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다. 조인성의 액션도 박정민의 멜로도 류승완 감독의 슬레이트 아래서 제대로 녹아들었다. 오랜만에 보는 류승완 표 첩보물이 스크린에서 터진다.
영화 '휴민트'(감독 류승완)는 비밀도, 진실도 차가운 얼음 바다에 수장되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이들이 격돌하는 이야기다.
국정원 조과장(조인성 분)은 임무 수행을 위해 가족을 만들지 않고 있는 가족과도 연을 끊고 살지만, 임무 중 지키지 못한 휴민트(정보원)에 대한 연민을 느끼며 다음 작전을 수행한다. 북한산 마약의 한국 반입, 북한과 러시아 마피아의 마약 거래 등을 확인하기 위해 블라디보스토크에 간 조과장은 북한 식당 아리랑에서 채선화(신세경 분)를 만나고 그녀를 자신의 정보원으로 만들기 위해 포섭한다. 결국 조과장의 휴민트가 된 채선화는 몇개월 간 정보를 전하고 아픈 엄마의 약을 전달받는 관계를 이어가지만, 자신을 찾기 위해 블라디보스토크로 온 북한 보위성 박건(박정민 분)을 마주치고 흔들린다.
이런 가운데 북한 총영사 황치성(박해준 분)은 자신이 저지르는 비리가 박건에 의해 발각될까 봐 박건의 뒷조사를 하고, 박건이 만난 채선화의 뒤를 캐다가 그가 남한의 휴민트가 된 사실을 알게 된다. 결국 황치성은 박건, 채선화 두 사람을 모두 제거할 계획을 세우고 먼저 채선화를 취조 후 북한으로 송환하는 척하다가 자신이 마약과 인신매매 거래를 하던 블라디보스토크 마피아에게 채선화를 넘긴다.
자신의 휴민트를 지키기 위해 채선화를 따르면 조과장은 이 같은 모습을 보고 채선화를 구하러 나서고, 박건 역시 채선화가 마피아의 손에 들어갔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그녀를 구하러 간다.
'휴민트'는 자신의 정보원을 구하겠다는 남한 국정원 요원 조과장과 사랑하는 여자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내건 박건의 격돌을 그린다. 남북 분단, 마약, 탈북, 인신매매 등의 어지러운 이야기 속에서 액션과 첩보 그리고 멜로까지 펼쳐낸다.
조인성은 자신의 길쭉한 팔다리를 이용해 완벽한 액션을 펼친다. 과묵한 조인성은 묵묵하면서도 먹먹하게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는 모습으로 영화를 이끈다. 외로운 조과장의 얼굴에 휴민트를 향해 비치는 연민은 조인성이라는 배우의 매력과 만나 배가된다. 류승완 감독과 벌써 3번째 합을 맞추는 조인성은 류승완 감독이 원하는 조과장을 제대로 표현해냈고, 류승완 감독은 조인성의 조과장 캐릭터에 힘을 실었다.
박정민은 어둡고 차가운 얼굴 속에서 멜로를 피워냈다. 우리에게 익숙한 사람 좋고 서글서글한 박정민이 아니라 서슬 퍼런 눈을 한 박건은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날 것 같은 모습이지만 채선화 앞에서만 무너지는 모습으로 여심을 사로잡는다. 제대로 된 사랑 표현이나 스킨십 하나 없이도 채선화에 대한 마음을 그리며 영화의 멜로 축을 만들었다. 박정민은 또 한 번 여심을 설레게 할 듯하다.
신세경은 '휴민트'의 킥이다. 당초 영화는 여주인공 교체 이슈를 겪기도 했지만 채선화 캐릭터가 신세경에게 찰떡이라는 생각이 든다. 예쁘고 씩씩하지만 뭔가 사연 있어 보이는 얼굴의 신세경은 오랜만에 출연한 영화에서 아름다운 모습으로, 극에 녹아든 연기를 선보인다.
'국민 아빠 양관식'에서 악역으로 돌아온 박해준은 얄미운 모습으로 젊은 청춘들에게 시련을 준다. 그동안 여러 작품에서 악역 연기를 했던 박해준이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또 다른 결로 관객의 눈을 끈다.
류승완 감독은 어떻게 보면 이제는 신선하지 않은 소재의 이야기를 류승완의 방식을 맛깔나게 빚었다. 그의 이름에 걸맞게 액션도 영화 만듦새도 좋다. 조인성의 액션, 박정민의 멜로, 신세경의 얼굴을 버무려 류승완의 첩보 멜로를 만들어냈다. 2시간의 러닝 타임이 전혀 지루하지 않고 재밌다. '베를린'을 떠올리게 하는 첩보물에 눈빛으로 만들어 낸 멜로가 가미된 '휴민트'로 오랜만에 극장에서 액션보는 재미를 느낄수 있을것 같다.
2월 11일 개봉. 러닝타임 119분.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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