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리치'의 노덕 감독이 연출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12일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글리치'의 노덕 감독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글리치'는 외계인이 보이는 지효와 외계인을 추적해온 보라가 흔적 없이 사라진 지효 남자친구의 행방을 쫓으며 '미확인' 미스터리의 실체에 다가서게 되는 4차원 그 이상의 추적극.
이날 노덕 감독은 "사실 '글리치'를 만나기 전에 비슷한 이야기를 기획한 적이 있었다. 그때는 OTT가 없던 시절이었고, 정체성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이야기를 제대로 마무리 짓지 못했다. 근데 제가 5~6년 전에 기획했던 아이템과 비슷한 대본인 '글리치'가 들어왔다"고 밝혔다.
이어 "대본을 보고 이유 불문하고 당연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작품은 내가 아니더라도 누군가가 연출을 할 텐데 그럼 제가 기획했던 저만의 아이템은 (나중에 나오면) 아류작, 표절작 얘기를 들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남이 연출할 바에는 내가 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노덕 감독은 "진한새 작가의 대본을 충분히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다만 제가 비슷한 이야기를 준비하면서 실패했던 경험은 있기 때문에 절대 쉽지 않은 이야기고, 큰 난관들이 있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며 "우리가 편하게 접하는 관습화된 장르적인 이야기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모험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해진 길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개척해야 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런 지점에서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은 도와주려고 노력했고, 저를 포함해 관계자들이 모여서 의견을 주고받고, 진한새 작가가 결정하는 방식으로 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노덕 감독은 '글리치'에 대해 "개인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이 작품이 여러 장르를 건드리고는 있지만 깊게 들어가지는 않고 빠졌다가 또 다른 장르로 넘어가는 게 인물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이야기의 중심에 인물을 두려고 노력했다"며 "개인이 가진 고민을 담고 싶었고, 그것이 같은 고민을 하는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보시는 분들도 인물에 중점을 두고 작품을 따라가 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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