌었을 뿐이다. 예상할 수 있는 이야기지만 그 속에는 촘촘하게 서사가 쌓여있다. 생각지도 못한 인물들의 등장으로 곳곳에 웃음까지 안긴다. 특히 이혼과 가족에 대해 다시 한 번 되짚는다. 또한 지금의 청춘에게도 당찬 메시지를 던져준다.

'애비규환'에서 가장 눈 여겨봐야 할 것은 정수정이다. 지난 2009년 걸그룹 f(x)로 데뷔한 뒤 시트콤 '볼수록 애교만점'을 시작으로 연기자의 길로 입성했다. 이후 출연했던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드라마 '상속자들'이 정수정의 대표작이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과 '상속자들' 속에서 자신에게 알맞는 옷을 입은 듯 괜찮은 연기를 선보였던 그가 한층 성장한 모습을 선보인다.
스크린 데뷔작이라는 부담감에도 정수정은 '애비규환'을 통해 청초한 민낯 그리고 5개월 된 임산부로 변신했다. 정수정의 파격 변신에 대한 우려는 기우였다. '애비규환'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정수정의 재발견이다. 신선하고 의외의 정수정의 매력을 '애비규환' 속에서 발견할 수 있다.
11월 12일 개봉. 러닝타임 108분. 12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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