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과 사는 남자', 2년 만의 천만 영화 등극 제작사 온다웍스 임은정 대표 인터뷰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1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제작사 온다웍스의 임은정 대표가 작품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왕과 사는 남자'(감독 장항준)는 1457년 청령포를 배경으로 마을의 부흥을 위해 유배지를 자처한 촌장과 왕위에서 쫓겨나 유배된 어린 선왕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개봉 후 입소문을 타고 개봉 31일째인 지난 6일 누적 관객 수 1000만 명을 돌파했다.
2026년 첫 천만 영화이자 '범죄도시4'(2024) 이후 약 2년 만의 천만 영화다. 역대 34번째, 한국 영화로는 25번째 기록이며 사극 영화로는 '왕의 남자'(2005),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명량'(2014)에 이어 네 번째 천만 기록이다. 1200만 관객을 돌파한 '왕과 사는 남자'의 흥행 질주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특히 임은정 대표는 12년간 CJ ENM 영화사업부 투자팀 & 기획제작팀 프로듀서로 일하다 2023년 제작사 온다웍스를 설립했고, 첫 제작 작품이 천만 영화에 등극하는 영광을 누리게 됐다. 제작 데뷔작으로 천만 관객을 돌파한 임은정 대표는 "관객분들께 감사한 마음밖에 없다. 영화를 함께한 한 명 한 명이 떠오르더라"고 운을 뗐다.
그는 "현장이 좋은 분위기에서 일한 것도 있고, 좋은 영화니까 잘됐으면 하는 마음이 느껴지는 현장이었다. 개봉 이후에는 마케팅에 정신이 없었는데 천만을 찍고 나니 약속된 일정이 일단락됐다. 그동안 스코어가 오르는 것만 구경했는데 지금은 감사한 분들의 얼굴이 한 명씩 떠오르는 시간"이라며 "열심히 해준 스태프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영화에 대한 여러 반응에 대해 놀라움과 짜릿함을 느꼈다는 임은정 대표는 "어쩔 수 없이 댓글 같은 걸 자주 보게 되는데 디테일을 알아봐 주셔서 놀라웠다. 그걸 보고, 사람들이 이 영화를 생각보다 더 많이 사랑해 주신다는 걸 느끼게 됐고, 비하인드에 주목해 주시는 게 놀라움의 연속이었다"며 "이홍위(박지훈 분)가 뗏목에서 물에 빠진 장면에서 태산(김민 분)이는 아버지 엄흥도(유해진 분)를 향해 달려갔다든가 하는 부분이다. 그런 것마저 찾아내 주는 걸 보고 놀랐다"고 전했다.
'왕과 사는 남자'는 단종을 향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이른바 '단종 신드롬'을 일으키기도 했다. 임 대표는 이에 대해 "시나리오도 중요하지만 캐스팅의 조합 역시 중요하다"며 "이 정도 신드롬까지 예상한 것은 아니지만 박지훈의 단종이 임팩트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제작진 모두가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래서 감독님도 박지훈을 보자마자 확신을 갖고 달렸던 것"이라며 "그 부분에 대해 의심한 사람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캐스팅을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새로운 마스크를 발굴해야 한다는 방향성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며 "(유)해진 선배님이 합류하면서 '그런 방향으로 가보자'는 결정이 내려졌다"고 설명했다. "단종 신드롬을 예견했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지금은 예견했다고 말한다"며 웃은 뒤 "어차피 영화는 결과론 아니겠나"라고 덧붙였다.
임 대표는 드라마 '약한 영웅' 시리즈를 보고 장항준 감독에게 박지훈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첫 미팅 당시 박지훈 배우가 휴가를 즐기고 온 상태라 태닝도 되어 있었다. 비주얼적으로 물음표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연기에 대한 태도와 애정, 열정이 느껴졌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 열정만큼 다이어트가 가능하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감독님이 '약한 영웅'을 보고 배우에게 꽂힌 것도 있지만 직접 만나고 나서 반한 부분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렇듯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왕과 사는 남자'지만, 작품 속 호랑이 CG(컴퓨터 그래픽)는 '옥에 티'로 지적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임 대표는 이에 대해 "가장 대표적인 몸살은 역시 호랑이다. 기사를 보고 얼굴이 빨개졌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고 웃으며 "농담처럼 이야기하기엔 제작자로서 민망한 부분이 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어 "정해진 기간 안에서 어떤 부분에 주안점을 두고 완성할지 고민했다. 모든 걸 완벽하게 할 수는 없었다. 설 연휴 2주 전에 개봉하는 상황에서 이 영화는 대규모 시사회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그 전략을 포기할 수 없었다. CG 팀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기사처럼 보완을 이야기할 수 있는 것도 영화가 잘됐기 때문"이라며 "오히려 논란이 있는 덕분에 여한을 풀게 됐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장항준 감독님도 황폐했던 시절에 용기를 갖고 시작했다'고 말하곤 한다"며 "제작진이 완성도를 포기했다기보다 우리에게는 영화가 잘 돼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완성도에 대해 아쉬움은 당연히 있지만 시장에서 주어진 기회를 잘 잡아 개봉 전략에 어긋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했다. 기회가 된다면 보강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면서 "업그레이드된 호랑이를 극장에서 다시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곧 회의할 예정인데 그때 정확한 목표 지점을 잡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한 '왕과 사는 남자'는 때아닌 표절 시비에 휩싸이기도 했다. 2019년 숨진 연극배우 A씨의 유족은 A씨가 2000년대 드라마 '엄흥도' 제작을 위해 작성한 시나리오 초고와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상당 부분 유사하다며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임 대표는 극구 부인하며 "제가 어떤 시나리오를 가져온 것이 아니라 원안 단계부터 함께 시작한 작품"이라며 "트리트먼트 작업을 함께한 황성구 작가님도 있고 계약 과정과 회의록도 모두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항준 감독님이 합류한 이후에도 합숙을 하며 각색 작업을 진행했다"며 "표절 논란과 관련해 내용증명을 받은 바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첫 제작 작품이 천만 영화가 됐지만, 임은정 대표는 더 먼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항준적 사고'를 참고하려고 한다. 일상의 회복도 중요하다. '왕과 사는 남자'의 천만 돌파는 모든 것이 다 맞아떨어진 거다. 제가 잘해서 잘 된 게 아니다. 도움을 많이 받은 것도 있고, 타이밍도 있다 보니까 제가 부담감이나 책임감을 생각하는 건 좀 이른 것 같다. 여태까지 해 온 것처럼 영화를 잘 준비해서 스크린에 올리는 데 집중하고 싶다"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임 대표는 영화를 함께한 사람들과 수익을 나눌 생각이라고도 전했다. 그는 "'왕과 사는 남자'가 어느 정도 흥행했을 때는 앞으로 준비하는 작품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단종 대왕님이 저를 보살펴주시는 것 같다는 마음도 들었다"고 웃었다.
이어 "예상보다 훨씬 큰 성과가 나오면서 비에이엔터테인먼트 장원석 대표님과 함께 참여한 분들에 대한 인센티브도 고민하고 있다"면서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한국 영화에 도움이 되는 방향을 고민 중"이라며 "드라마처럼 포상 휴가를 가기에는 형평성 문제가 있어 다른 방식의 보상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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