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충무로에 들어설 '서울영화센터'를 두고 서울시와 영화계가 대립하고 있다.
5일 서울시에 따르면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와 영화인 일부는 고전·독립·예술영화 상영과 교육, 기록을 전담하는 시네마테크 기능을 강조하며 "명칭과 용도를 원안으로 돌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영화센터는 2014년 고 박원순 시장 재임 당시 박찬욱·봉준호 감독을 비롯한 많은 영화인들의 요구로 서울의 영화문화 발전을 위해 추진된 사업이다. 애초 '서울시네마테크'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이 계획은 파리의 '시네마테크 프랑세즈'나 뉴욕의 '링컨센터 필름소사이어티'처럼 영화 유산으로서의 고전 영화, 비상업 독립영화, 예술 영화 등을 전문적으로 상영하고 영화문화의 다양성을 위한 교육 등을 수행하는 영화 도서관의 성격을 지향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오세훈 시장이 취임한 뒤 사업 방향을 '서울영화센터'로 바꿨다. 특정 장르만을 위한 전용관 보다는 상업·독립·고전·실험·애니메이션 등 전 스펙트럼을 수용하는 대중적인 복합공간으로 설계했다.
이에 원안 복귀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는 지난 1일 박찬욱·봉준호 등 11명 감독과 함께 '서울시네마테크 원안 복귀·입찰 철회' 연대 서명을 내고 "서울시가 논의 없이 명칭·용도를 서울영화센터로 바꿔 15년 사회적 합의를 무시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들은 서울영화센터의 서울시네마테크 원안 복귀를 촉구하는 서명 운동을 진행했다. 여기에는 박찬욱 감독을 비롯해 봉준호, 김지운, 이명세 등 11명의 영화감독이 동참했다. 지난 2일부터 시작된 영화인과 시민들의 연대 서명도 하루만에 1000명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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